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능한 실무자는 유능한 관리자가 되는가?
핵심 요약
- 자신의 일을 잘하는 능력과 다른 사람을 통해 팀 성과를 만드는 능력은 다를 수 있습니다.
- 관리자 임명 전에 업무배분·육성·조정 역할을 작은 범위에서 맡겨보세요.
- 모든 직원을 관리직으로 올리기보다 전문직과 관리직의 성장경로를 함께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중소기업이 승진 인사에서 자주 하는 실수
회사가 아주 작을 때는 조직관리가 그다지 복잡하지 않습니다.
대표를 포함해 몇 사람이 함께 일하는 정도라면 누가 부장이고 누가 과장인지가 그렇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직원의 직급도 외부 거래처에서 부르기 편한 정도로 대략 정해 놓고 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회사가 성장하면서 직원이 늘어나기 시작하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업무가 나뉘고 부서가 생기며, 자연스럽게 의사결정 단계도 만들어집니다. 직원들의 근속연수가 늘어나면서 승진에 대한 기대도 생깁니다.
이때부터 대표에게 새로운 고민이 생깁니다.
“누구를 팀장으로 올려야 할까?”
많은 중소기업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사람은 당연히 일을 잘하는 직원입니다.
영업을 맡겼더니 실적이 좋고, 구매를 맡겼더니 원가를 잘 낮추고, 생산을 맡겼더니 문제가 생길 때마다 잘 해결합니다. 개발자라면 기술력이 뛰어나고, 기획자라면 보고서나 기획안을 누구보다 잘 만들어 냅니다.
대표 입장에서는 자연스럽게 그 직원에 대한 평가가 높아집니다.
그러다 조직이 조금 더 커져 팀장이 필요해지면 이런 생각을 하기 쉽습니다.
“저 사람이 일을 제일 잘하니 팀장을 시키면 팀도 잘 이끌겠지.”
직원에게도 승진은 좋은 일처럼 보입니다.
직급이 올라가고 급여도 오릅니다. 회사가 자신의 능력을 인정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처음 팀장으로 승진했을 때는 당사자도 상당히 기뻐합니다.
그런데 몇 달이 지나면서 이상한 일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일을 잘하던 직원의 표정이 점점 어두워집니다.
자기 일을 잘하는 능력과 사람을 관리하는 능력은 다릅니다
실무자로서 뛰어난 사람에게는 대개 분명한 장점이 있습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업무를 빠르게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하며, 높은 품질의 결과를 만들어 냅니다.
그러나 관리자가 된 순간 업무의 성격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이제는 자신이 일을 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팀원에게 업무를 배분해야 합니다.
성과가 떨어지는 직원을 독려해야 합니다.
업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직원에게 반복해서 설명해야 합니다.
직원들 사이에 갈등이 생기면 조정해야 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자신의 일이 아니더라도 책임을 져야 합니다.
때로는 자신이 직접 하면 한 시간이면 끝날 일을 직원에게 가르치기 위해 세 시간을 사용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팀원들의 성과를 평가해야 하고, 때로는 듣기 불편한 이야기도 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차이가 있습니다.
실무자는 자신의 성과를 관리하지만, 관리자는 다른 사람을 통해 성과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 두 가지는 분명히 다른 능력입니다.
“내가 하는 게 더 빠른데”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합니다
실무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처음 관리자가 되면 자주 겪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팀원이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 답답합니다.
자신이 하면 금방 끝날 것 같은데, 직원에게 맡겨 놓으니 결과도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결국 직접 일을 가져와 처리합니다.
처음에는 그 방법이 효율적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팀장이 직원들의 일을 하나씩 대신하기 시작하면 곧 문제가 생깁니다.
팀장은 자신의 업무에 팀원의 업무까지 떠안게 되고 점점 바빠집니다.
반면 팀원은 성장할 기회를 잃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 팀장은 늘 바쁜데도 팀 전체의 역량은 별로 높아지지 않는 상황이 만들어집니다.
