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과 관리자는 늘었지만 실제 업무처리량은 증가하지 않아 조직의 비효율을 분석하는 중소기업 대표의 모습

사람은 늘었는데 일은 그대로인 회사, 파킨슨의 법칙을 점검해야 한다

회사가 성장하면 직원도 늘어납니다.

매출이 증가하고 거래처가 많아지며 취급하는 상품이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영업사원 한 명을 채용하고, 상품기획 담당자를 추가하며, 회계와 관리업무를 담당할 직원도 뽑습니다. 직원이 늘어나자 이들을 관리할 팀장이 필요해지고, 팀이 여러 개 생기면 부서장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조직도를 보면 회사가 상당히 성장한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몇 년이 지난 뒤 실제 업무를 분석해 보면 이상한 결과가 나타날 때가 있습니다.

직원 수는 두 배로 늘었는데 회사가 처리하는 핵심 업무량은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입니다.

10년 전에는 세 명이 처리했던 일을 지금은 여섯 명이 처리하고 있습니다. 매출은 증가했지만 주문 건수, 거래처 수, 상품 수, 생산량, 계약 건수와 같은 실질적인 업무량을 살펴보면 인원이 증가한 만큼 늘어나지 않았습니다.

대표는 분명히 사람을 계속 채용했는데 직원들은 여전히 바쁘다고 말합니다.

업무가 늘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납기는 빨라지지 않았고, 신상품 출시기간도 줄지 않았으며, 고객 대응도 특별히 좋아지지 않았습니다.

이런 상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개념이 바로 파킨슨의 법칙입니다.

파킨슨의 법칙이란 무엇인가

파킨슨의 법칙은 영국의 역사학자이자 행정학자인 시릴 노스코트 파킨슨이 1955년 발표한 글에서 제시한 개념입니다.

가장 널리 알려진 표현은 다음과 같은 뜻입니다.

업무는 그 일을 끝내기 위해 주어진 시간을 모두 채울 때까지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하루면 충분한 업무에 일주일의 기한을 주면 업무가 일주일짜리 일처럼 확대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조직관리에서 더 주목해야 할 부분은 파킨슨이 관료조직의 인원 증가를 관찰하면서 설명한 현상입니다.

업무량이 실제로 증가하지 않아도 조직의 구성원과 관리단계는 계속 늘어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관리자는 경쟁자가 될 수 있는 동료보다 자신이 지휘할 부하직원을 늘리려 하고, 새로 늘어난 직원들 사이에는 추가적인 보고와 조정업무가 발생합니다. 그 결과 조직은 커지지만 실질적인 생산성은 그만큼 향상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파킨슨의 문제의식은 이후 관료조직의 규모 증가와 효율 저하를 분석하는 연구로도 이어졌습니다.

파킨슨의 법칙은 모든 조직이 반드시 이렇게 된다는 과학적 공식은 아닙니다.

그러나 조직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왜 관리인력이 증가하고, 보고단계가 복잡해지며, 직원 수에 비례해 성과가 늘어나지 않는지를 살펴보게 하는 매우 유용한 경고입니다.

세 명이 하던 일을 왜 여섯 명이 하게 될까

처음 직원이 세 명뿐이었던 회사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한 사람은 영업과 거래처 관리를 담당하고, 한 사람은 상품기획과 발주를 담당하며, 다른 한 사람은 회계와 관리업무를 처리합니다.

회사 규모가 작기 때문에 각 직원은 자신의 업무를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처리합니다.

영업담당자는 고객상담부터 견적, 주문확인, 납품관리까지 맡습니다. 상품담당자는 시장조사, 제조사 협의, 원가검토, 발주와 재고관리까지 직접 처리합니다.

회사가 성장하면서 직원이 세 명 더 채용됩니다.

정상적으로 운영된다면 처리 가능한 업무량이 늘어나거나 기존 업무의 품질과 속도가 개선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실제 조직에서는 다른 일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기존 직원 중 한 명이 팀장이 되면서 직접 처리하던 실무에서 빠집니다. 신규 직원 두 명이 과거에 팀장이 하던 업무를 나누어 맡고, 팀장은 이들의 보고를 받고 검토하는 일을 담당합니다.

