불량대처를 위해서는 골든샘플 관리가 필요

중국 수입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첫 불량이 아니라 ‘몰래 바뀐 양산품’이다

중국에서 제품을 수입하려는 사람들은 대체로 가격협상에 가장 많은 신경을 씁니다.

공장과 몇 달 동안 단가를 협의하고, 샘플을 받아 검토하고, 계약서를 작성합니다. 전기용품이라면 KC 인증과 전자파 적합성평가도 진행합니다. 포장박스와 설명서를 만들고, 온라인 판매페이지를 제작한 뒤 광고비까지 투입합니다.

이렇게 첫 번째 수입과 판매가 무사히 끝나면 수입사는 안심하기 시작합니다.

“이 제품은 이제 안정됐다.”

“이 공장은 믿을 만하다.”

“다음 물량부터는 특별히 확인하지 않아도 되겠다.”

그러나 오랜 기간 중국에서 제품을 수입해 본 제 경험으로는 바로 이때부터가 더 위험합니다.

첫 수입품은 정상이었는데 두 번째나 세 번째 생산분부터 갑자기 불량률이 높아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처음 몇 차례는 정상 부품을 사용하다가 제조공장이 원가를 줄이기 위해 모터, 전원부품, 센서, 전선, 플라스틱 원료 또는 접착제 등을 조금씩 바꾸는 경우도 있습니다.

겉모양은 똑같아도 제품의 내부는 이미 다른 제품이 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첫 수입이 성공했다고 품질이 검증된 것은 아니다

수입 초기에 제조공장은 대체로 품질관리에 신경을 많이 씁니다.

신규 거래처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샘플도 좋은 부품으로 만들고, 첫 주문은 생산관리자가 직접 챙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입사가 공장을 방문하거나 검사원을 파견할 가능성도 있으므로 포장과 외관검사에도 비교적 신경을 씁니다.

문제는 거래가 반복된 이후입니다.

수입사가 공장을 신뢰하기 시작하고 검사 절차를 줄이면, 일부 제조공장은 조금씩 원가절감을 시도합니다. 처음에는 제품 성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처럼 보이는 부품부터 바꿉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습니다.

  • 기존보다 가격이 싼 전선으로 변경
  • 모터 제조사 또는 모터 권선 사양 변경
  • 온도퓨즈와 안전장치의 공급업체 변경
  • 전원 스위치와 릴레이 등 전기부품 변경
  • 난연성 플라스틱을 저가 원료로 변경
  • 접착제, 실리콘 또는 밀봉재 변경
  • 금속부품의 두께 축소
  • 도금이나 표면처리 공정 축소
  • 배터리 셀 또는 보호회로 변경
  • 기존 금형은 유지하면서 재생원료 사용 비율 확대

공장에서는 흔히 이렇게 말합니다.

“기능은 같습니다.”

“부품회사만 바뀌었을 뿐 사양은 같습니다.”

“더 좋은 부품으로 바꿨습니다.”

“중국 내 공급업체 사정 때문에 잠시 변경했습니다.”

하지만 전기제품에서 부품의 제조사, 모델, 정격, 재질 또는 구조가 달라지는 것은 단순한 구매처 변경이 아닐 수 있습니다. 제품 안전성과 수명에 영향을 줄 뿐 아니라, 인증 당시 시험받은 제품과 실제 수입제품이 달라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변경 내용에 따라 추가 시험이나 인증 변경 절차가 필요할 수 있으므로, 제조공장이 수입사의 사전 승인 없이 주요 부품과 구조를 바꾸도록 허용해서는 안 됩니다.

문제가 생기면 손실은 대부분 수입사가 부담한다

한국 소비자는 중국 제조공장에 항의하지 않습니다.

제품을 판매한 한국 수입사나 브랜드에 교환과 환불, 수리, 손해배상을 요구합니다. 온라인 판매몰의 낮은 평점과 악성 후기도 수입사가 감당해야 합니다.

불량이 발생하면 수입사는 다음과 같은 비용을 한꺼번에 부담하게 됩니다.

