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서 없이 거래하면 안 되는 이유|납품·수입거래에서 반드시 확인할 계약조건

사업을 하다 보면 계약서 작성을 불편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을 자주 만나게 됩니다.

오랫동안 알고 지낸 거래처이거나, 영업과정에서 상대 회사 담당자와 개인적인 친분까지 쌓았다고 생각하면 계약서를 생략해도 괜찮다고 판단하기 쉽습니다.

“지금까지 문제없이 거래했는데 굳이 복잡하게 계약서를 써야 합니까?”

“발주서에 수량과 가격이 적혀 있으니 충분하지 않습니까?”

“상대 회사가 큰 업체인데 설마 물건값을 주지 않겠습니까?”

이런 생각으로 간단한 발주서만 받고 납품하거나, 이메일과 메신저 대화만으로 거래를 진행하거나, 심지어 구두약속만 믿고 제품을 생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처음 몇 차례 거래가 아무 문제 없이 끝나면 경계심은 더욱 낮아집니다. 거래처 담당자와 식사를 하고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누면서 서로 신뢰관계가 형성됐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거래 상대방의 사정이 어려워지거나 담당자가 교체되면 상황은 달라집니다.

평소에는 서로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납기, 결제일, 불량처리와 책임 범위가 분쟁이 발생하는 순간 전혀 다른 내용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제가 국내업체와 중국 제조공장 등 여러 거래를 경험하면서 얻은 결론은 분명합니다.

계약서를 작성해도 약속을 지키지 않는 업체가 있는데, 기본적인 계약서조차 작성하지 않고 거래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입니다.

거래가 잘될 때는 계약서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계약서는 거래가 순조롭게 진행될 때보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필요합니다.

주문한 제품이 약속된 날짜에 도착하고, 품질에 이상이 없으며, 거래처가 대금을 제때 지급한다면 계약서를 꺼내 볼 일이 거의 없습니다.

문제는 다음과 같은 상황이 발생했을 때입니다.

  • 납품은 완료됐지만 거래처가 대금 지급을 미룬다.
  • 납기가 늦어져 판매 일정이나 공사 일정에 차질이 생긴다.
  • 주문한 사양과 다른 제품이 납품된다.
  • 제품 불량이 발생했지만 제조업체가 책임을 부인한다.
  • 운송 중 파손된 제품의 책임을 서로에게 미룬다.
  • 환율이나 원자재 가격이 올랐다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가격을 변경한다.
  • 상대 회사 담당자가 퇴사하면서 과거 합의를 인정하지 않는다.
  • 거래처가 경영상 어려움을 이유로 결제조건을 바꾸려 한다.

계약서가 없다면 양측은 자신에게 유리한 기억을 주장하게 됩니다.

판매자는 “당연히 검수 후 30일 이내 결제라고 생각했다”고 말하고, 구매자는 “우리 회사는 통상적으로 60일 후에 지급한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제조업체는 “그 정도 불량은 정상적인 허용범위”라고 말하고, 수입업체는 “불량이 한 개라도 발생하면 전부 교환하기로 했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분쟁이 시작된 뒤에는 누가 더 오래 거래했는지, 누가 더 친했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무엇을 언제까지 어떻게 하기로 합의했는지를 입증할 수 있는 자료가 중요합니다.

큰 업체가 제시하는 계약서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도 위험하다

계약서를 쓰는 것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규모가 큰 거래처나 유통업체와 거래할 때는 상대방이 미리 작성한 계약서에 서명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납품업체는 거래를 놓칠까 걱정해 계약서를 제대로 검토하지 못하고 서명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상대방이 작성한 계약서는 대부분 상대방의 위험을 줄이는 방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조항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 납품업체가 모든 제품책임을 부담한다.
  • 구매업체는 언제든지 주문을 취소하거나 수량을 변경할 수 있다.
  • 납품 지연에 대해서는 큰 금액의 지체상금을 부과한다.
  • 구매업체의 검수 완료 시점이 명확하지 않다.
  • 반품 가능 기간이나 사유가 지나치게 넓다.
  • 판매되지 않은 재고를 납품업체에 돌려보낼 수 있다.
  • 할인행사와 판촉비용을 납품업체가 부담한다.
  • 구매업체는 상계 등의 방법으로 대금을 임의로 공제할 수 있다.
  • 계약 해지 사유는 납품업체에만 엄격하게 적용된다.
  • 손해배상 책임의 범위에 제한이 없다.

