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희망기업의 준비사항을 설명하는 이미지

투자받으려면 이렇게 하라|투자자가 사업계획서와 대표를 보는 기준

사업을 하다 보면 투자를 받고 싶어 하는 스타트업 대표나 중소기업 경영자들을 만나게 됩니다.

저 역시 업무상 투자를 원하는 회사를 투자나 회사 인수를 검토하는 기업에 소개하기도 하고, 투자회사에 연결하기도 합니다. 때로는 투자유치를 준비하는 기업의 사업계획 수립을 돕는 일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여러 투자 희망 기업의 대표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안타까운 경우를 적지 않게 봅니다.

투자는 받고 싶다고 하면서 정작 투자자가 회사를 판단하는 데 필요한 자료는 회사 기밀이라며 보여주지 않거나, 거창한 사업계획서를 만들어 왔지만 대표 본인이 그 안에 있는 숫자와 용어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업계획서에는 3년 후 매출 100억 원, 5년 후 1,000억 원이 적혀 있지만 그 숫자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물어보면 명확한 설명이 없습니다.

회사에 대한 자신감은 대단한데 정작 창업자 자신은 거의 돈을 넣지 않고 외부 투자자의 자금만 기다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면 저는 한 가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정말 투자를 받을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일까?

투자자는 회사의 꿈을 사는 사람이 아닙니다.

미래의 가능성을 보고 돈을 투자하지만, 그 가능성을 믿을 만한 근거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사람입니다.

자신의 돈 5억 원, 10억 원에서 수십억 원, 경우에 따라서는 수백억 원을 투자하는 사람에게 아무런 검증 없이 우리 회사를 믿어 달라고 요구할 수는 없습니다.

투자를 받으려면 가장 먼저 투자자의 입장에서 자기 회사를 바라보는 연습부터 해야 합니다.

투자자는 무엇을 보고 싶어 할까

투자자가 가장 먼저 궁금해하는 것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이 회사가 무엇을 하는 회사인지, 제품이나 서비스에 경쟁력이 있는지, 지금까지 어느 정도 성과를 냈는지, 앞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지, 그리고 그 계획을 실제로 실행할 사람들이 누구인지를 알고 싶어 합니다.

기존 중소기업이라면 기술력과 영업력, 주요 거래처, 매출과 손익, 부채, 자금흐름, 지분구조 등이 중요한 판단자료가 됩니다.

스타트업이라면 상황이 조금 다릅니다.

아직 매출도 많지 않고 충분한 실적도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투자자는 미래 가능성을 판단해야 합니다.

그러면 무엇을 봐야 할까요?

대표자를 봅니다.

그리고 초기 구성원을 봅니다.

대표와 핵심 구성원이 어떤 업종에서 무슨 일을 해왔고, 지금 하려는 사업을 수행할 능력이 있는지를 살펴봅니다.

예를 들어 특정 산업용 장비를 개발하겠다는 스타트업이 있다고 해보겠습니다.

그 회사 대표와 핵심 개발진이 10년 이상 해당 산업에서 제품을 개발하고 고객을 상대해 온 사람들이라면 아직 매출이 크지 않더라도 사업계획의 신뢰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관련 경험이 거의 없는 구성원들이 단순히 시장규모가 크다는 이유만으로 사업에 뛰어들었다면 투자자는 당연히 더 많은 질문을 하게 됩니다.

초기기업일수록 사람의 경력 자체가 회사의 중요한 자산입니다.

투자받고 싶다면서 자료는 기밀이라 공개할 수 없다고 한다

투자 검토 과정에서 종종 당황스러운 상황을 만납니다.

투자자나 인수 검토 기업에서 회사의 기술, 매출, 거래처, 지분구조, 핵심인력 등에 관한 자료를 요청하면 대표가 말합니다.

“그것은 회사 기밀이라 공개하기 어렵습니다.”

물론 기업에는 공개해서는 안 되는 자료가 있습니다.

핵심 기술이나 제조공정, 고객정보, 계약조건처럼 보호해야 할 정보가 있는 것은 당연합니다. 투자 검토 초기 단계에서 모든 기밀을 무조건 공개해야 한다는 의미도 아닙니다.

