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제안 낭인들, 왜 좋은 사업은 늘 당신에게까지 흘러오는가
퇴직이나 사업 실패는 사람의 인생 계획을 한순간에 바꿔 놓습니다.
특히 40대나 50대처럼 아직 한창 일할 나이인데도 다니던 회사에서 예상보다 일찍 퇴직하거나, 운영하던 사업이 갑자기 무너지면 당사자가 느끼는 혼란은 상당히 큽니다.
몸도 건강하고 일할 의지도 남아 있습니다. 경험도 쌓여 있고, 사회생활도 적지 않게 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매달 들어오던 소득은 끊겼고, 다시 취업하기에는 나이와 경력이 애매합니다.
이런 상태를 저는 일종의 ‘비자발적 실업 상태’라고 생각합니다.
본인이 원해서 쉬는 것도 아니고, 충분히 은퇴 준비를 마친 것도 아닙니다. 아직 자녀 교육비나 결혼비용이 남아 있을 수도 있고, 주택대출이나 생활비 부담도 계속됩니다.
다행히 퇴직금이나 그동안 모아 놓은 자금이 조금 남아 있다면, 사람은 자연스럽게 새로운 사업기회를 찾게 됩니다.
“이 돈으로 마지막 사업을 한번 해봐야 하지 않을까?”
“이번 기회를 놓치면 다시는 시작하지 못할 것 같다.”
“생활비로 조금씩 써버리느니 사업에 투자해서 크게 만들어야 한다.”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합니다.
문제는 바로 그때부터입니다.
인생 마지막 사업을 찾는 사람들
주변에서 종종 사업제안서를 들고 찾아오는 분들이 있습니다.
“정말 오랫동안 찾던 사업입니다.”
“기술력이 상당하고 시장도 앞으로 크게 성장할 것 같습니다.”
“제가 가진 돈을 먼저 투자하면 외부 투자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고문님이 보시기에는 어떻습니까?”
저는 무슨 사업의 성공 여부를 한눈에 알아맞히는 족집게 전문가도 아니고, 미래를 예언하는 사람은 더더욱 아닙니다.
그럼에도 이런 검토 요청을 받을 때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자료를 살펴보곤 합니다. 그분들이 얼마나 간절한지 알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얼마나 두려운지도 보입니다.
사업을 하고 싶은 마음은 크지만, 그나마 남아 있는 돈마저 잃을까 봐 불안합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의 견해를 통해 자신의 판단을 확인받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자료를 검토하다 보면 안타깝게도 반복해서 나타나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미 마음속으로 투자를 결정한 뒤, 검토를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
사람의 마음이 조급해지면 객관적인 판단력이 떨어집니다.
사업제안서에 적혀 있는 거대한 시장 규모, 몇 년 뒤 예상 매출, 놀라운 영업이익률, 해외 진출계획 같은 내용은 눈에 잘 들어옵니다.
반면 다음과 같은 질문은 외면하기 쉽습니다.
- 실제 고객은 누구인가
- 지금 당장 돈을 내고 구매할 고객이 존재하는가
- 제안자는 과거에 어떤 사업을 해왔는가
- 기술은 실험실이 아니라 공장에서 반복 생산할 수 있는가
- 생산원가는 실제 견적에 근거한 것인가
- 경쟁사가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인가
- 추가 자금이 들어오지 않으면 몇 개월을 버틸 수 있는가
조금만 거리를 두고 시장조사 자료를 확인하고, 제안자의 실체를 파악하고, 기술의 양산 가능성을 검토하면 상당수 사업제안은 투자 부적격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특허를 내세우는 사업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허받은 기술”이라는 말만으로 사업성이 입증되는 것은 아닙니다.
특허의 권리범위가 매우 좁을 수도 있고, 경쟁사가 다른 방식으로 쉽게 회피할 수도 있습니다. 특허는 존재하지만 실제 제품 생산이나 시장 판매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특허가 있다는 사실과 돈을 버는 사업이라는 사실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이런 문제를 하나씩 설명하면 어떤 분은 이렇게 반응합니다.