  • 소비자 교환·환불 비용
  • 왕복 택배비
  • 고객상담과 애프터서비스 비용
  • 재고 선별검사 비용
  • 제품 회수와 폐기 비용
  • 판매중단으로 발생하는 손실
  • 광고비와 상세페이지 제작비 손실
  • KC 인증과 시험검사 비용 손실
  • 판매처에 지급하는 위약금 또는 공제금
  • 브랜드 이미지 훼손
  • 향후 판매기회의 상실

수입사가 손해자료를 정리해 제조공장에 전달하면 일부 공장은 책임을 인정하고 다음 생산분에서 보상하거나 대체품을 보내주기도 합니다.

그러나 모든 공장이 그렇게 대응하는 것은 아닙니다.

불량 사진과 동영상을 보내도 “사용자가 잘못 사용했다”고 주장하고, 여러 제품에서 동일한 문제가 발생해도 “한국에서 운송이나 보관을 잘못했다”고 발뺌하는 업체가 있습니다.

심지어 공장 측 기술자가 부품 이상을 확인하고도 영업담당자가 이를 인정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수입사는 이미 인증비, 금형비, 포장디자인비와 마케팅비를 투자했기 때문에 거래를 즉시 끊기도 어렵습니다. 제조공장도 이러한 약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계약서가 있어도 실제 보상은 쉽지 않다

중국 공장과 계약서를 작성했다고 해서 손해가 자동으로 보상되는 것은 아닙니다.

계약서에 품질보증 조항이 있더라도 어떤 상태를 불량으로 판단할 것인지, 검사방법은 무엇인지, 허용 불량률은 얼마인지, 손해배상 범위는 어디까지인지가 구체적으로 적혀 있지 않으면 분쟁이 발생했을 때 서로 다른 주장을 하게 됩니다.

더 큰 문제는 집행입니다.

중국 제조공장을 상대로 한국 법원에서 승소하거나 중국에서 소송을 제기하더라도, 소송비용과 번역비용, 현지 변호사 비용, 소요기간 등을 고려하면 중소 수입사가 끝까지 절차를 진행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승소하더라도 상대방 명의로 된 재산을 찾아 강제집행해야 실제 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제조법인과 수출대행회사가 다르거나, 계약 상대방이 실질 제조공장이 아닌 무역회사인 경우에는 문제가 더 복잡해집니다.

따라서 계약서의 목적을 단순히 “나중에 소송해서 돈을 받기 위한 문서”로만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계약서와 품질관리 절차는 제조공장에 다음과 같은 신호를 보내는 수단이기도 합니다.

이 수입사는 초보가 아니며, 부품변경과 품질이상을 발견할 수 있고, 문제가 생기면 증거를 남겨 공식적으로 책임을 묻는 업체다.

현실적으로 모든 손해를 보상받지 못하더라도 이러한 인식을 심어주는 것 자체가 사고를 예방하는 효과를 가질 수 있습니다.

중국 법원보다 국제상사중재가 항상 유리할까

중국 제조공장들은 계약서의 분쟁 관할을 자신들의 소재지에 있는 중국 법원으로 정하자고 요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입사 입장에서는 제조공장 소재지 법원에서 소송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현지 법률대리인 선임, 중국어 문서 작성, 증거의 번역과 공증, 장기간의 절차를 감당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국제거래 계약에서는 법원 소송 대신 기관중재를 선택하기도 합니다.

중국국제경제무역중재위원회인 CIETAC이나 상하이국제경제무역중재위원회, 즉 SHIAC와 같은 기관을 계약서에 지정할 수 있습니다. CIETAC과 SHIAC 모두 국제상사분쟁을 처리하는 중재규칙과 표준 중재조항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CIETAC 판정은 원칙적으로 최종적이며 당사자를 구속합니다.

국제중재의 장점은 당사자가 중재기관, 중재지, 적용법, 중재언어와 중재인 수 등을 계약으로 정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외국중재판정은 뉴욕협약에 따라 협약 가입국에서 승인과 집행을 구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도 갖추고 있습니다.

다만 중재를 선택하면 제조공장의 수출을 직접 정지시키거나 수출자격을 박탈할 수 있다는 식으로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중재기관은 행정기관이나 세관이 아니므로 제조공장의 수출 자체를 통제하지 않습니다. 중재의 실질적인 압박은 다음과 같은 데서 발생합니다.