상대방이 대기업이거나 유명 유통업체라고 해서 제시된 계약서가 항상 공정한 것은 아닙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대형 유통업체와 납품업체 사이의 권리와 의무를 명확히 하고 불공정한 거래조건을 줄이기 위해 표준유통거래계약서를 보급하고 있습니다. 이는 거래 상대방이 제시하는 계약서를 그대로 수용하기보다 조항의 균형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계약서를 거부할 수 없는 상황이라도 위험한 조항을 표시하고 수정 또는 특약을 요청해야 합니다.

최소한 회사가 감당할 수 있는 책임의 범위를 확인한 뒤 서명해야 합니다.

계약서가 없어 대금이 악성채권으로 남은 사례

국내업체와 거래하면서 대금 결제일을 명확하게 정하지 않는 경우가 의외로 많습니다.

제품의 가격과 수량은 발주서에 적혀 있지만 결제조건에는 단순히 “월 마감 후 지급” 또는 “회사 지급기준에 따름”이라고만 적혀 있기도 합니다.

판매자는 해당 업계의 통상적인 결제일에 돈을 받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납품 후 거래처는 다음과 같은 이유를 제시하며 지급을 늦출 수 있습니다.

  • 아직 내부 검수가 끝나지 않았다.
  • 세금계산서 발행일이 잘못됐다.
  • 담당자의 결재가 완료되지 않았다.
  • 월말 자금 사정이 좋지 않다.
  • 다음 달 지급일에 함께 처리하겠다.
  • 최종 소비자에게 판매된 뒤 지급하겠다.
  • 일부 불량이 확인돼 전체 대금을 보류한다.

처음에는 며칠 늦어지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한 달이 두 달이 되고 결국 회수하기 어려운 채권이 될 수 있습니다.

저도 국내 거래에서 대금 지급일을 명확하게 계약하지 않은 상태로 납품했다가, 상대방이 자금 사정을 이유로 지급을 계속 미루면서 채권 회수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를 경험했습니다.

거래가 시작될 때 결제일을 묻는 것을 부담스럽게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다음 사항은 반드시 구체적으로 정해야 합니다.

  • 계약금과 잔금의 비율
  • 세금계산서 발행 시점
  • 납품일 또는 검수일 중 어느 날을 지급기준으로 할 것인지
  • 지급기한이 며칠인지
  • 지급일이 휴일이면 언제 지급하는지
  • 지급 지연 시 지연이자
  • 일부 제품에 문제가 있을 때 전체 대금을 보류할 수 있는지
  • 상계나 공제를 할 수 있는 조건
  • 신용한도와 최대 미수금액
  • 미수금 발생 시 추가 출하를 중단할 수 있는지

“보통대로 지급한다”는 말은 계약조건이 아닙니다.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이해될 수 있도록 날짜와 기준을 정해야 합니다.

중국 공장의 부품 무단 변경으로 브랜드가 추락한 사례

해외 제조공장과의 거래에서도 계약서는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중국 공장에서 제품을 OEM이나 ODM 방식으로 생산해 수입하는 경우에는 처음 몇 년간 거래가 잘됐다는 이유로 품질관리와 계약관리를 느슨하게 해서는 안 됩니다.

실제로 제가 경험한 사례가 있습니다.

중국 공장에서 특정 제품을 수입하면서 초기에는 품질에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몇 년 동안 거래가 무탈하게 이어지자 수입업체도 공장을 신뢰하게 됐습니다.

그러나 공장의 경영상황이 어려워지면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공장은 원가를 절감하기 위해 수입업체에 알리지 않고 일부 부품을 저가 부품으로 변경했습니다. 외관만 봐서는 변경 사실을 알기 어려웠고, 제품은 기존 제품과 같은 모델로 출하됐습니다.

전기용품이나 안전인증 대상 제품에서 인증 당시와 다른 핵심 부품을 임의로 사용하는 것은 인증조건이나 안전성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관세청의 과거 협업 단속 사례에도 고품질 부품으로 인증을 받은 후 이후 수입분부터 저가 부품으로 교체하는 유형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수입업체는 부품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제품을 국내로 들여왔습니다.

제품이 시장에 상당량 판매된 이후부터 불량이 속출하기 시작했습니다. 소비자 불만과 교환 요구가 증가했고, 판매처에서도 제품 품질을 문제 삼았습니다.