직원이 더 늘어나면 팀장을 관리하는 부서장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결국 과거에는 세 사람이 직접 처리하던 일을 이제는 실무자 세 명이 수행하고, 팀장 두 명과 부서장 한 명이 이를 보고받고 관리하게 됩니다.

조직의 인원은 여섯 명으로 늘었지만 직접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인원은 여전히 세 명일 수 있습니다.

오히려 보고서 작성, 회의, 결재, 업무배분, 중간검토가 추가되면서 전체 처리속도가 더 느려지기도 합니다.

실무자를 관리자로 승진시키면서 생산능력이 사라진다

소규모 기업에서 자주 발생하는 문제는 일을 잘하는 직원을 곧바로 관리자로 승진시키는 것입니다.

직원이 오래 근무했고 성과도 좋았으니 팀장이나 부장으로 승진시키는 것은 자연스러워 보입니다.

하지만 뛰어난 실무자가 반드시 뛰어난 관리자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더 중요한 문제는 그 직원을 관리자로 전환하는 순간 회사가 가장 숙련된 실무자 한 명을 잃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한 달에 계약을 20건 처리하던 영업사원을 영업팀장으로 승진시키고 신규 영업사원 두 명을 채용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신규 직원 두 명이 각각 10건을 처리한다면 세 사람의 총성과는 과거 팀장 혼자 처리하던 수준과 같습니다.

인건비는 크게 증가했지만 업무처리량은 늘지 않은 것입니다.

팀장이 실무를 전혀 하지 않고 보고와 회의에 대부분의 시간을 쓰기 시작한다면 이런 현상은 더 심해집니다.

관리자가 필요하지 않다는 뜻은 아닙니다.

조직이 커지면 업무배분, 교육, 품질관리, 부서 간 조정과 성과관리가 필요합니다.

다만 관리자가 생김으로써 줄어드는 직접 생산량과 관리자가 만들어 내는 추가가치를 비교해야 합니다.

관리자의 역할이 단순히 보고를 받고 다시 윗사람에게 전달하는 것에 그친다면 관리직 신설이 조직의 생산성을 높였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늘어난 직원이 새로운 업무를 만들어 낸다

사람이 늘어나면 기존 업무를 나누어 처리하는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새로운 보고와 관리업무도 함께 생깁니다.

직원이 세 명일 때는 서로 대화로 해결했던 일을 직원이 열 명이 되면 보고서로 작성합니다. 팀별 회의가 생기고, 팀장회의가 생기며, 부서 간 협의회의도 만들어집니다.

업무를 관리하기 위한 문서가 늘어나고, 그 문서를 취합하기 위한 담당자가 필요해집니다.

관리자는 실적을 확인하기 위해 새로운 양식을 만들고, 실무자는 그 양식을 작성하는 데 시간을 사용합니다.

문제는 이런 관리업무가 실제 의사결정이나 성과개선에 사용되지 않을 때입니다.

아무도 제대로 읽지 않는 주간보고서를 만들고, 이미 전산시스템에 있는 숫자를 다시 엑셀로 정리하며, 같은 내용을 팀장과 부서장에게 각각 다른 형식으로 보고합니다.

직원이 늘어나면서 일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직원이 늘어난 사실 자체가 새로운 내부업무를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매출 증가가 반드시 업무량 증가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대표가 인력을 충원하는 가장 흔한 근거는 매출 증가입니다.

지난해 매출이 30억 원이었는데 올해 50억 원으로 늘었다면 직원도 늘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매출과 업무량은 반드시 같은 비율로 증가하지 않습니다.

상품가격이 인상돼 매출이 늘었을 수도 있습니다. 대형 거래처 한 곳의 주문이 증가했거나, 소수의 고가제품 판매가 늘었을 수도 있습니다.