“너무 부정적으로만 보시는 것 아닙니까?”
또 어떤 분은 한숨을 쉬며 말합니다.
“이렇게 하나하나 따지다 보면 세상에 할 사업이 없겠네요.”
그러나 사업은 따져봐야 합니다.
특히 인생 후반부에 남은 자산을 투자하는 사업이라면 젊었을 때보다 더 신중해야 합니다.
젊을 때의 실패는 다시 일어나 만회할 시간이 있습니다. 하지만 퇴직금과 주택담보대출을 넣은 사업의 실패는 회복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회계법인의 평가서도 전제부터 살펴봐야 한다
어떤 분들은 회계법인이나 전문기관이 작성한 기업가치평가서와 사업타당성 보고서를 들고 옵니다.
보고서 표지에 유명 회계법인이나 컨설팅회사의 이름이 적혀 있으면 신뢰감이 생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보고서도 무조건 믿어서는 안 됩니다.
사업성평가나 기업가치평가에는 수많은 가정과 전제가 들어갑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조건입니다.
- 시장이 매년 일정한 비율로 성장한다
- 제품 판매량이 계획대로 증가한다
- 생산수율이 목표 수준까지 올라간다
- 원재료 가격이 크게 오르지 않는다
- 추가 투자금이 예정대로 유입된다
- 특정 시점부터 해외수출이 시작된다
- 예상한 판매가격이 유지된다
보고서의 숫자가 아무리 정교해 보여도 출발점이 되는 가정이 틀리면 최종 결과 역시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연간 시장성장률을 과도하게 높게 잡거나, 아직 검증되지 않은 생산수율을 이미 달성한 것처럼 반영하면 기업가치는 크게 부풀려집니다.
판매가격은 높게 잡고 원가는 낮게 잡으면 손익계산서는 얼마든지 아름답게 만들 수 있습니다.
사업은 계획서에 적힌 대로만 움직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판단의 기본 전제부터 현실과 다르다면, 그 뒤에 붙은 복잡한 숫자와 계산식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중요한 것은 보고서를 누가 작성했느냐보다 어떤 자료와 가정을 근거로 작성했느냐입니다.
“당신에게만 먼저 보여주는 대박 사업”의 정체
더 위험한 경우도 있습니다.
퇴직했거나 사업에 실패한 뒤 새로운 기회를 찾는 사람들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대개 이렇게 말합니다.
“이 사업은 아직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아는 사람에게만 먼저 기회를 주는 겁니다.”
“일단 초기 자금만 넣으면 다음 투자는 우리가 책임지고 끌어오겠습니다.”
“지금 시작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이 가져갑니다.”
듣는 사람의 조급함과 불안감을 정확히 자극하는 말들입니다.
퇴직금 중 일부를 투자하거나 아파트를 담보로 초기 자금을 마련하면, 이후 필요한 추가 투자는 자신들이 책임지고 유치하겠다고 합니다.
우선 사업부터 출발시키자는 것입니다.
저는 이런 방식을 속칭 ‘개문발차’라고 부릅니다.
승객이 다 타지도 않았고 목적지도 명확하지 않은데 일단 문을 연 채 출발하는 것입니다.
초기 투자금이 들어오면 법인을 만들고, 사무실을 구하고, 명함을 제작하고, 각종 용역계약을 체결합니다. 하지만 약속했던 후속 투자는 좀처럼 들어오지 않습니다.
그러면 제안자는 다시 말합니다.
“사업이 여기까지 왔는데 지금 멈추면 처음 투자한 돈도 모두 잃습니다.”
“조금만 더 넣으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이렇게 추가 투자가 반복됩니다.
처음에는 퇴직금 일부였던 돈이 나중에는 아파트 담보대출과 가족의 자금까지 끌어들이는 상황으로 번지기도 합니다.