그때쯤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차라리 예전에 혼자 일할 때가 편했습니다.”
실제로 관리자가 된 이후 오히려 자신이 바보가 된 것 같다고 토로하는 사람들도 보았습니다.
예전에는 자신이 잘하는 일을 하면 성과가 나왔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자신이 아무리 열심히 해도 직원들이 따라주지 않으면 성과가 나오지 않습니다.
전혀 다른 게임이 시작된 것입니다.
모든 사람이 사람을 관리하고 싶어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표가 놓치기 쉬운 부분이 하나 더 있습니다.
사람마다 일하는 방식과 성향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혼자 깊게 생각하면서 자신의 업무에 몰두할 때 가장 높은 성과를 내는 사람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일에 간섭하는 것을 싫어하고, 사람에게 지시하는 것도 불편하게 느끼는 사람도 있습니다.
갈등을 중재하거나 좋지 않은 평가를 전달하는 일을 매우 힘들어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런 사람이라고 해서 능력이 부족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특정 분야에서는 회사에서 가장 뛰어난 전문가일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회사가 그런 사람에게 승진의 길을 하나밖에 만들어 놓지 않았을 때 발생합니다.
“과장 다음은 차장이고, 차장 다음은 부장이고, 부장이 되면 팀장을 맡아야 한다.”
이런 구조라면 더 높은 보상을 받거나 회사에서 인정받기 위해서는 결국 관리자가 되어야 합니다.
직원 입장에서도 선택지가 없습니다.
실무자로 계속 일하면 승진에서 뒤처지는 사람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회사는 최고의 실무자를 잃고, 그 자리에 경험 없는 관리자를 하나 얻게 되는 이상한 상황을 만들기도 합니다.
대표가 가장 잘하는 직원을 팀장으로 올리고 싶어하는 이유
중소기업 대표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조직이 커지는데 외부에서 관리자를 데려오는 것은 위험합니다.
기존 직원들과 잘 맞을지 알 수 없고, 회사의 업무를 이해하는 데도 시간이 걸립니다.
반면 오랫동안 함께 일하면서 실력을 검증한 직원은 믿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이렇게 생각하기 쉽습니다.
“우리 회사 사정을 가장 잘 알고 일도 제일 잘하니 저 사람이 팀장을 하면 되겠지.”
하지만 여기에는 한 가지 착각이 숨어 있습니다.
실무 성과가 관리 능력까지 증명해 주는 것은 아닙니다.
스포츠에서도 현역 시절 뛰어난 성과를 냈던 스타 선수가 은퇴 후 코치나 감독이 되었다고 해서 반드시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기업의 실무자와 관리자를 스포츠 선수와 감독에 그대로 비유할 수는 없지만, 요구되는 능력이 서로 다르다는 점에서는 생각해 볼 만한 사례입니다.
선수에게는 자신의 기량을 최대한 발휘해 좋은 성과를 내는 능력이 중요하지만, 감독에게는 여러 선수의 특성을 파악하고 역할을 배분하며, 때로는 갈등을 조정하고 조직 전체를 하나의 방향으로 움직이게 하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회사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실무자로서 자신의 업무를 탁월하게 수행하는 능력과, 여러 사람을 이끌어 그들을 통해 조직의 성과를 만들어 내는 능력은 서로 다른 영역입니다.
따라서 뛰어난 실무성과가 관리자로서의 성공까지 보장해 주는 것은 아닙니다.
관리자가 되면 사람 문제가 업무의 중심으로 들어옵니다
관리자가 되고 가장 크게 달라지는 것은 결국 사람 문제입니다.
특히 요즘 조직에서는 이 부분이 더욱 복잡해졌습니다.
젊은 직원들은 이전 세대보다 일과 개인생활의 경계를 훨씬 분명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퇴근 이후 연락, 휴일 업무, 회식, 개인적인 충성심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 직원도 많습니다.