30억 원의 매출을 만들 때 주문이 3천 건이었는데 50억 원이 된 뒤에도 주문 건수가 3천 건이라면 주문처리 업무량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매출은 그대로여도 소액 주문이 늘고, 거래처와 SKU가 증가하고, 고객문의와 반품이 많아졌다면 실제 업무량은 크게 늘어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인력 충원 여부를 매출액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부서별로 업무량을 실제로 만드는 지표를 찾아야 합니다.

영업부서는 거래처 수, 상담 건수, 견적 건수, 수주 건수와 매출총이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물류부서는 주문 건수, 출고 건수, 포장 수량, 반품 건수를 살펴봐야 합니다.

상품기획부서는 신상품 검토 건수, 개발완료 건수, 출시기간, SKU 수를 확인해야 합니다.

고객서비스 부서는 상담 건수, 처리시간, 재문의율, 클레임 해결기간을 점검할 수 있습니다.

실질적인 업무량 지표를 보지 않으면 매출이 커졌다는 외형에 따라 필요 이상의 인원을 채용할 수 있습니다.

직원들은 모두 바쁜데 왜 성과는 늘지 않을까

파킨슨의 법칙이 나타나는 조직에서도 직원들은 실제로 바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일부러 놀고 있기 때문에 생산성이 낮아지는 것만은 아닙니다.

보고를 위한 자료를 만들고, 회의에 참석하고, 결재를 기다리고, 여러 관리자의 의견을 맞추고, 같은 내용을 반복해 설명하느라 하루가 지나갑니다.

실무자가 보고서를 작성해 팀장에게 제출하면 팀장이 수정합니다. 부서장이 다시 표현을 바꾸라고 하고, 대표에게 보고하기 전에 별도의 요약본을 만듭니다.

실제 고객이나 상품을 위해 사용한 시간보다 내부보고를 위해 사용한 시간이 더 많아질 수 있습니다.

직원 입장에서는 분명히 많은 일을 했습니다.

그러나 회사 관점에서는 외부고객에게 전달된 결과물이 거의 없습니다.

조직의 생산성을 진단할 때는 직원이 얼마나 바빠 보이는지를 볼 것이 아니라 최종 결과물이 얼마나 늘어났는지를 봐야 합니다.

관리자가 보고를 전달하는 역할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관리직이 비대해지는 조직에서는 중간관리자가 정보의 전달자 역할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무자가 작성한 내용을 팀장이 받아서 부서장에게 전달하고, 부서장은 이를 다시 대표에게 보고합니다.

대표가 질문하면 같은 경로를 거꾸로 내려갑니다.

이런 보고단계가 많을수록 정보가 전달되는 데 시간이 걸리고 내용이 왜곡될 가능성도 커집니다.

관리자는 보고를 전달하는 사람이 아니라 다음과 같은 가치를 만들어야 합니다.

업무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담당자 간 충돌을 해결하며, 의사결정을 내리고, 직원이 혼자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제거하고, 업무방식을 개선하며, 구성원의 능력을 높여야 합니다.

관리자가 생긴 뒤 실무자의 처리량과 품질이 높아졌다면 관리직은 필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반대로 관리자가 생긴 뒤 보고서와 회의만 늘고 최종 성과가 달라지지 않았다면 관리단계가 실제로 어떤 가치를 만드는지 점검해야 합니다.

인원을 채용하기 전에 업무가 왜 밀리는지 확인해야 한다

현장에서 업무가 지연되면 가장 먼저 나오는 해결책은 사람을 더 뽑자는 것입니다.

하지만 업무가 밀리는 원인이 인력부족인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대표의 의사결정이 늦어 업무가 멈춰 있을 수 있습니다.

업무절차가 복잡하거나 승인단계가 많아 시간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부서마다 다른 양식을 사용해 같은 내용을 반복 입력하거나, 자료가 여러 시스템에 흩어져 있을 수도 있습니다.