수입업체는 중국 공장에 원인조사와 보상을 요구했지만 공장은 책임을 회피했습니다.

  • 사용환경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 수입업체가 보관을 잘못했다고 주장했다.
  • 부품 변경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 불량률이 정상범위라고 주장했다.
  • 다음 주문을 하면 일부 보상하겠다고 조건을 달았다.
  • 과거 제품과 동일한 사양이라고 주장했다.

계약서에는 사전승인 없는 부품 변경을 금지하는 조항과 변경 시 책임, 불량 발생 시 교환·보상 기준이 충분히 정리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결국 수입업체는 소비자와 판매처에 대한 책임을 대부분 떠안아야 했습니다.

금전적 손실도 컸지만 더 심각한 문제는 브랜드 신뢰의 추락이었습니다.

오랜 기간 쌓아온 브랜드 이미지가 한 번의 대규모 품질문제로 크게 훼손됐습니다. 소비자는 제품을 생산한 중국 공장을 기억하지 않습니다. 자신이 구매한 브랜드와 국내 판매업체를 기억합니다.

해외공장의 잘못이라도 국내 소비자에 대한 책임은 수입·판매업체가 먼저 부담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해외공장과 거래할 때는 단순한 가격과 납기보다 품질변경 통제와 불량책임을 더 엄격하게 관리해야 합니다.

친분은 계약서를 대신할 수 없다

거래처 담당자와 친분이 쌓이면 계약서를 요구하는 것이 상대를 의심하는 행동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우리 사이에 꼭 그런 문서가 필요합니까?”

“지금까지 잘 거래했는데 갑자기 왜 계약서를 쓰자는 것입니까?”

“본사를 믿지 못하는 것입니까?”

상대방이 이렇게 반응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계약서 작성은 상대방을 불신하는 행동이 아닙니다.

담당자가 기억하는 내용과 회사가 공식적으로 책임지는 내용은 다를 수 있습니다.

아무리 가까운 담당자라도 다음과 같은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 담당자가 다른 부서로 이동한다.
  • 담당자가 퇴사한다.
  • 회사 대표나 경영진이 교체된다.
  • 회사가 다른 기업에 인수된다.
  • 회사의 자금 사정이 나빠진다.
  • 담당자에게 계약 권한이 없었다는 주장이 나온다.
  • 담당자가 했던 약속을 회사가 인정하지 않는다.

담당자와의 친분은 거래를 시작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친분이 회사의 지급능력이나 계약이행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친분이 깊을수록 계약조건을 명확히 해야 합니다. 그래야 나중에 문제가 발생해도 개인적인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것을 줄일 수 있습니다.

상대가 계약서를 거부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간혹 기본계약서 작성을 요청하면 거래처가 불편해하거나 거부하기도 합니다.

이럴 때는 상대방을 의심해서 계약서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의 내부 원칙이라는 점을 설명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습니다.

당사는 거래 규모와 관계없이 모든 신규 거래처와 기본거래계약서를 작성하도록 내부 기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서로 합의한 납품조건과 결제조건을 명확히 하기 위한 절차이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계약서를 특정 거래처에만 요구하면 상대방은 자신을 믿지 못한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반면 모든 거래처에 동일하게 적용하는 회사 정책이라고 설명하면 불필요한 감정을 줄일 수 있습니다.

계약서를 완강하게 거부하는 업체라면 거래 자체를 다시 검토할 필요도 있습니다.

정상적인 거래조건을 문서로 남기는 것을 거부한다면 다음과 같은 가능성을 생각해야 합니다.

  • 결제일을 명확하게 약속하기 어렵다.
  • 품질문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싶지 않다.
  • 납기나 수량을 상황에 따라 변경하려 한다.
  • 담당자에게 계약체결 권한이 없다.
  • 추후 자신에게 유리한 해석을 남겨두려 한다.
  • 회사의 재무상황이나 거래관행에 문제가 있다.

계약서 작성을 거부하는 이유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큰 매출이 예상된다는 이유만으로 계약서를 포기하면, 그 매출보다 더 큰 손실을 볼 수 있습니다.

물품공급 기본계약서에 반드시 넣어야 할 조항

계약서는 길다고 좋은 것이 아닙니다.

거래에서 실제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사항을 명확하게 규정해야 합니다.