  • 공개 법정이 아닌 전문적인 상사분쟁 절차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
  • 확정판결과 유사하게 구속력 있는 판정을 받을 수 있다는 점
  • 상대방 재산이 있는 국가에서 집행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점
  • 계약위반 사실과 손해자료가 공식 절차에서 검토된다는 점
  • 해외거래를 계속하려는 제조업체에 분쟁 이력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

그러나 중재에도 비용이 듭니다. 청구금액이 작으면 중재비용과 변호사 비용이 손해액보다 커질 수 있습니다. 중재판정을 받아도 제조공장의 재산이 없거나 계약 상대방이 실질 제조자가 아니면 집행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계약서에 단순히 “분쟁은 상사중재로 해결한다”고 적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중재기관의 정확한 명칭, 중재지, 중재언어, 적용법과 중재인 수 등을 분명히 작성해야 합니다.

소규모 거래라면 대한상사중재원 국제중재, 홍콩국제중재센터, 싱가포르국제중재센터 또는 중국 내 CIETAC·SHIAC 중 어느 곳이 거래규모와 집행 가능성에 적합한지 계약 전에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품질관리 도구는 ‘골든샘플’이다

우리는 인증시험에 사용하거나 양산기준으로 확정한 최종 샘플을 흔히 골든샘플(Golden Sample)​이라고 부릅니다.

골든샘플은 단순히 잘 만들어진 샘플 한 대를 보관하는 것이 아닙니다. 앞으로 생산되는 모든 제품이 동일하게 만들어졌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입니다.

초보 수입업체들은 샘플비를 아끼려고 시험기관에서 요구하는 최소 수량만 가져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증시험이 끝난 뒤에는 분해되거나 파손된 샘플만 돌려받습니다. 그마저도 창고 한쪽에 방치하거나 어디에 보관했는지 알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나중에 양산품의 부품이 바뀌었더라도 비교할 기준이 없습니다.

제가 권하는 방법은 인증과 시험에 필요한 수량보다 충분히 많은 샘플을 처음부터 확보하는 것입니다. 제품 특성과 시험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실무적으로는 시험에 필요한 예상 수량의 약 두 배를 준비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그중 일부는 다음 용도로 구분해 보관해야 합니다.

  1. 인증시험기관 제출용
  2. 수입사 보관용 완제품
  3. 내부 분해·비교검사용
  4. 제조공장 봉인 보관용
  5. 고장 재현과 분쟁 증거용

제품에는 관리번호를 부여하고 제조공장과 수입사 담당자가 함께 서명한 봉인라벨을 부착하는 것이 좋습니다. 샘플의 외관, 라벨, 회로기판, 모터, 전원부품과 주요 안전부품은 고해상도 사진과 동영상으로 남겨야 합니다.

가능하다면 골든샘플 확인서를 별도로 작성하여 다음 내용을 포함해야 합니다.

  • 제품명과 모델명
  • 샘플 관리번호
  • 제조일과 확인일
  • 회로기판 버전
  • 펌웨어 버전
  • 주요 부품 제조사와 모델
  • 부품별 정격
  • 플라스틱과 금속 재질
  • 제품 중량
  • 소비전력과 주요 성능값
  • 포장상태와 구성품
  • 제조공장과 수입사 확인 서명

핵심은 “샘플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아니라, 그 샘플이 계약과 인증 당시의 기준품이라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BOM과 중요부품 목록을 계약서에 붙여야 한다

완제품 사진만으로는 내부 부품변경을 막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계약서에는 제품의 부품명세서인 BOM을 첨부하는 것이 좋습니다. 모든 나사와 포장재까지 관리하기 어렵다면 최소한 품질과 안전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부품 목록이라도 작성해야 합니다.

중요부품 목록에는 다음 내용이 들어가야 합니다.

  • 부품명
  • 제조사
  • 모델명
  • 정격
  • 재질
  • 승인번호 또는 인증정보
  • 도면번호
  • 대체 가능 여부
  • 변경 시 승인절차

계약서에는 제조공장이 수입사의 사전 서면승인 없이 다음 사항을 변경하지 못하도록 정해야 합니다.

  • 부품 제조사와 모델
  • 회로와 구조
  • 금형과 치수
  • 원재료
  • 생산공장
  • 외주 가공업체
  • 펌웨어와 소프트웨어
  • 시험방법
  • 포장과 표시사항

변경이 필요한 경우에는 변경 이유, 기존 부품과 신규 부품의 비교표, 시험성적서, 샘플과 변경 적용 예정일을 미리 제출하도록 해야 합니다.