특정 직원만 할 수 있는 업무가 많아 병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런 문제는 사람을 추가한다고 해결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기존의 비효율적인 절차에 사람을 더 투입하면서 조직비용만 늘어날 수 있습니다.

채용을 승인하기 전에는 다음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합니다.

현재 어떤 업무가 얼마나 밀려 있는가.

업무량은 어떤 지표로 측정했는가.

업무 지연이 언제부터 발생했는가.

반복작업이나 불필요한 승인단계는 없는가.

기존 인력의 업무시간은 어디에 사용되고 있는가.

업무절차 개선이나 자동화로 해결할 수 없는가.

신규 직원이 채용되면 어떤 결과물이 얼마나 증가하는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한 채 “모두 바쁘다”는 이유로 채용하면 몇 년 뒤 같은 문제가 더 큰 규모로 반복될 수 있습니다.

10년 전 세 명과 지금 여섯 명의 업무를 비교해 보라

조직진단을 할 때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는 과거와 현재의 업무량을 비교하는 것입니다.

10년 전 직원 세 명이 어떤 업무를 했는지 정리합니다.

당시 거래처 수, 주문 건수, 매출전표 수, 출고 건수, 상품 수, 개발 건수, 고객문의 건수 등을 확인합니다.

그다음 현재 여섯 명이 처리하는 동일한 지표를 비교합니다.

단순히 매출만 비교해서는 안 됩니다.

물가상승, 상품가격 변화, 대형 거래처 증가 등의 영향을 제외하고 실제 처리건수와 업무난이도를 살펴봐야 합니다.

직원이 두 배로 늘었는데 실질 업무량이 20%밖에 늘지 않았다면 그 차이가 어디에서 발생했는지 찾아야 합니다.

관리업무가 증가했는지, 업무가 지나치게 세분화되었는지, 승인단계가 추가되었는지, 숙련된 직원이 실무에서 빠졌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과거에는 한 사람이 처음부터 끝까지 처리하던 일을 지금은 세 사람이 나누어 처리하면서 인수인계와 대기시간이 늘어난 것은 아닌지도 살펴봐야 합니다.

업무를 지나치게 나누면 책임이 흐려진다

조직이 커지면 업무분장이 세분화됩니다.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적절한 분업은 필요합니다.

하지만 업무를 지나치게 잘게 나누면 각 직원은 자신의 작은 단계만 처리하고 최종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게 됩니다.

한 직원은 주문을 접수하고, 다른 직원은 재고를 확인하며, 또 다른 직원은 출고를 요청합니다. 문제가 발생하면 각자는 자신의 단계에서는 잘못이 없었다고 말합니다.

과거에는 한 명이 전체 과정을 담당했기 때문에 고객에게 제품이 도착할 때까지 책임졌습니다.

지금은 여러 사람이 참여하지만 전체 과정을 책임지는 사람이 없습니다.

분업으로 각 단계의 처리속도는 빨라질 수 있지만, 인수인계와 대기시간, 오류수정 비용이 증가할 수도 있습니다.

업무분장을 설계할 때는 업무를 잘게 나누는 것만 생각하지 말고 결과에 대한 책임자가 누구인지 명확히 해야 합니다.

조직도보다 업무흐름도를 먼저 봐야 한다

인력이 부족하다는 요청이 들어오면 조직도부터 검토하는 회사가 많습니다.

어느 팀에 사람이 적은지, 팀장 한 명이 몇 명을 관리하는지를 살펴봅니다.

그러나 조직의 효율을 판단하려면 조직도보다 업무흐름도를 먼저 봐야 합니다.

고객의 주문이 접수된 뒤 출고와 대금회수까지 어떤 단계를 거치는지, 신상품 아이디어가 나온 뒤 출시까지 누구의 손을 거치는지 그려봐야 합니다.

각 단계에서 실제 처리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누구의 승인에서 대기하는지, 같은 정보가 몇 번 입력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불필요한 단계를 제거하고 권한을 적절히 위임하면 사람을 충원하지 않고도 처리량을 늘릴 수 있습니다.