물품 납품이나 수입거래에서는 최소한 다음 내용을 포함하는 것이 좋습니다.

1. 계약 당사자의 정확한 정보

회사명, 대표자, 주소, 사업자등록번호와 연락처를 정확히 기재해야 합니다.

계약서에 서명하는 사람이 회사를 대표하거나 계약을 체결할 권한이 있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해외업체는 영문 회사명, 중국어 회사명, 통일사회신용코드, 실제 공장 주소, 법정대표인 등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송금계좌의 명의가 계약 상대 회사와 다르면 그 이유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2. 거래상품의 정확한 내용과 사양

제품명과 모델명만 적어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다음 내용을 별도의 사양서나 부속서로 첨부하는 것이 좋습니다.

  • 모델명과 제품명
  • 크기와 중량
  • 재질
  • 색상
  • 주요 부품과 제조사
  • 성능기준
  • 안전기준
  • 포장방식
  • 라벨과 표시사항
  • 인증번호와 인증 사양
  • 승인된 샘플
  • 도면과 사진
  • 검사기준
  • 허용 불량률

샘플을 기준으로 생산한다면 승인 샘플에 양측이 서명하거나 별도의 승인번호를 부여해야 합니다.

“기존 제품과 동일한 수준” 또는 “일반적인 품질기준”과 같은 표현은 분쟁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3. 임의 변경 금지

OEM·ODM 제품과 인증제품에서는 매우 중요한 조항입니다.

공급자가 구매자의 사전 서면승인 없이 다음 사항을 변경하지 못하도록 해야 합니다.

  • 원재료
  • 핵심 부품
  • 부품 제조업체
  • 회로와 설계
  • 금형
  • 생산공장
  • 생산공정
  • 포장과 표시사항
  • 제품 소프트웨어
  • 인증 관련 사양

변경이 필요한 경우 변경사유와 시험자료, 변경 샘플을 제출하고 구매자의 서면승인을 받은 뒤 생산하도록 정해야 합니다.

무단 변경으로 인증 위반, 리콜, 소비자 피해 또는 판매중단이 발생하면 공급자가 부담해야 할 책임도 정해야 합니다.

4. 가격과 결제조건

단가, 통화, 부가가치세 포함 여부, 송금수수료 부담주체를 명확히 해야 합니다.

다음 사항도 구체적으로 정해야 합니다.

  • 계약금 지급비율
  • 중도금과 잔금 지급시기
  • 납품일과 검수일 중 지급기준
  • 세금계산서 발행조건
  • 환율 변동 시 가격조정 여부
  • 원자재 가격 변동 시 협의방법
  • 지연이자
  • 상계 가능 여부
  • 선급금 반환조건

해외거래에서는 송금, 신용장, 인수도조건 등 결제방식도 정해야 합니다.

5. 납기와 지연책임

“가능한 한 빠르게 납품한다”는 문구는 계약조건으로 부족합니다.

정확한 출하일 또는 도착 예정일을 정해야 합니다.

납기 조항에는 다음 내용을 포함할 수 있습니다.

  • 생산 완료일
  • 선적일
  • 도착 예정일
  • 분할 납품 가능 여부
  • 납기 지연 통보 시점
  • 지연 시 손해배상 또는 지체상금
  • 일정 기간 이상 지연 시 계약 해제
  • 천재지변 등 불가항력 처리
  • 항공운송 전환 시 추가비용 부담

해외거래는 공장 출하일과 국내 도착일이 다르므로 어느 시점을 납기로 볼 것인지 명확히 해야 합니다.

6. 출하와 운송조건

물품을 출하한 이후 파손이나 분실 책임이 언제 공급자에서 구매자로 넘어가는지 정해야 합니다.

국제거래에서는 인코텀즈 조건을 정확한 연도와 함께 기재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단순히 FOB라고 적기보다 계약에서 사용하는 항구와 적용 규칙을 함께 표시해야 합니다.

포장불량으로 발생한 파손은 운송인의 책임이 아니라 공급자의 책임이 될 수 있으므로 포장기준도 정해야 합니다.

7. 검사와 검수조건

검사 시점과 검수 완료 기준을 정해야 합니다.