“같은 사양의 동등품으로 변경할 수 있다”는 표현을 제조공장이 요구하더라도 이를 포괄적으로 허용해서는 안 됩니다. 무엇을 동등품으로 볼 것인지를 결정하는 권한은 제조공장이 아니라 수입사에 있어야 합니다.

양산품은 정기검사가 아니라 ‘불시 비교검사’가 필요하다

제조공장이 검사일정을 미리 알고 있으면 검사 대상 제품만 별도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양산품이 한국에 도착하면 일정한 주기뿐 아니라 불시에 제품을 추출하여 골든샘플과 비교해야 합니다.

검사 대상은 창고 직원이나 구매담당자가 임의로 선택하지 말고, 서로 다른 카톤과 생산일자에서 무작위로 뽑는 것이 좋습니다.

비교검사는 외관만 확인해서는 부족합니다.

제품을 실제로 분해하여 다음 항목을 확인해야 합니다.

  • 회로기판의 모양과 버전
  • 전선 굵기와 피복
  • 모터와 전원부품의 제조사
  • 온도퓨즈와 보호장치
  • 커넥터와 납땜 상태
  • 플라스틱 원료와 난연 표시
  • 부품 고정상태
  • 접착제와 절연재
  • 금속부품 두께
  • 제품 중량
  • 소비전력과 발열
  • 소음과 진동
  • 냄새와 변색 여부

제품 중량은 의외로 유용한 관리지표입니다.

외관이 같아도 모터, 금속부품 또는 플라스틱 두께가 줄어들면 전체 중량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골든샘플과 양산품의 중량을 지속적으로 기록하면 부품변경이나 원가절감의 징후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중량이 같다고 내부부품까지 같다는 의미는 아니므로 분해검사를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출고검사만 믿지 말고 생산과정을 나누어 확인해야 한다

완제품이 모두 생산된 뒤 출고검사를 하면 이미 늦은 경우가 있습니다.

불량이 발견돼도 선적일이 임박해 재작업할 시간이 부족합니다. 수입사는 판매일정과 광고일정을 맞추기 위해 불량 가능성을 알면서도 선적을 승인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중요한 제품은 검사를 여러 단계로 나누는 것이 좋습니다.

1. 원부자재 입고검사

중요부품이 계약한 제조사와 모델인지 생산 전에 확인합니다.

2. 생산초기검사

전체 물량의 일부가 생산됐을 때 조립상태와 기능을 확인합니다. 이 단계에서는 문제를 발견해도 공정을 수정할 시간이 있습니다.

3. 생산중검사

생산량이 일정 수준에 도달했을 때 초기 제품과 이후 제품의 품질이 같은지 확인합니다.

4. 출고 전 검사

생산과 포장이 완료된 제품을 무작위로 추출해 수량, 외관, 기능과 포장상태를 검사합니다.

5. 한국 입고검사

운송 중 파손뿐 아니라 실제 선적된 제품이 검사 당시 제품과 같은지를 확인합니다.

중국 현지의 제3자 검사기관을 이용하더라도 검사범위와 불량판정 기준은 수입사가 구체적으로 정해야 합니다.

단순히 “제품을 검사해 달라”고 의뢰하면 검사기관은 외관, 수량과 기본기능만 확인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내부부품 비교와 골든샘플 대조가 필요하다면 검사요청서에 이를 명확히 적어야 합니다.

불량률만 정하면 안 되고 ‘중대불량’을 별도로 정해야 한다

제조공장과 계약할 때 “불량률 1% 이하”와 같이 총불량률만 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안전사고 가능성이 있는 제품에서는 불량의 종류가 더 중요합니다.

표면에 작은 흠집이 있는 제품 10대와 감전이나 화재 가능성이 있는 제품 1대를 같은 방식으로 계산해서는 안 됩니다.

불량은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이 구분할 수 있습니다.

  • 치명적 불량: 감전, 화재, 폭발, 상해 등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불량
  • 중대 불량: 정상적인 사용이 어렵거나 주요 기능이 작동하지 않는 불량
  • 경미한 불량: 기능에는 영향이 적지만 외관이나 마감이 기준에 미달하는 불량

치명적 불량은 허용수량을 원칙적으로 0으로 정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또한 검사에서 합격했다고 제조공장의 품질보증 책임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조항도 필요합니다. 표본검사는 전수검사가 아니므로 출고검사에서 발견되지 않은 잠재적 결함이 판매 후 나타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계약 상대방이 실제 제조공장인지 확인해야 한다

중국 수입분쟁에서 자주 발생하는 또 다른 문제는 돈을 받은 회사, 계약한 회사, 제품을 만든 공장과 수출신고를 한 회사가 서로 다른 경우입니다.