그렇게 좋은 사업이 왜 당신에게까지 왔을까
이런 제안을 받은 분에게 저는 종종 묻습니다.
“그렇게 좋은 사업이 왜 돈도 많지 않고, 투자업계에서 유명하지도 않으며, 제안자와 특별한 인연도 없던 당신에게까지 흘러왔을까요?”
조금 냉정하게 들릴 수 있지만 반드시 생각해봐야 할 질문입니다.
정말 수익성이 확실하고 위험이 낮은 사업이라면 이미 전문 투자자나 관련 기업이 먼저 검토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시장성이 명확하다면 제안자 자신이 직접 투자하거나, 오랫동안 알고 지낸 유력 투자자에게 먼저 제안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왜 사업계획서가 여러 사람의 손을 거쳐 5년, 10년씩 떠돌다가 이제야 자신에게 도착했을까요?
사업계획서의 최초 작성일을 보면 오래된 경우가 많습니다.
표지와 회사 이름만 바뀌었을 뿐, 핵심 내용은 몇 년 전과 거의 같기도 합니다. 오래전에 유망하다고 평가받던 시장자료가 그대로 들어 있고, 이미 현실과 맞지 않는 기술 전망이 반복되기도 합니다.
저는 이런 사람들을 마음속으로 ‘투자제안 낭인’이라고 부릅니다.
정착해서 사업을 직접 운영하기보다 사업계획서 한 부를 들고 이 사람 저 사람을 찾아다니는 사람들입니다.
자신이 직접 자금을 넣고 책임지기보다는, 다른 사람이 초기 투자금을 대면 고문이나 회장, 투자유치 책임자 같은 직함으로 참여하려 합니다.
사업이 잘되면 자신의 안목과 인맥 덕분이라고 하고, 잘되지 않으면 경영진의 실행력이 부족했다고 말합니다.
명함과 외모보다 중요한 것
투자제안자를 직접 만나보면 겉모습은 상당히 그럴듯한 경우가 많습니다.
위아래로 양복을 깔끔하게 차려입고, 좋은 시계를 차고, 명함에는 어느 회사 회장이나 고문, 자문위원 같은 직함이 적혀 있습니다.
유명한 사람들과 찍은 사진을 보여주기도 하고, 전직 고위공직자나 대기업 임원과의 친분을 강조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제가 여러 차례 이런 자리에 나가 느낀 점이 있습니다.
사업 규모는 수백억 원, 수천억 원을 이야기하면서도 정작 커피 한 잔이나 김치찌개 한 그릇을 자신이 사는 모습은 보기 어려웠습니다.
심지어 반드시 지하철역 인근의 저렴한 커피숍만을 만남 장소로 고집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물론 커피값을 누가 내는지가 사업성 판단의 절대 기준은 아닙니다. 검소한 사람일 수도 있고, 대중교통을 선호할 수도 있습니다.
누군가의 경제적 형편을 폄하하자는 뜻도 아닙니다.
다만 수백억 원의 투자유치를 장담하는 사람이 정작 자기 돈은 전혀 쓰지 않고, 모든 위험을 다른 사람에게 부담시키려 한다면 한 번쯤 의심해야 합니다.
말이 아니라 행동을 봐야 합니다.
그 사람이 지금까지 실제로 투자한 돈은 얼마인지, 해당 사업을 위해 포기하거나 감수한 것은 무엇인지, 문제가 발생했을 때 책임질 자산과 의지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대기업 출신도 사업판에서는 초보일 수 있다
성인이 된 이후 대부분의 시간을 대기업이나 안정적인 직장에서 보낸 분들은 조직 안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을 수 있습니다.
업무 능력도 뛰어나고, 부하직원과 협력업체를 관리하며 큰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경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회사라는 조직 밖으로 나오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대기업에서는 회사의 신용, 자금, 브랜드, 인력, 법무조직, 구매조직과 영업망이 뒤에서 받쳐줍니다.