필요하다면 비밀유지계약을 체결하고 자료 제공 범위와 단계를 조절하면 됩니다.

그러나 투자자가 회사를 판단하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기본적인 정보마저 기밀이라는 이유로 제공하지 않는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투자자는 아무것도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돈을 송금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투자를 받는다는 것은 어느 정도 회사를 공개하고 검증받겠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회사 정보를 보여주는 것이 싫고, 경영 상황을 설명하는 것도 부담스럽고, 지분구조나 재무상황을 확인받는 것도 원하지 않는다면 외부투자를 받는 것이 정말 자신에게 맞는지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투자유치는 돈만 받는 과정이 아닙니다.

회사를 검증받는 과정입니다.

창업자 자신은 돈을 넣지 않으면서 투자자의 돈만 기다리는 경우

스타트업의 자본금이 크지 않은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사업 초기에는 여유자금이 많지 않을 수도 있고, 기술과 아이디어를 중심으로 시작한 회사라면 설립자들이 큰돈을 투자하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다른 데 있습니다.

설립자나 초기 구성원들이 개인적으로는 어느 정도 자산도 있고 생활에 큰 어려움이 없어 보이는데도 회사에는 거의 자기 돈을 넣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면서 외부 투자자에게는 수억 원, 수십억 원의 투자를 요구합니다.

더 당황스러운 경우는 투자유치용 자금계획을 보면 그 투자금 가운데 상당 부분이 대표와 핵심 구성원의 급여로 책정되어 있는 경우입니다.

대표 연봉 7천만 원, 1억 원.

핵심 임원도 비슷한 수준입니다.

물론 창업자도 생활을 해야 하고 급여를 받아야 합니다.

창업자에게 무조건 무급으로 일하라는 뜻은 아닙니다.

하지만 투자자의 시각에서는 다른 질문이 생깁니다.

“이 사업이 그렇게 확실하고 그렇게 크게 성장할 사업이라면, 왜 정작 창업자는 자신의 돈을 거의 넣지 않았을까?”

“사업의 위험은 투자자가 모두 부담하고, 창업자는 투자금으로 안정적인 급여부터 가져가는 구조는 아닌가?”

투자자는 이런 질문을 겉으로 모두 표현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속으로는 충분히 의심할 수 있습니다.

투자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창업자가 얼마를 투자했느냐만이 아닙니다.

창업자가 이 사업에 얼마나 자신의 이해관계를 걸고 있는지를 봅니다.

돈일 수도 있고, 이미 투자한 시간일 수도 있고, 포기한 기존 직장이나 경력일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창업자도 투자자와 함께 어느 정도의 위험을 부담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자기 돈은 거의 넣지 않고, 자기 급여와 운영비까지 모두 투자자의 돈으로 충당하면서 회사의 미래에는 절대적인 자신감을 보인다면 말과 행동 사이에 모순이 생깁니다.

투자를 받으려는 대표라면 자신의 급여 수준과 투자금 사용계획이 외부 투자자에게 어떻게 보일지도 반드시 생각해 봐야 합니다.

AI가 만들어 준 사업계획서는 대표의 사업계획서가 아니다

요즘 사업계획서는 과거보다 훨씬 보기 좋게 만들어집니다.

AI를 활용하면 시장분석부터 경쟁사 분석, SWOT 분석, 성장전략, 예상매출까지 상당히 그럴듯한 자료를 짧은 시간 안에 만들 수 있습니다.

AI를 활용하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닙니다.

저 역시 사업자료를 준비할 때 AI를 적절하게 활용하는 것은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AI가 만든 문서를 대표가 자신의 사업계획이라고 착각하는 데서 시작됩니다.

실제로 사업계획서를 가져온 대표에게 그 안에 있는 내용을 물었는데 본인이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를 본 적이 있습니다.

사업계획서에 적혀 있는 용어의 의미를 대표가 정확하게 모르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 투자자가 몇 번만 질문해도 금방 드러납니다.

“왜 이 시장을 선택했습니까?”

“이 매출액은 어떻게 계산했습니까?”

“이 제품의 원가는 어느 정도입니까?”