  • 출하 전 검사 여부
  • 제3자 검사기관 사용 여부
  • 샘플링 검사방법
  • 검사비용 부담주체
  • 입고 후 검수기간
  • 검수기간 내 통보하지 않으면 합격으로 볼 것인지
  • 숨은 하자는 언제까지 청구할 수 있는지
  • 불합격 제품의 보관과 반송비용

검수기간이 지나치게 짧으면 나중에 발견되는 불량에 대응하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검수기간이 무기한이면 판매자는 대금 지급을 계속 기다려야 할 수 있습니다.

8. 불량품 처리조건

불량에 관한 기준은 가장 구체적으로 작성해야 합니다.

  • 불량의 정의
  • 허용 불량률
  • 경미한 불량과 중대한 불량의 구분
  • 교환과 수리 중 처리방법
  • 환불 기준
  • 재작업 비용
  • 왕복 운송비
  • 소비자 교환비용
  • 현장 출장비
  • 리콜비용
  • 판매중단 손실
  • 원인분석 보고서 제출기한
  • 반복불량 발생 시 계약해지 조건

“불량 발생 시 협의한다”는 문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협의가 되지 않을 때 적용할 기본원칙이 있어야 합니다.

9. 지식재산권과 금형 소유권

OEM 제품에서는 상표, 디자인, 도면, 포장디자인과 금형의 소유권을 정해야 합니다.

공급자가 구매자의 디자인을 다른 거래처에 판매하지 못하도록 하고, 계약 종료 후 자료와 금형을 어떻게 처리할지도 규정해야 합니다.

중국 공장과 거래할 때는 유사제품의 제3자 판매금지와 비밀유지 조항도 중요합니다.

10. 계약기간과 해지조건

계약기간, 자동연장 여부와 해지 통보기간을 정해야 합니다.

다음과 같은 경우 즉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검토할 수 있습니다.

  • 반복적인 납기 지연
  • 중대한 품질문제
  • 무단 부품 변경
  • 인증 위반
  • 대금 연체
  • 영업비밀 유출
  • 회사의 지급불능
  • 파산 또는 회생절차 신청
  • 제3자에 대한 무단 재위탁
  • 상표나 디자인의 무단 사용

계약이 종료될 때 남은 주문과 재고, 금형, 자료, 미수금 등을 어떻게 처리할지도 정해야 합니다.

11. 손해배상과 책임한도

계약위반으로 손해가 발생했을 때 어떤 손해까지 배상할 것인지 정해야 합니다.

다만 무조건 모든 손해를 상대방에게 부담시키는 조항은 협상과 집행 과정에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손해, 특별손해, 간접손해, 영업손실과 제3자 손해를 구분하고 책임한도를 검토해야 합니다.

제품안전이나 고의적인 부품 변경처럼 중대한 위반은 일반적인 책임한도에서 제외하는 방식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12. 분쟁 해결방법

분쟁이 발생했을 때 어느 나라의 법을 적용하고, 어느 법원이나 중재기관에서 해결할지를 정해야 합니다.

국내거래에서는 관할법원을 정할 수 있습니다.

해외거래에서는 다음을 검토해야 합니다.

  • 준거법
  • 소송 또는 중재
  • 중재기관
  • 중재지
  • 중재언어
  • 판정의 집행 가능성
  • 계약서 언어 간 불일치 시 우선 언어

국제계약은 상대방 국가의 법원에서 소송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면 비용과 시간이 크게 늘어날 수 있습니다.

한국무역협회 교육과정에서도 국제계약서 작성, 클레임 대응과 무역분쟁 해결을 별도의 핵심 실무로 다루고 있습니다.

발주서만으로 거래할 때도 기본계약서는 필요하다

매번 주문할 때마다 긴 계약서를 새로 작성할 필요는 없습니다.

거래를 시작할 때 기본거래계약서를 작성한 뒤 개별 거래는 발주서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기본계약서에는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내용을 정합니다.

  • 결제조건
  • 품질기준
  • 불량처리
  • 납기지연
  • 비밀유지
  • 지식재산권
  • 손해배상
  • 계약해지
  • 분쟁해결

개별 발주서에는 해당 주문의 내용을 적습니다.

  • 제품명
  • 수량
  • 단가
  • 납기
  • 배송지
  • 개별 사양
  • 특별한 포장조건

그리고 기본계약서와 발주서의 내용이 다를 때 무엇을 우선할지도 정해야 합니다.