반면 과거 방식에 익숙한 관리자는 조직의 목표가 정해지면 구성원들이 어느 정도 개인적인 불편을 감수해서라도 따라와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서로의 기대가 충돌합니다.
관리자는 말합니다.
“이 정도도 회사에서 못 해주나?”
직원은 생각합니다.
“왜 회사 일이 내 생활보다 우선이어야 하지?”
누가 무조건 옳고 그르다는 문제는 아닙니다.
세대와 조직에 대한 관점이 달라졌기 때문에 관리자는 과거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의사소통과 조정 능력을 요구받게 된 것입니다.
때로는 직원 본인뿐 아니라 직원의 부모가 회사에 직접 연락해 근무조건이나 업무에 대해 문의하거나 항의하는 이른바 ‘헬리콥터 부모’와 같은 상황을 경험하는 관리자들도 있습니다.
혼자 자신의 일만 잘하면 되었던 시절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문제들입니다.
그러니 실무자로서는 누구보다 유능했던 사람이 관리자가 된 이후 심한 피로감을 느끼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유능한 실무자를 무능한 관리자로 만들지 말아야 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회사가 먼저 생각을 바꿔야 합니다.
승진을 반드시 관리직으로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입니다.
저는 회사가 어느 정도 성장하기 시작하면 가능한 한 일찍부터 직원의 성장경로를 크게 두 가지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하나는 관리자 경로입니다.
여러 사람과 일하는 것을 좋아하고, 사람을 가르치고 성장시키는 데 보람을 느끼며, 조직 전체의 성과를 관리하는 능력이 있는 사람입니다.
이런 직원은 팀장, 부서장 등 조직관리자로 성장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다른 하나는 전문가 경로입니다.
특정 분야에서 뛰어난 전문성을 가지고 있으며 개인 단위 업무를 수행할 때 가장 높은 성과를 내는 사람입니다.
이런 직원에게 굳이 부하직원을 맡길 필요는 없습니다.
대신 전문성을 인정해 직급과 보상을 높여주면 됩니다.
예를 들어 관리자는 팀장, 부장으로 성장하고 전문가에게는 선임, 책임, 수석 등의 별도 직급체계를 만들어 줄 수도 있습니다.
명칭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핵심은 직원들에게 이런 메시지를 주는 것입니다.
“사람을 관리해야만 회사에서 인정받고 더 높은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원칙이 있어야 직원들도 자신의 성향과 강점에 맞는 길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팀장을 임명하기 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할 것
실무성과가 좋다고 바로 팀장을 맡기기보다는 몇 가지를 먼저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첫째, 다른 직원을 가르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인지 봐야 합니다.
둘째, 다른 사람의 실수를 어느 정도 기다려 줄 수 있는 사람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셋째, 자신이 직접 해결하는 것보다 다른 사람이 해결하도록 만드는 능력이 있는지를 봐야 합니다.
넷째, 사람 사이의 갈등을 지나치게 회피하지 않는지도 중요합니다.
다섯째, 자신의 성과가 아니라 팀 전체의 성과를 기준으로 생각할 수 있는지를 살펴봐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당사자에게 물어봐야 합니다.
“관리자가 되는 것을 정말 원하는가?”
대표가 보기에는 승진이 당연한 보상일 수 있지만 직원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정식 승진 전에 작은 관리 역할부터 맡겨보는 것도 좋습니다
중소기업에서는 인력에 여유가 없기 때문에 이런 과정을 생략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가능하다면 정식 팀장 승진 전에 작은 조직관리 경험을 만들어 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신입직원 교육을 맡겨볼 수도 있습니다.
두세 명이 참여하는 프로젝트의 리더를 맡길 수도 있습니다.
회의를 진행하게 하거나 후배 직원의 업무를 일정 기간 지도하도록 할 수도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그 사람이 다른 사람의 업무를 조정하고 책임지는 일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볼 수 있습니다.
본인 역시 관리자의 일이 자신에게 맞는지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승진하고 몇 년이 지나서야
“저는 사람을 관리하는 일이 정말 싫습니다.”