“경쟁사보다 비싼데 고객이 구매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올해 10억 매출인데 내년에 50억이 되는 근거가 무엇입니까?”

“50억 매출을 하려면 영업인원이 몇 명 필요합니까?”

몇 번의 질문이 이어지면 사업계획서가 대표 자신의 생각에서 만들어졌는지, 아니면 누군가가 대신 만들어 준 문서인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AI를 사용해도 좋습니다.

하지만 AI는 자료를 정리하고 논리를 점검하는 도구로 사용해야 합니다.

사업에 대한 생각과 숫자의 근거까지 AI에게 맡겨서는 안 됩니다.

투자자 앞에 서는 사람은 AI가 아니라 대표입니다.

3년 차 100억, 5년 차 1,000억 매출은 어디에서 나온 숫자인가

투자유치용 사업계획서에서 가장 흔하게 보는 문제 가운데 하나가 지나치게 급격한 매출성장입니다.

1년 차와 2년 차 매출은 크지 않습니다.

그러다가 3년 차부터 갑자기 100억 원을 넘고, 5년 차쯤에는 500억 원이나 1,000억 원을 기록합니다.

물론 실제로 그렇게 성장하는 기업도 있습니다.

문제는 왜 그렇게 성장하는지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시장규모가 1조 원이니 우리가 1%만 점유하면 100억 원이라는 식입니다.

다음 해에는 시장점유율을 3%로 잡고, 그다음 해에는 5%로 올립니다.

엑셀에서 숫자를 넣기는 쉽습니다.

하지만 시장점유율 1%를 만드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고객은 어디에서 확보할 것인지, 제품은 누가 생산할 것인지, 영업사원은 몇 명 필요한지, 생산설비는 얼마나 늘려야 하는지, 광고비는 얼마나 투입할 것인지, 유통망은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가 함께 설명되어야 합니다.

100억 원의 매출이 발생하려면 100억 원어치를 판매할 수 있는 조직과 자금과 생산능력이 필요합니다.

숫자만 성장해서는 안 됩니다.

회사의 능력도 함께 성장해야 합니다.

매출계획은 시장점유율이 아니라 계산식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시장규모를 조사하는 것은 필요합니다.

하지만 시장규모만 가지고 회사의 매출을 계산해서는 부족합니다.

보다 현실적인 사업계획이라면 매출이 만들어지는 구조부터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한 제품의 평균 판매가격이 20만 원이고 연간 1만 대를 판매할 계획이라면 예상매출은 20억 원입니다.

그러면 다음 질문이 이어집니다.

1만 대를 누구에게 판매할 것인가?

온라인에서 판매할 것인지, 대리점을 통해 판매할 것인지, 기업에 납품할 것인지가 나와야 합니다.

대리점 50개가 연간 평균 200대씩 판매한다면 1만 대가 됩니다.

그렇다면 대리점 50개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가 다음 계획이 되어야 합니다.

이렇게 숫자 하나가 다음 실행계획으로 연결되어야 합니다.

단순히

시장규모 × 예상 시장점유율 = 예상매출

로 끝내지 말고,

판매가격 × 고객 수 × 고객당 구매량 × 구매빈도 = 예상매출

처럼 실제 사업구조에 가까운 방식으로 접근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B2B 사업이라면 예상 고객사 수와 고객사당 연간 구매금액으로 계산할 수도 있고, 구독사업이라면 가입자 수와 월평균 결제금액으로 계산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매출계획은 숫자를 설명할 수 있습니다.

투자자가 원하는 것도 바로 이런 설명입니다.

매출만 쓰지 말고 그 매출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돈도 계산해야 한다

사업계획서를 보다 보면 매출은 급격하게 증가하는데 비용은 거의 늘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현실에서는 매출이 늘어나면 대부분 비용도 함께 증가합니다.

영업인력을 채용해야 할 수 있습니다.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설비투자가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재고를 먼저 확보해야 할 수도 있고, 온라인 판매를 늘리려면 광고비가 증가합니다.

새로운 지역이나 해외시장에 진출한다면 인증비, 물류비, 현지 인력비, 전시회 비용 등이 추가될 수도 있습니다.