이 방식은 반복거래에서 계약관리 부담을 줄이면서도 거래조건을 명확하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메일과 메신저도 계약자료가 될 수 있다

중요한 협의는 전화로만 끝내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전화나 대면회의에서 합의한 내용은 회의 후 이메일이나 메신저로 정리해 확인받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이 보낼 수 있습니다.

오늘 협의한 내용을 아래와 같이 정리합니다. 제품 1,000개는 9월 30일까지 출하하며, 잔금은 입고검수 완료 후 30일 이내에 지급하는 것으로 이해했습니다. 내용이 다르면 3영업일 이내에 회신 부탁드립니다.

상대방이 회신하지 않았다고 모든 내용이 자동으로 확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전화통화만 있는 것보다 합의과정을 입증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도 계약의 내용이나 이후 변경·보충에는 당사자 사이의 의사 합치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으므로, 변경사항 역시 문서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계약을 변경할 때도 담당자의 구두지시만 믿지 말고 변경계약서, 추가합의서 또는 이메일 확인을 남겨야 합니다.

계약서에 서명하기 전 마지막으로 확인할 사항

계약서를 작성했다고 안심해서는 안 됩니다.

서명 전에 다음 사항을 점검해야 합니다.

  • 계약 상대 회사가 실제 존재하는가?
  • 계약서의 회사명과 사업자등록번호가 정확한가?
  • 서명자에게 계약 권한이 있는가?
  • 제품 사양서와 견적서가 계약서에 첨부됐는가?
  • 공란으로 남아 있는 조항은 없는가?
  • 수정한 부분에 양측 확인이 있는가?
  • 계약서와 발주서의 우선순위가 정해져 있는가?
  • 결제일이 구체적인 날짜나 기간으로 적혀 있는가?
  • 불량판정 기준이 명확한가?
  • 책임이 한쪽에 지나치게 편중되어 있지 않은가?
  • 계약 종료 후 미수금과 재고 처리방법이 있는가?
  • 분쟁 발생 시 관할과 준거법이 정해져 있는가?
  • 계약서 원본 또는 전자서명본을 양측이 보관하는가?

상대방이 보낸 계약서의 파일명만 바꿔 보관하지 말고 최종 서명본과 첨부자료를 하나의 계약문서로 관리해야 합니다.

AI를 활용하면 계약서 초안 작성은 쉬워졌다

과거에는 소규모 회사가 거래유형마다 계약서를 준비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최근에는 AI를 활용해 회사의 거래구조에 맞는 기본계약서 초안을 빠르게 만들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AI에 다음 정보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 우리 회사는 국내 수입·유통업체다.
  • 중국 공장에서 전기제품을 OEM 생산한다.
  • 승인 없는 부품과 공장 변경을 금지하고 싶다.
  • 불량률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전량 교환하도록 하고 싶다.
  • 인증 위반이나 리콜 발생 시 비용부담 기준이 필요하다.
  • 납기 지연과 대금 지급조건을 포함하고 싶다.
  • 분쟁은 한국에서 중재로 해결하고 싶다.

이런 정보를 구체적으로 입력하면 기본적인 계약서 구조와 필요한 조항을 정리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AI가 작성한 계약서를 검토 없이 그대로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

AI는 다음 사항을 정확히 판단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 해당 거래에 적용되는 최신 법률
  • 업종별 강행규정
  • 불공정약관 여부
  • 하도급법이나 대규모유통업법의 적용 여부
  • 해외 국가에서 계약조항이 실제 집행되는지
  • 세금과 통관 문제
  • 제품 인증과 리콜 책임
  • 회사가 현실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책임범위

AI는 계약서 작성의 출발점으로 활용하고, 거래금액이 크거나 위험성이 높은 계약은 변호사, 법무사, 관세사, 세무사와 인증전문가 등에게 필요한 부분을 검토받아야 합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제공하는 표준유통거래계약서와 표준하도급계약서도 처음 계약서를 만드는 회사가 참고할 수 있는 자료입니다. 표준계약서는 관련 법 위반과 분쟁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보급되고 있습니다.

계약서는 거래를 방해하는 문서가 아니다

영업담당자는 계약서 때문에 거래가 늦어지거나 상대방의 기분이 상할까 걱정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좋은 계약서는 거래를 방해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양측의 책임과 기대를 명확하게 해 거래를 안정적으로 유지합니다.