개인이 실수해도 조직이 어느 정도 흡수해 줍니다. 문제가 생기면 전문부서가 대응하고, 거래처도 회사의 이름을 믿고 움직입니다.
그러나 창업자는 모든 것을 자기 이름과 자기 돈으로 책임져야 합니다.
시장조사도 직접 해야 하고, 계약서도 살펴야 하며, 원가와 현금흐름도 확인해야 합니다. 거래처가 약속을 지키지 않아도 대신 해결해 줄 부서가 없습니다.
대기업 안에서 일을 잘했다는 사실이 사업가로서도 반드시 성공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오히려 안정적인 조직에서 오래 생활한 사람일수록 자신이 회사의 시스템으로부터 얼마나 많은 보호를 받고 있었는지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온실 속에서 건강하게 자란 화초가 야외에서도 반드시 잘 자라는 것은 아닙니다.
이 사실을 인정하지 못하면 퇴직 후 처음 만난 사업제안자를 지나치게 신뢰하거나, 화려한 사업계획서의 숫자를 그대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정신을 차리지 못하면 평생 일해 받은 퇴직금까지 잃을 수 있습니다.
투자제안을 받았다면 가장 먼저 확인할 것
사업제안이나 투자제안을 받았을 때는 사업계획서의 예상 매출부터 볼 것이 아니라, 그 제안이 어디에서 시작되어 어떤 과정을 거쳐 자신에게 왔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우선 사업의 태동 시점을 물어야 합니다.
아이디어가 처음 나온 시점은 언제인지, 최초 사업자는 누구였는지, 지금까지 몇 차례 법인이나 대표자가 바뀌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이미 여러 차례 투자유치에 실패한 사업이라면 실패 원인을 알아봐야 합니다.
“시기가 맞지 않았다”거나 “투자자들이 기술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설명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다음으로 제안자의 이력을 확인해야 합니다.
명함에 적힌 직함이 아니라 실제로 운영했던 회사, 투자했던 금액, 사업의 결과, 분쟁이나 채무관계를 살펴봐야 합니다.
기술사업이라면 시제품과 양산품을 구분해야 합니다.
시제품 한두 개가 작동하는 것과 동일한 품질의 제품을 수천 개, 수만 개 생산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입니다.
시장규모보다 실제 고객을 확인해야 합니다.
“전 세계 시장이 수조 원 규모”라는 말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그 거대한 시장에서 이 회사 제품을 실제로 구매하겠다는 고객이 몇 명이나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사업계획서의 숫자보다 숫자를 만든 전제를 확인해야 합니다.
매출액이 왜 그렇게 계산되었는지, 판매수량과 가격은 어떤 근거로 정했는지, 원가는 실제 견적인지 추정치인지 구분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추가 투자가 들어오지 않을 경우를 계산해야 합니다.
약속한 투자금이 유치되지 않아도 사업이 유지될 수 있는지, 초기 투자자가 추가 자금을 넣지 않고 버틸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외부 투자유치는 계획이 아니라 가능성일 뿐입니다.
“투자는 곧 들어온다”는 말을 전제로 시작하는 사업은 매우 위험합니다.
숫자를 거꾸로 계산해 보면 진실이 보인다
사업계획서를 볼 때는 제시된 숫자를 그대로 읽지 말고 거꾸로 계산해 보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3년 뒤 매출 100억 원을 제시했다면 이렇게 물어야 합니다.
제품 한 개 가격이 10만 원이라면 연간 10만 개를 팔아야 합니다.
월평균으로는 약 8,300개입니다.
그 물량을 판매할 영업조직과 유통망이 준비되어 있는지, 생산설비는 감당할 수 있는지, 재고자금은 얼마나 필요한지 계산해야 합니다.
영업이익률 30%를 제시했다면 원가와 판매수수료, 물류비, 반품비, 광고비, 인건비가 제대로 반영되었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온라인 판매라면 플랫폼 수수료와 광고비를 빼놓고 계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조업이라면 초기 불량률, 금형비, 인증비, 재작업 비용과 재고폐기 손실이 누락되기 쉽습니다.