제품군을 확대하려면 새로운 금형이나 연구개발비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업계획에는 적어도 다음과 같은 연결관계가 보여야 합니다.

매출 증가 → 필요한 인력 증가 → 운영비 증가

판매량 증가 → 생산 또는 매입 증가 → 운전자금 증가

시장 확대 → 마케팅·영업비 증가

제품 확대 → 연구개발·금형·인증비 증가

매출 100억 원을 만들겠다고 하면서 그 과정에서 필요한 추가자금이 거의 없다면 오히려 투자자는 그 숫자를 의심하게 됩니다.

최소한 매출총이익과 영업이익까지는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기업가치가 미래 성장성을 반영한다고 하더라도 결국 사업은 돈을 버는 구조를 가져야 합니다.

제품을 10만 원에 판매한다고 해보겠습니다.

공장에서 공급받는 가격이 4만 원이라고 해서 6만 원이 그대로 회사의 이익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수입제품이라면 운송료, 관세, 통관비용 등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온라인 판매라면 플랫폼 수수료나 결제수수료가 발생합니다.

물류비와 반품비도 있습니다.

광고를 해야 판매되는 상품이라면 광고비 역시 중요합니다.

그리고 회사 운영에는 인건비, 사무실 임차료, 연구개발비, 관리비 등 각종 판관비가 발생합니다.

따라서 사업계획에는 최소한

매출액,

매출원가,

매출총이익,

판매관리비,

영업이익

정도는 논리적으로 연결되어 있어야 합니다.

아직 실제 사업을 시작하지 않았다면 정확한 숫자를 알 수 없는 것은 당연합니다.

추정해도 됩니다.

다만 왜 그렇게 추정했는지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예상 판매가격은 경쟁제품의 실제 판매가격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예상 원가는 공급업체 견적이나 생산원가 추정치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광고비는 예상매출 대비 일정 비율을 적용할 수도 있습니다.

인건비는 향후 채용계획과 연결하면 됩니다.

추정치라고 해서 근거가 없어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투자자는 미래의 숫자가 정확한지를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숫자를 만든 사람의 사고과정이 합리적인지를 함께 봅니다.

특허가 있다는 것과 사업성이 있다는 것은 다른 문제다

투자유치를 준비하는 대표들 가운데 특허를 매우 강하게 강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우리는 특허가 있습니다.”

“이 기술은 특허로 보호받고 있습니다.”

“경쟁사가 따라올 수 없습니다.”

물론 중요한 특허라면 회사가치를 높이는 자산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핵심 기술을 실질적으로 보호하고 경쟁사의 진입을 어렵게 만드는 특허라면 투자자 입장에서도 분명 관심을 가질 만합니다.

하지만 모든 특허가 같은 가치를 가지는 것은 아닙니다.

특허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정작 회사가 만들고자 하는 목표제품의 핵심 기술과 직접적인 관계가 약한 경우도 있습니다.

제품의 성능이나 기술적 우위를 결정하지 못하는 특허일 수도 있고, 실제 양산 과정에서 중요한 기술과는 거리가 먼 경우도 있습니다.

조금만 설계를 변경하면 쉽게 우회할 수 있는 특허도 있습니다.

그런 특허를 마치 경쟁사가 절대로 침범할 수 없는 기술장벽처럼 설명하면 오히려 문제가 됩니다.

투자 검토자는 필요하면 변리사나 기술전문가에게 특허를 검토시킬 수도 있습니다.

결국 특허의 실질적인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는 드러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특허를 설명할 때는 숫자보다 내용이 중요합니다.

특허가 몇 건인지보다

이 특허가 실제 제품의 어떤 핵심 기술을 보호하는지,

경쟁사가 우회하기 얼마나 어려운지,

이 특허가 제품 성능이나 생산원가, 양산성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를 설명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가치가 크지 않은 특허를 과장해서 설명하면 특허의 문제가 아니라 대표자의 진실성 자체를 의심받을 수 있습니다.

투자자에게는 없는 경쟁력을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보다, 특허가 실제로 보호하는 범위를 정확하게 설명하는 것이 훨씬 낫습니다.