계약서가 없으면 문제가 생길 때마다 대표와 담당자가 감정적으로 협상해야 합니다. 반면 계약조건이 명확하면 담당자가 바뀌어도 같은 기준으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습니다.

계약서를 작성하는 목적은 소송에서 이기기 위한 것만이 아닙니다.

분쟁이 생기지 않도록 미리 기준을 정하는 것이 더 중요한 목적입니다.

  • 납기일이 명확하면 생산계획을 조정할 수 있다.
  • 검사기준이 명확하면 품질논쟁을 줄일 수 있다.
  • 결제일이 명확하면 자금계획을 세울 수 있다.
  • 부품 변경금지 조항이 있으면 품질변화를 통제할 수 있다.
  • 불량처리 기준이 있으면 소비자 대응이 빨라진다.
  • 해지조건이 있으면 부실거래처와 관계를 정리할 수 있다.

계약서는 상대방을 공격하기 위한 무기가 아니라 거래를 통제하는 업무 시스템입니다.

몇 번의 성공적인 거래가 앞으로의 안전을 보장하지 않는다

가장 위험한 순간은 첫 거래가 아닐 수 있습니다.

오히려 몇 년 동안 문제없이 거래한 뒤 경계심을 완전히 놓았을 때 큰 사고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회사의 경영상태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대표자가 바뀔 수도 있고, 원자재 가격이 급등할 수도 있으며, 공장이 자금난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담당자가 실적 압박 때문에 승인받지 않은 결정을 내릴 수도 있습니다.

과거에 약속을 잘 지켰다는 사실은 참고사항일 뿐 미래의 이행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장기 거래처도 주기적으로 계약조건을 점검해야 합니다.

  • 회사의 신용상태가 달라지지 않았는가?
  • 결제기일이 점점 늦어지고 있지 않은가?
  • 불량률이 증가하고 있지 않은가?
  • 제품의 부품과 사양이 바뀌지 않았는가?
  • 공장이 다른 곳으로 이전되지 않았는가?
  • 하청공장에 무단으로 재위탁하고 있지 않은가?
  • 인증서와 시험성적서가 유효한가?
  • 보험과 인허가가 유지되고 있는가?

거래처를 신뢰하는 것과 거래를 관리하지 않는 것은 다릅니다.

분쟁 없는 거래는 신뢰와 문서가 함께 있어야 한다

사업에서 신뢰는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신뢰를 문서의 반대개념으로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정상적인 거래처라면 서로 합의한 내용을 문서로 남기는 것을 두려워할 이유가 없습니다.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는다고 신뢰가 더 깊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서로 다른 기억 때문에 관계가 완전히 깨질 수 있습니다.

제가 국내 납품거래에서 결제일을 명확히 하지 않아 채권회수에 어려움을 겪은 사례와, 중국 공장이 몰래 부품을 변경해 대규모 불량과 브랜드 신뢰 하락으로 이어진 사례에서 얻은 교훈은 같습니다.

거래를 오래 했다는 사실과 계약조건이 안전하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기본계약서조차 없이 거래하는 것은 회사의 자금과 브랜드를 상대방의 선의에 맡기는 것과 같습니다.

상대방이 계약서를 꺼린다면 다음과 같이 설명하면 됩니다.

우리 회사는 모든 거래처와 기본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서로 합의한 제품사양, 납기, 결제조건과 불량처리 기준을 명확히 해 안정적으로 거래하기 위한 절차입니다.

거래상품의 정확한 내용과 사양, 납기, 결제조건, 출하방식, 검사기준, 불량처리와 분쟁해결 방법은 반드시 문서로 남겨야 합니다.

요즘은 AI와 각종 표준계약서를 활용해 기본적인 계약서 초안을 만드는 일이 과거보다 훨씬 쉬워졌습니다.

회사의 거래유형에 맞는 기본계약서를 미리 준비하고, 거래를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계약조건을 확인해야 합니다.

계약서는 사고가 발생한 뒤 만드는 문서가 아닙니다.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거래를 시작하기 전에 만드는 가장 기본적인 안전장치입니다.

※ 이 글은 납품·수입거래에서 계약관리의 중요성을 설명하기 위한 일반적인 실무정보입니다. 개별 계약의 효력과 관련 법령의 적용 여부는 거래형태, 당사자의 지위, 상품, 국가와 계약내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중요한 계약은 서명하기 전에 관련 분야 전문가의 검토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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