조직도는 누가 누구에게 보고하는지를 보여줍니다.

업무흐름도는 고객에게 결과물이 전달되기까지 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보여줍니다.

파킨슨의 법칙을 방지하려면 직급과 부서보다 업무의 흐름을 관리해야 합니다.

관리자의 수가 아니라 관리범위를 설계해야 한다

직원이 늘어날 때마다 팀장을 한 명씩 추가하는 방식은 관리직 비대를 초래하기 쉽습니다.

관리자가 몇 명 필요한지는 관행적으로 정할 일이 아닙니다.

업무의 난이도와 표준화 정도, 직원의 숙련도, 관리자의 역할에 따라 적절한 관리범위가 달라집니다.

업무가 표준화되어 있고 직원들의 숙련도가 높다면 한 명의 관리자가 비교적 많은 인원을 관리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업무가 복잡하고 신규 직원이 많으며 현장지도가 자주 필요하다면 더 좁은 관리범위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일정 인원이 되면 자동으로 팀장을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현재 관리자에게 실제로 어떤 업무가 있고, 그 업무에 시간이 얼마나 필요한지 분석해야 합니다.

직원 다섯 명의 휴가와 근태를 확인하고 보고서를 취합하는 수준이라면 별도의 전임 관리자가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반면 품질사고를 예방하고, 고객별 전략을 수립하며, 직원교육과 성과관리를 책임진다면 관리자의 역할이 충분히 존재할 수 있습니다.

승진이 반드시 관리직 전환을 의미해서는 안 된다

실무능력이 뛰어난 직원을 보상하기 위해 관리자로 승진시키는 관행도 재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전문성을 가진 직원이 승진하려면 팀장이 되어야만 하는 구조에서는 뛰어난 실무자가 계속 관리직으로 이동합니다.

회사는 실무역량을 잃고, 직원은 적성에 맞지 않는 관리업무를 맡게 됩니다.

전문가로 계속 성장하면서 직급과 보상을 높일 수 있는 경력경로를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수석전문가, 책임연구원, 전문위원처럼 사람을 관리하지 않아도 높은 수준의 보상과 지위를 얻을 수 있도록 하는 방식입니다.

그래야 실무자가 관리자가 되고, 그 실무자를 대신할 직원을 다시 채용하는 악순환을 줄일 수 있습니다.

AI가 발전한다고 조직이 저절로 효율화되지는 않는다

AI와 업무자동화 기술이 발전하면서 문서작성, 자료검색, 고객응대, 일정관리, 데이터분석과 같은 업무를 이전보다 빠르게 처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OECD도 AI가 생산성 향상과 업무의 질 개선에 기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합니다. 소프트웨어와 AI를 활용해 관리자가 수행하던 일부 업무를 자동화하는 알고리즘 관리 역시 생산성, 일관성 및 의사결정 개선 가능성을 갖지만, 투명성·책임성과 직원 수용성을 함께 관리해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한국의 노동시장에서도 AI가 고령화에 따른 인력부족과 생산성 문제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지만, AI가 이런 문제를 저절로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닙니다. 기업은 개인정보, 편향, 자동화된 의사결정의 책임과 같은 문제를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특히 업무절차가 정리되지 않은 회사에 AI를 도입하면 기존의 비효율을 더 빠르게 반복할 수 있습니다.

아무도 읽지 않는 보고서를 AI가 더 많이 만들어 내고, 불필요한 회의자료를 더 화려하게 작성하며, 여러 부서가 비슷한 자료를 각각 생성할 수 있습니다.

AI를 도입하기 전에 먼저 해야 할 일은 업무 자체를 점검하는 것입니다.

이 업무가 꼭 필요한가.

누가 이 결과물을 사용하는가.

같은 내용을 중복 작성하고 있지 않은가.

사람의 판단이 필요한 부분과 자동화할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인가.

결과의 품질은 무엇으로 판단할 것인가.

이런 질문 없이 AI 사용만 권장하면 생산성이 아니라 업무량의 외형만 늘어날 수 있습니다.