상장과 언론기사와 유명인 사진은 사업실적을 대신하지 못한다

또 하나 자주 보는 자료가 있습니다.

각종 표창장입니다.

어디에서 우수기업상을 받았다는 자료도 있고, 무슨 인재상을 받았다는 설명도 있습니다.

정부 관계자나 정치권 인사, 금융권 관계자와 함께 찍은 사진이 여러 장 들어가기도 합니다.

언론에 보도된 기사도 잔뜩 붙어 있습니다.

물론 이런 자료를 참고자료로 제시하는 것은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공신력 있는 기관으로부터 받은 의미 있는 상이라면 기업의 기술력이나 성장성을 보조적으로 보여주는 자료가 될 수도 있습니다.

언론보도 역시 시장에서 어느 정도 관심을 받았다는 참고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이상으로 의미를 부여하면 위험합니다.

투자자는 이런 자료를 보고 오히려 반대로 질문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많은 곳에서 인정받았고, 언론에도 여러 차례 소개되었는데 왜 현재 매출은 이 정도입니까?”

“그렇게 훌륭한 기술이고 회사라면 왜 지금까지 사업성과로 연결되지 않았습니까?”

저는 오히려 표창장과 언론기사가 많을수록 현재의 경영성과와 비교하게 되는 경우를 봅니다.

각종 포상과 찬사가 가득한데 정작 매출은 거의 없고 손실이 계속되고 있다면 그 자료들이 반드시 회사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과거의 화려한 평가와 현재의 빈약한 실적 사이의 차이를 더 크게 보이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말하자면 훈장이 많다고 해서 현재의 상처가 가려지는 것은 아닙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오히려 그 상처를 더 두드러지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유명인과 함께 찍은 사진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구와 사진을 찍었다는 것은 그 사람이 회사의 기술이나 사업성을 보증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투자자가 알고 싶은 것은 정치인이나 유명인과의 친분이 아니라

고객이 실제로 제품을 사고 있는지,

매출이 증가하고 있는지,

기술이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지,

회사가 지속적으로 돈을 벌 수 있는지

입니다.

수상경력과 언론보도는 사업성과를 보조하는 자료여야 합니다.

사업성과를 대신하는 자료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투자금이 얼마 필요한지가 아니라 어디에 쓸 것인지부터 설명해야 한다

“얼마를 투자받고 싶습니까?”

라는 질문에

“20억 원 정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라고 답하는 대표들이 있습니다.

그러면 다음 질문은 당연합니다.

“왜 20억 원입니까?”

이때 답이 막히면 문제가 됩니다.

투자받을 금액은 희망금액이 아니라 사업계획에서 나와야 합니다.

예를 들어

생산설비 확충 5억 원,

연구개발과 인증 3억 원,

초기 재고 확보 4억 원,

영업·마케팅 5억 원,

핵심인력 채용과 운영자금 3억 원

등의 필요자금을 계산한 결과 20억 원이라는 숫자가 나오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그리고 그 20억 원이 투입되면 회사가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는지도 설명해야 합니다.

투자금 → 실행계획 → 사업성과

가 하나의 선으로 연결되어야 합니다.

좋은 제품이라는 설명보다 이 제품이 왜 좋은 사업인지를 보여줘야 한다

대표자들은 자신의 제품을 설명할 때 기능과 기술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제품 경쟁력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투자자는 제품만 보는 것이 아니라 사업의 매력도를 봅니다.

예를 들어 두 가지 제품이 있다고 해보겠습니다.

A제품은 한 대를 판매할 때 영업이익이 매우 높고 판매가격도 비쌉니다. 하지만 제품 수명이 20년이어서 한번 구입한 고객이 다시 구매할 가능성이 거의 없습니다.

B제품은 판매단가와 개당 이익이 A제품보다 낮지만 사용하면서 계속 교체해야 하기 때문에 동일 고객이 반복적으로 구매합니다.

두 사업의 성격은 완전히 다릅니다.

어느 것이 무조건 좋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A제품은 신규 고객을 계속 확보해야 하는 사업일 수 있고, B제품은 한 번 확보한 고객으로부터 반복매출이 발생하는 구조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업계획서에는 단순히

“우리 제품은 기술력이 뛰어납니다.”