수입사는 공장과 거래한다고 생각했지만 실제 계약서는 홍콩이나 중국의 무역회사 명의로 작성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불량이 발생하면 무역회사는 제조공장의 책임이라고 하고, 제조공장은 자신은 수입사와 직접 계약하지 않았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계약 전에는 최소한 다음 사항을 확인해야 합니다.

  • 계약 당사자의 정확한 법인명
  • 중국 통합사회신용코드
  • 법정대표자
  • 실제 공장 주소
  • 생산설비 보유 여부
  • 대금 수취계좌 명의
  • 수출자 명의
  • 인증서에 기재된 제조자와 공장
  • 상표와 금형의 소유관계
  • 무역회사와 제조공장의 관계

무역회사를 통해 거래해야 한다면 제조공장을 계약의 공동당사자 또는 품질보증인으로 참여시키는 방안을 검토해야 합니다.

제조공장 명의의 품질보증서와 책임확인서를 별도로 받아두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불량이 발생하면 제품부터 보내지 말아야 한다

불량이 발생했을 때 제조공장은 “불량품을 중국으로 보내주면 확인하겠다”고 요구할 수 있습니다.

확인 절차는 필요하지만 유일한 불량품을 아무런 기록 없이 제조공장에 보내는 것은 위험합니다.

제품을 보내기 전에 다음 자료를 남겨야 합니다.

  • 개봉 전후 영상
  • 제품 전체와 불량부위 사진
  • 모델명과 제조번호
  • 생산로트
  • 포장박스 표시
  • 작동상태 영상
  • 측정기기를 이용한 시험결과
  • 분해 전후 사진
  • 골든샘플과 비교한 자료
  • 소비자 접수내용
  • 판매일과 고장발생일
  • 동일 불량 발생수량

가능하다면 동일한 불량품을 여러 대 확보하여 일부는 한국에 보관하고 일부만 공장에 보내야 합니다.

제조공장으로 보내는 제품에도 봉인번호를 부여하고, 양측이 확인할 수 있는 인수인계서를 작성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공장에서 제품을 임의로 수리하거나 부품을 교체한 뒤 “아무 문제가 없다”고 주장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제조공장이 두려워하는 것은 계약서보다 ‘관리되는 거래’다

좋은 제조공장은 수입사의 품질관리 요구를 무조건 싫어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기준이 명확하면 불필요한 분쟁을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처음부터 BOM 제출을 거부하고, 중요부품 공개를 꺼리며, 공장검사와 골든샘플 보관을 불편해하는 업체라면 거래를 신중하게 검토해야 합니다.

제조공장에는 거래 초기부터 다음과 같은 관리방침을 알려야 합니다.

  • 모든 양산품은 골든샘플과 비교한다.
  • 주요 부품은 사전승인 없이 변경할 수 없다.
  • 한국 입고 후 불시 분해검사를 시행한다.
  • 생산로트별 검사자료를 보관한다.
  • 불량 발생 시 원인분석보고서와 개선대책을 요구한다.
  • 반복불량이 발생하면 외부 시험기관에 분석을 의뢰한다.
  • 승인되지 않은 변경으로 발생한 비용은 제조공장에 청구한다.
  • 분쟁 발생 시 계약에서 정한 공식 절차를 진행한다.

이러한 내용을 말로만 전달해서는 안 됩니다.

계약서, 품질협약서, 발주서, 샘플승인서와 검사기준서에 반복적으로 기재해야 합니다. 이메일과 메신저 기록도 거래가 끝날 때까지 체계적으로 보관해야 합니다.

가격협상보다 중요한 것은 사고가 났을 때의 비용이다

중국 수입사업을 시작할 때 많은 사람이 제품 한 대당 1달러나 2달러를 낮추는 데 집중합니다.

그러나 품질사고가 발생하면 그동안 절감한 금액의 몇 배, 때로는 몇십 배에 이르는 손실이 발생합니다.