AI는 인력감축 도구보다 업무재설계 도구로 사용해야 한다

AI 도입을 곧바로 인원감축과 연결하면 직원들은 기술을 숨기거나 사용을 거부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AI를 사용했으니 사람을 더 채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식의 단순한 판단도 위험합니다.

AI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기존 업무를 재설계하는 데 있습니다.

회의내용을 자동으로 정리하고 실행과제를 추출할 수 있습니다.

반복적인 시장조사와 경쟁제품 비교의 초안을 빠르게 만들고, 고객문의 내용을 분류하며, 월간실적 자료의 이상징후를 찾을 수 있습니다.

그 결과 직원은 단순한 정리와 복사작업에서 벗어나 판단, 협상, 고객관계, 상품기획처럼 더 높은 가치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AI를 도입한 뒤에는 절약된 시간이 실제로 어디에 사용되었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업무시간이 줄었는데 새로운 보고양식과 검토단계가 생겨 다시 채워지고 있다면 파킨슨의 법칙이 디지털 방식으로 반복된 것입니다.

인원 충원을 요청할 때 업무량 근거를 제출하게 해야 한다

조직의 불필요한 팽창을 막으려면 채용요청을 감정이나 인상에 맡기지 않아야 합니다.

인력을 요청하는 부서는 최소한 다음 내용을 설명해야 합니다.

현재 담당업무와 업무량, 기존 인원의 가동상태, 지연되고 있는 업무, 지연으로 발생하는 손실, 추가인원이 맡을 구체적인 업무, 채용 후 증가할 처리량과 기대성과입니다.

또한 업무축소, 절차개선, 외주활용, 시스템개선, 자동화 가능성을 먼저 검토했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채용을 어렵게 만들기 위한 절차가 아닙니다.

필요한 곳에 적절한 인력을 투입하기 위한 과정입니다.

근거 없이 사람을 늘린 회사는 경기가 나빠졌을 때 뒤늦게 대규모 구조조정을 하게 됩니다.

처음부터 신중하게 채용하는 것이 회사와 직원 모두에게 더 안전합니다.

부서별 인원보다 1인당 결과물을 관리해야 한다

직원 수가 적정한지 판단하려면 1인당 생산성을 지속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다만 모든 부서에 매출액만 적용해서는 안 됩니다.

부서의 역할에 맞는 결과지표를 정해야 합니다.

영업조직이라면 1인당 매출뿐 아니라 매출총이익, 신규거래처, 재구매율을 볼 수 있습니다.

상품기획부서는 1인당 출시제품 수보다 출시성공률, 개발기간, 목표원가 달성률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고객서비스 부서는 상담 건수뿐 아니라 해결률, 처리시간, 고객만족도와 재문의율을 봐야 합니다.

관리부서는 비용절감, 결산기간, 채권회수기간, 오류율과 같은 지표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지표를 직원 압박용으로만 사용하면 숫자 맞추기와 부작용이 생깁니다.

지표의 목적은 사람을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구조와 업무방식에 문제가 있는지를 발견하는 것입니다.

파킨슨의 법칙을 점검하는 조직진단 질문

조직이 비대해지고 있는지 알아보려면 다음 사항을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 3년 또는 5년 동안 인원은 얼마나 증가했는가.

같은 기간 실질적인 업무처리량은 얼마나 증가했는가.

관리자와 실무자의 비율은 어떻게 변했는가.

새로운 관리직이 생긴 뒤 어떤 성과가 개선되었는가.

보고와 결재단계는 몇 단계인가.

같은 자료를 여러 형식으로 반복 작성하고 있지는 않은가.

회의와 보고에 사용하는 시간은 전체 근무시간의 어느 정도인가.

대표나 임원의 결재 대기로 업무가 멈추는 시간은 얼마나 되는가.

과거 한 사람이 처리하던 업무가 여러 사람에게 분할되면서 인수인계가 늘어나지 않았는가.