수출사업이라면 현지 인증과 관세, 운송비, 환율변동, 대리점 마진을 반영해야 합니다.
숫자를 하나씩 현실로 바꾸어 보면 그 사업계획이 실제 사업인지, 엑셀 안에서만 존재하는 사업인지 드러납니다.
전문가보다 먼저 필요한 것은 냉정한 질문이다
모든 투자 검토를 반드시 유명 전문가에게 맡겨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기술, 법률, 회계, 특허처럼 전문성이 필요한 부분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투자 판단의 출발점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이 주장이 사실이라는 근거가 있는가?”
“이 숫자는 어떤 전제로 계산되었는가?”
“약속한 일이 이루어지지 않아도 버틸 수 있는가?”
“제안자는 자기 돈과 책임을 얼마나 부담하는가?”
“실패하면 가장 큰 손실을 보는 사람은 누구인가?”
이 질문에 차분히 답하다 보면 상당수 부실한 사업제안은 전문가의 정밀검토 이전 단계에서 걸러낼 수 있습니다.
좋은 사업은 질문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자료 제출을 회피하거나, 질문이 많다며 불쾌해하거나, 결정을 재촉하는 제안일수록 더 조심해야 합니다.
“이번 주 안에 결정해야 한다.”
“지금 놓치면 다른 투자자가 가져간다.”
“우리끼리 믿고 가면 된다.”
이런 말은 사업의 장점을 설명하는 말이 아니라 검토할 시간을 빼앗는 말일 수 있습니다.
노후의 대박보다 노후의 안전이 먼저다
퇴직 후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것 자체가 잘못은 아닙니다.
오히려 오랜 직장생활에서 얻은 경험과 인맥을 활용해 성공적인 제2의 인생을 만드는 분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도전과 무모한 투자는 구분해야 합니다.
특히 퇴직금과 주택담보대출은 일반적인 투자금과 성격이 다릅니다.
그 돈은 사업에 실패해도 다시 벌면 되는 여유자금이 아니라, 앞으로의 생활과 가족의 안전을 지켜줄 자금일 수 있습니다.
인생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이 들수록 오히려 더 천천히 판단해야 합니다.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면 사람은 기회를 놓칠까 봐 두려워집니다. 그러나 실제로 더 두려워해야 할 것은 잘못된 기회를 붙잡아 남아 있는 선택권마저 잃는 일입니다.
사업제안을 받았다면 먼저 그 제안이 언제부터 시작되어 어떤 사람들을 거쳐 자신에게 왔는지 살펴보십시오.
사업계획서에 적힌 화려한 숫자에 현혹되지 말고, 그 숫자를 만들어낸 기본전제를 하나씩 확인하십시오.
제안자의 직함과 인맥보다 실제 투자금과 책임 부담을 확인하십시오.
추가 투자가 들어온다는 약속은 일단 없는 것으로 보고 계산하십시오.
이 과정을 차분히 거치다 보면 그 사업이 당신의 노후를 대박 나게 할 기회인지, 아니면 그나마 남은 자산까지 잃게 할 함정인지 조금씩 보이기 시작합니다.
세상에 좋은 사업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정말 좋은 사업은 대개 화려한 말보다 검증 가능한 근거를 가지고 있고, 투자를 서두르게 하기보다 충분히 검토할 시간을 줍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진짜 좋은 사업을 제안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돈만 기다리지 않습니다.
자신도 돈을 넣고, 시간을 쓰고, 실패의 책임을 함께 집니다.
누군가 당신에게 인생을 바꿀 대박 사업을 제안했다면, 사업계획서의 첫 장을 넘기기 전에 먼저 이 질문부터 해보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좋은 사업이 왜 이제야, 그리고 왜 나에게까지 흘러왔을까?”
이 질문에 납득할 만한 답을 찾지 못했다면, 투자를 시작할 이유도 아직 충분하지 않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