더 싼 공장을 선택했지만 불량률이 높고 책임을 회피한다면 결국 가장 비싼 거래처가 됩니다.

반대로 단가가 조금 높더라도 부품변경을 투명하게 알리고, 문제가 생겼을 때 원인을 분석해 개선하며, 손실을 합리적으로 분담하는 제조공장은 장기적으로 훨씬 저렴한 거래처일 수 있습니다.

수입사업에서 제조원가는 공장에 지급하는 제품가격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검사비, 인증비, 불량처리비, 소비자보상비와 브랜드 손실까지 포함한 총비용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골든샘플은 창고에 보관하는 제품이 아니라 거래를 지키는 증거다

중국에서 제품을 수입하면서 모든 불량과 분쟁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

아무리 꼼꼼하게 계약하고 검사해도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제조공장을 상대로 소송이나 중재를 진행해도 손실 전액을 보상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계약서와 품질관리 절차가 소용없는 것은 아닙니다.

계약서, BOM, 골든샘플, 검사기록과 부품변경 승인절차는 문제가 생긴 뒤 보상을 요구하기 위한 자료인 동시에, 제조공장이 처음부터 함부로 부품을 바꾸지 못하게 만드는 예방장치입니다.

특히 골든샘플은 인증을 받기 위해 잠시 사용하는 시험용 제품이 아닙니다.

첫 생산품과 다음 생산품이 같은 제품인지, 제조공장이 약속한 품질을 계속 유지하고 있는지를 판단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입니다.

수입업체가 초보인지 아닌지는 사무실의 크기나 주문수량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제조공장은 수입사가 어떤 질문을 하는지, 무엇을 기록하는지, 샘플과 부품을 어떻게 관리하는지를 보고 상대를 판단합니다.

가격협상만 하는 수입사는 가격으로 관리할 수 있지만, 골든샘플과 BOM을 관리하는 수입사는 함부로 대하기 어렵습니다.

중국 수입에서 중요한 것은 좋은 샘플 한 대를 받는 것이 아닙니다.

그 샘플과 동일한 제품이 마지막 주문까지 계속 생산되도록 관리하는 것입니다.


중국 수입 품질관리 체크리스트

계약 전

  • 계약 상대방과 실제 제조공장이 같은지 확인한다.
  • 공장 사업자등록정보와 실제 생산시설을 확인한다.
  • 대금 수취인, 수출자와 제조자의 관계를 확인한다.
  • 중요부품의 제조사와 모델을 확인한다.
  • 품질보증 기간과 손해배상 범위를 합의한다.
  • 분쟁해결기관과 중재조항을 정확히 작성한다.

인증 전

  • 시험 필요 수량보다 충분한 샘플을 확보한다.
  • 수입사 보관용 골든샘플을 별도로 봉인한다.
  • 주요 부품과 내부구조를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한다.
  • BOM과 중요부품 목록을 확정한다.
  • 샘플승인서를 제조공장과 함께 작성한다.

양산 전

  • 주요 부품의 입고상태를 확인한다.
  • 사전승인 없는 부품변경을 금지한다.
  • 초기 생산품을 골든샘플과 비교한다.
  • 불량판정 기준과 허용수준을 확정한다.
  • 치명적 불량은 허용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정한다.

선적 전후

  • 서로 다른 카톤에서 무작위로 제품을 추출한다.
  • 외관검사뿐 아니라 불시 분해검사를 실시한다.
  • 회로기판과 중요부품을 골든샘플과 비교한다.
  • 제품 중량과 소비전력 변화를 기록한다.
  • 한국 입고 후에도 표본검사를 반복한다.

불량 발생 후

  • 불량품을 보내기 전에 모든 증거를 확보한다.
  • 동일 불량품 일부는 국내에 보관한다.
  • 제조공장에 서면 원인분석보고서를 요구한다.
  • 임시조치와 영구개선조치를 구분하여 요구한다.
  • 다음 발주대금과 보상문제를 연계하되 계약에 근거해 처리한다.
  • 반복불량이면 외부 시험기관의 분석을 검토한다.

※ 이 글은 필자의 중국 제조업체 거래와 수입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한 일반적인 실무정보입니다. 제품의 종류, 인증방식과 계약구조에 따라 필요한 절차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계약과 분쟁은 변호사, 관세사, 인증기관 등 관련 전문가의 검토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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