라고 쓰는 것보다

고객이 왜 구매하는지,

얼마나 자주 다시 구매하는지,

한 고객이 몇 년 동안 얼마를 구매하는지,

소모품이나 부품에서 추가매출이 발생하는지,

재구매율은 어느 정도인지

등을 설명하는 것이 훨씬 중요할 수 있습니다.

특히 반복구매가 가능한 사업이라면 재구매율은 매우 중요한 사업지표가 됩니다.

첫 번째 판매를 위해 많은 마케팅 비용이 들어가더라도 고객이 계속 다시 구매한다면 고객 한 명이 회사에 가져오는 경제적 가치가 훨씬 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투자자에게 보여줘야 하는 것은 제품의 자랑이 아니라 사업이 돈을 버는 구조입니다.

대표의 경력과 초기 구성원의 이력을 숨기지 말아야 한다

스타트업 투자를 검토할 때 사람을 중요하게 보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회사의 과거 실적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투자자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 미래를 믿어야 합니다.

그 미래를 누가 만들 것인가를 보게 됩니다.

대표가 해당 산업을 얼마나 이해하는지, 기술책임자가 실제 제품을 개발해 본 경험이 있는지, 영업책임자가 해당 고객군을 상대해 본 경험이 있는지는 중요한 판단근거가 됩니다.

따라서 핵심인력의 이력은 단순한 인사자료가 아닙니다.

사업계획의 실행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증거입니다.

반대로 사업계획서에는 거대한 시장과 뛰어난 기술이 적혀 있는데 그것을 수행할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면 투자자의 의문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좋은 이야기보다 약점을 정확하게 알고 있는 대표가 더 신뢰를 줄 때도 있다

투자를 받으려는 대표들은 좋은 점만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시장도 크고, 제품도 훌륭하고, 기술도 뛰어나며 앞으로 매출도 빠르게 증가한다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세상에 위험이 없는 사업은 거의 없습니다.

경쟁사가 강할 수도 있습니다.

원가가 불안정할 수도 있습니다.

특정 거래처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을 수도 있습니다.

신제품 개발이 예상보다 늦어질 수도 있고 인증이나 인허가가 변수가 될 수도 있습니다.

투자자가 이런 위험을 모를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대표가 자신의 사업에서 가장 위험한 부분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있고, 그 위험에 어떻게 대응하려고 하는지를 설명하는 것이 신뢰를 높일 수 있습니다.

저는 사업을 설명하면서

“문제없습니다.”

“무조건 됩니다.”

라는 말을 반복하는 대표보다

“현재 우리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이것이고, 그래서 이런 방법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라고 이야기하는 대표에게서 더 현실적인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사업에는 언제나 변수가 있습니다.

위험을 모르는 것과 위험을 알고 관리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투자자를 ‘눈먼 돈’을 가진 사람처럼 생각해서는 안 된다

투자를 받겠다는 회사의 자료를 검토하다 보면 가끔 이런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실적은 부족합니다.

사업계획의 근거도 약합니다.

요구한 자료도 제대로 제출하지 않습니다.

예상매출은 엄청나게 증가합니다.

창업자 자신은 별다른 위험을 부담하지 않습니다.

특허는 과장되어 있고, 사업실적보다 수상경력과 언론기사만 화려합니다.

그러면서 수십억 원의 투자를 요구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도대체 투자자를 어떻게 생각하는 것인지 의문이 듭니다.

자신의 돈이라면 과연 그 회사에 투자할 것인지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내가 10억 원을 가지고 있는데 누군가에게 투자해야 한다고 가정해 보는 것입니다.

사업계획의 근거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필요한 자료도 보여주지 않고, 몇 년 후 매출이 수백억 원이 될 것이라고 말하는 회사에 자기 돈을 투자할 수 있을까요?

투자를 받으려는 대표라면 최소한 이 질문을 자신에게 해봐야 합니다.

“내가 투자자라도 우리 회사에 투자하겠는가?”