AI와 시스템을 도입한 뒤 기존 업무나 보고서가 실제로 폐지되었는가.

이 질문에 명확하게 답할 수 없다면 인력운영을 성과가 아니라 관행으로 관리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조직 효율화가 무조건적인 인원감축이어서는 안 된다

파킨슨의 법칙을 이야기하면 기존 직원부터 줄여야 한다는 주장으로 오해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조직 효율화의 목적은 무조건 사람을 줄이는 것이 아닙니다.

불필요한 업무와 보고단계를 제거하고, 관리자와 실무자의 역할을 재설계하며, 남는 인력을 성장 가능성이 있는 업무로 전환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기존 시장이 정체되어 있다면 신규시장 조사, 고객관리 강화, 품질개선, 신제품 개발과 같은 분야에 인력을 배치할 수 있습니다.

관리자가 너무 많다면 일부 관리자가 다시 핵심 프로젝트를 직접 맡도록 할 수도 있습니다.

업무자동화로 시간이 절약됐다면 직원교육이나 새로운 영업기회 발굴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사람을 줄이기 전에 일이 어떻게 설계되어 있는지를 먼저 바꿔야 합니다.

잘못 설계된 조직에서 인원만 줄이면 남은 직원의 부담이 증가하고 품질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관리자는 조직의 크기가 아니라 성과를 키워야 한다

관리자가 자신의 영향력을 부하직원 수로 판단하기 시작하면 조직은 쉽게 비대해집니다.

부하직원이 많고 조직도가 큰 것이 관리자의 능력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좋은 관리자는 적은 인원으로도 더 높은 성과를 내고, 직원들이 불필요한 업무에 시간을 쓰지 않도록 하며, 빠르게 의사결정하고 장애물을 제거합니다.

회사의 평가와 보상도 조직의 크기보다 결과와 개선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직원을 많이 거느리는 관리자보다 업무절차를 개선해 필요한 인원을 줄이고 처리량을 높인 관리자를 더 높게 평가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관리자들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부서와 인원을 확대하려 합니다.

사람이 늘어나는 속도보다 성과가 늘어나는 속도를 보라

회사가 성장하면 직원이 늘어나는 것은 자연스럽습니다.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고, 서비스 품질을 높이며, 기존 직원의 과도한 업무를 줄이기 위해 인력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사람을 채용하는 것 자체가 아닙니다.

인원이 증가한 만큼 회사가 더 많은 일을 처리하고, 더 빠르게 대응하며, 더 높은 품질을 만들고 있는지 확인하지 않는 것이 문제입니다.

10년 전 세 명이 하던 일을 지금 여섯 명이 하고 있다면 단순히 직원들이 게으르다고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숙련된 실무자가 관리직으로 빠졌는지, 관리단계가 불필요하게 늘어났는지, 보고와 회의가 실제 업무를 대신하고 있는지, 매출 증가를 업무량 증가로 잘못 판단했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이제는 업무관리 시스템과 자동화 도구가 발전하고 AI의 도움도 커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조직이 계속 과거의 방식으로 인력을 늘린다면 기술이 만들어 주는 생산성 향상은 새로운 보고와 관리업무에 흡수될 수 있습니다.

파킨슨의 법칙은 단순히 “일을 빨리 하라”는 교훈이 아닙니다.

조직은 별도의 통제와 점검이 없으면 업무량보다 더 빠르게 팽창할 수 있다는 경고입니다.

대표와 경영진은 채용할 때마다 새로운 직원이 어떤 결과물을 추가할 것인지 물어야 합니다.

관리직을 만들 때마다 그 관리자가 어떤 병목을 해결하고 어떤 성과를 높일 것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AI를 도입할 때마다 어떤 기존 업무와 보고서를 없앨 것인지 결정해야 합니다.

조직의 규모가 회사의 성장을 보여주는 것은 아닙니다.

같은 인원으로 더 많은 가치를 만들고, 늘어난 인원이 분명한 추가성과를 만들어 내는 조직이 진정으로 성장하는 조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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