라는 사실을 발견하는 것보다는 훨씬 낫습니다.
관리자가 맞지 않는다고 해서 실패한 것이 아닙니다
한번 팀장으로 승진시켰다가 다시 전문업무를 맡기려 하면 회사도 직원도 부담을 느낍니다.
대표는 자신의 인사가 실패했다고 생각하고, 직원은 강등당했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관리직과 전문직을 모두 정상적인 성장경로로 만들어 놓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문직으로 돌아가는 것을 실패로 보지 않는 조직문화도 필요합니다.
사람을 관리하는 능력이 부족하다고 해서 그 사람의 전문능력까지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원래 잘하던 분야로 돌아가 다시 뛰어난 성과를 낼 수도 있습니다.
회사가 원하는 것은 직급을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능력을 가장 잘 활용하여 조직의 성과를 높이는 것이어야 합니다.
인사는 ‘가장 잘하는 사람에게 더 큰 자리를 주는 것’이 아닙니다
중소기업이 성장하면서 가장 어려워지는 업무 가운데 하나가 인사관리입니다.
사람이 몇 명 없을 때는 대표가 직원 개개인의 업무를 직접 보면서 회사를 운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조직이 커질수록 대표는 다른 사람을 통해 조직을 운영해야 합니다.
그러면서 팀장과 관리자의 역할이 중요해집니다.
이때 가장 위험한 생각 중 하나가
“현재 일을 가장 잘하는 사람이 다음 관리자가 되어야 한다.”
라는 생각입니다.
이럴 때 대표는 승진을 결정하기 전에 한 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나는 지금 이 직원이 지금까지 일을 잘해 온 것에 대해 보상하려는 것인가, 아니면 앞으로 맡게 될 관리자라는 새로운 역할에 가장 적합한 사람을 선발하려는 것인가?”
두 가지는 전혀 다른 판단입니다.
과거의 뛰어난 성과에 대한 보상은 급여 인상이나 성과급, 직급 승진 또는 전문직으로서의 성장과 보상으로도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반면 팀장이나 부서장과 같은 관리자로의 승진은 과거의 성과만으로 결정해서는 안 됩니다. 앞으로 다른 사람을 이끌고, 구성원을 성장시키며, 갈등을 조정하고, 자신이 아닌 조직 전체를 통해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사람인지를 봐야 합니다.
결국 ‘잘했으니 승진시킨다’는 보상의 판단과 ‘이 역할을 잘할 사람이 누구인가’를 결정하는 선발의 판단을 구분해야 합니다.
이 두 가지를 혼동할 때 회사는 유능한 실무자를 그에게 맞지 않는 자리에 앉히는 실수를 하게 됩니다.
실무자가 잘해야 하는 일과 관리자가 잘해야 하는 일은 다릅니다.
회사가 이 차이를 인정하지 않으면 뛰어난 실무자에게 관리업무를 맡겨 그 사람까지 힘들게 만들고, 그 밑에서 일하는 직원들까지 힘들게 만들 수 있습니다.
결국 회사도 손해를 봅니다.
좋은 인사는 가장 유능한 사람에게 가장 높은 자리를 주는 것이 아닙니다.
각 사람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 그 자리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에 더 가깝습니다.
회사 규모가 아직 작을 때부터 관리직과 전문직이라는 두 가지 성장경로를 생각해 두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유능한 실무자가 반드시 유능한 관리자가 될 필요는 없습니다.
그리고 굳이 그렇게 만들 필요도 없습니다.
어떤 사람은 좋은 관리자로 성장함으로써 회사에 더 큰 기여를 하고, 어떤 사람은 끝까지 뛰어난 전문가로 남을 때 훨씬 더 큰 가치를 만들어 냅니다.
회사가 해야 할 일은 모든 사람을 같은 사다리에 올려놓는 것이 아니라, 각자가 가장 높은 성과를 낼 수 있는 사다리를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