그 질문에 자신 있게 답하려면 화려한 발표자료보다 먼저 회사와 사업을 제대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투자받기 전에 대표가 준비해야 할 것

제가 투자유치를 원하는 대표라면 최소한 다음 내용은 스스로 설명할 수 있는 상태를 만들어 놓겠습니다.

첫째, 우리 회사는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회사인가.

둘째, 고객은 왜 우리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해야 하는가.

셋째, 경쟁제품과 비교해 무엇이 다른가.

넷째, 현재까지 실제로 무엇을 해냈는가.

다섯째, 누가 이 사업을 실행할 것인가.

여섯째, 매출은 어떤 계산을 통해 만들어지는가.

일곱째, 매출이 늘어나려면 어떤 인력과 자금과 설비가 추가로 필요한가.

여덟째, 제품을 판매했을 때 실제로 얼마가 남는가.

아홉째, 고객은 한 번 사고 끝나는가, 반복해서 구매하는가.

열째, 얼마의 투자가 필요하고 그 돈을 어디에 사용할 것인가.

열한째, 창업자와 핵심 구성원도 이 사업에 어떤 위험을 부담하고 있는가.

열두째, 회사가 보유한 특허가 실제로 어떤 경쟁력을 만들어 내는가.

열셋째, 수상경력이나 언론보도를 제외하고 실제 사업성과로 무엇을 보여줄 수 있는가.

열넷째, 투자를 받은 이후 회사가 어떤 상태까지 성장할 것인가.

열다섯째, 이 사업의 가장 큰 위험은 무엇이며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이 질문들에 대표가 자신의 말로 답할 수 있다면 사업계획서의 수준도 자연스럽게 달라집니다.

사업계획서는 투자자를 속이는 자료가 아니라 대표의 생각을 검증하는 자료다

저는 좋은 사업계획서를 미래를 정확하게 맞히는 문서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5년 후 매출이 정확히 얼마가 될지 아는 사람은 없습니다.

시장도 바뀌고 경쟁사도 등장하고 환율도 변하고 기술도 달라집니다.

그래서 사업계획의 숫자는 당연히 틀릴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숫자가 틀리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그 숫자에 도달하기 위해 대표가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가 논리적으로 설명되는가가 더 중요합니다.

매출 100억 원을 계획했다면 왜 100억 원인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 매출을 만들기 위한 인력과 투자와 영업계획이 있어야 합니다.

제품이 잘 팔릴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고객이 구매해야 할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반복매출을 기대한다면 재구매 구조와 근거가 있어야 합니다.

특허를 강조한다면 그 특허가 실제로 어떤 사업적 가치를 만드는지도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AI로 사업계획서를 만들었다면 그 안에 있는 문장과 숫자는 모두 대표 자신의 생각으로 다시 소화되어 있어야 합니다.

투자자는 숫자만 평가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 숫자를 만든 사람도 함께 평가합니다.

투자를 받으려면 먼저 검증받을 준비를 하라

투자유치를 이야기하면 많은 사람들이 IR자료, 기업가치, 투자금액부터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보다 먼저 준비해야 할 것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사업을 다른 사람에게 검증받을 준비입니다.

투자는 회사에 돈이 들어오는 좋은 기회이지만 동시에 외부의 냉정한 질문을 받는 과정입니다.

우리 제품이 정말 경쟁력이 있는가.

고객이 실제로 돈을 낼 것인가.

이 사업은 돈을 벌 수 있는가.

대표와 구성원들은 이 계획을 실행할 능력이 있는가.

왜 이만큼의 투자가 필요한가.

그리고 대표 자신도 이 사업에 어느 정도 책임과 위험을 함께 지고 있는가.

투자자가 이런 질문을 하는 것은 회사를 공격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자신의 돈을 투자하기 전에 확인하는 당연한 과정입니다.

그런 질문이 불편하다면 아직 투자받을 준비가 덜 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사업계획이 더 단단해질 수도 있습니다.

투자자를 설득하기 전에 먼저 자기 자신을 설득해 보십시오.

내가 투자자라면 이 회사에 내 돈을 넣을 수 있는가.

그 질문에 충분한 근거를 가지고 답할 수 있을 때 비로소 투자유치 준비가 시작되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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