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많이 하고도 승진하지 못하는 이유를 설명

일을 많이 하면 승진도 잘할까? 내가 승진하지 못하는 이유

핵심 요약

  • 일을 많이 하는 것과 더 큰 책임을 맡을 준비가 되어 있다는 평가는 다를 수 있습니다.
  • 승진에 필요한 역할과 기준을 면담으로 확인하고 자신의 성과·협업·관리능력을 점검하세요.
  • 기준과 기회가 불명확하다면 기다림과 이직을 검토하되 승진 결과를 인생 전체의 평가로 받아들이지 마세요.

몇 개 회사를 돕는 일을 하다 보니 그 회사들을 가끔 방문합니다. 그러다 보면 업무 때문에 젊은 직원들과 자연스럽게 안면을 트게 되고, 때로는 식사도 같이합니다.

조금 친해지고 나면 이런저런 고민을 듣게 됩니다. 이직 이야기와 상사 이야기도 나오고 회사에 대한 불만도 나옵니다.

그중 가끔 받는 질문이 승진에 관한 것입니다.

“저는 일을 정말 많이 하는데 왜 승진이 잘 안 되는 걸까요?”

“회사에서는 어떤 사람을 승진시키나요?”

“결국 상사에게 잘 보여야 승진하는 것 아닌가요?”

직장생활에서 승진이 차지하는 몫이 크기 때문일 것입니다.

고위직으로 올라가면 오히려 조기 퇴직할 가능성이 커진다며 승진을 바라지 않는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창 의욕 있게 일하고 자신의 능력과 존재감을 확인하고 싶은 나이라면 승진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직장생활을 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조금 망설입니다.

제가 직장생활을 한창 하던 시절과 지금 젊은 분들이 일하는 시대는 많이 다릅니다. 성장한 환경도 다르고 직장을 바라보는 생각도 다릅니다.

괜히 과거의 경험을 가지고 요즘 사람들에게 맞지도 않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무엇보다 다음과 같은 뻔한 이야기를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회사에서는 무조건 참고 열심히 해야 해.”

“윗사람 말을 잘 들으면 언젠가는 알아줘.”

현실의 회사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열심히 일해도 승진하지 못할 수 있고, 평가하는 사람이 직원을 제대로 보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승진할 자리가 없거나 회사의 실적이 나빠 승진 인원 자체가 줄어들 수도 있습니다.

다만 직원으로 일해보기도 하고, 나중에는 다른 사람을 평가하고 승진을 고민하는 위치에도 있어보니 한 가지는 분명히 느꼈습니다.

일을 많이 하는 것과 다음 직급을 맡길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은 꼭 같은 말은 아니었습니다.

승진을 생각하기 전에 나는 왜 회사를 다니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조금 엉뚱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저는 승진 이야기를 하기 전에 자신이 직장생활에서 무엇을 원하는지 먼저 생각해보라고 권합니다.

모든 사람이 직장에서 같은 것을 원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는 다른 사람들과 경쟁하며 계속 높은 자리로 올라가 최고경영진까지 가보고 싶어 할 수 있습니다. 경쟁과 성취 자체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사람도 있습니다.

누군가는 승진보다 자신이 하는 일 자체가 좋습니다. 직급이 올라가는 것보다 전문성을 인정받는 것이 훨씬 중요할 수도 있습니다.

지금 하는 일이 특별히 좋지는 않지만 안정적인 생활비를 벌 수 있고 퇴근 후의 삶을 지킬 수 있다는 데 만족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어느 것이 옳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내가 직장생활에서 무엇을 원하는지를 스스로 알고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차이가 큽니다.

승진이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사람에게 승진 누락은 큰 실패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직장에 바라는 것이 다른 사람이라면 승진이 조금 늦는 것이 반드시 자신의 실패를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남들이 모두 승진에 민감하다고 해서 나까지 그래야 할 이유도 없습니다.

반대로 자신이 정말 승진을 원한다면 회사가 다음 직급에 요구하는 역할이 무엇인지도 냉정하게 살펴봐야 합니다. 현재 맡은 일을 많이 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생각하는 ‘승진할 사람’과 회사가 생각하는 사람은 다를 수 있습니다

승진에서 가장 힘든 부분 중 하나가 이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충분히 승진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회사의 평가는 다릅니다.

그럴 때 사람은 자연스럽게 억울해집니다.

“저 사람보다 내가 일을 훨씬 많이 하는데.”

“성과도 내가 더 좋은데.”

“결국 상사에게 잘 보여야 하는 것 아닌가.”

실제로 평가가 잘못된 경우도 있습니다. 사람을 보는 상사의 판단이 항상 옳을 수는 없습니다. 조직 내 인간관계나 사내 정치가 평가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분명히 있습니다.

그러나 그 가능성을 잠시 내려놓고 한 가지는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내가 생각하는 승진 요건과 나를 평가하는 사람이 생각하는 승진 요건이 같은가?

직원은 자신이 얼마나 많은 일을 했는지를 중요하게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회사는 그 사람에게 지금보다 더 큰 책임을 맡겨도 되는지를 볼 수 있습니다.

직원은 자신이 실수를 적게 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회사는 문제가 생겼을 때 스스로 판단하고 해결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지를 볼 수 있습니다.

직원은 개인 성과를 중요하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관리직 승진을 검토하는 회사는 다른 사람의 업무까지 조정하고 성과를 끌어낼 수 있는지를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평가기준이 다르면 본인은 잘했다고 생각하는데도 회사의 평가는 전혀 다르게 나올 수 있습니다.

면접에서도 비슷한 일이 생깁니다. 지원자는 면접을 잘 봤다고 생각하지만 면접관들의 평가는 다를 수 있습니다. 지원자가 중요하게 생각한 것과 회사가 중요하게 본 것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평가의 차이는 면접을 잘 봤는데 왜 떨어졌을까?|면접이 끝난 뒤 면접관들이 하는 이야기에서도 다룬 적이 있습니다.

승진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이러한 차이가 존재한다는 사실부터 받아들이면 적어도 왜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는 조금 더 차분하게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일을 많이 하는 직원과 다음 직급을 맡길 수 있는 직원은 무엇이 다를까

어떤 사람에게 조금 낯설고 어려운 과제가 주어졌다고 해보겠습니다.

한 사람은 처음 해보는 일이라 당황하면서도 이렇게 생각합니다.

‘어떻게 하면 되지?’

자료를 찾아보고 경험 있는 사람에게 물어봅니다. 필요하면 상사에게 조언도 구합니다. 완벽하게 해낼 자신은 없지만 일단 방법을 찾아봅니다.

다른 사람은 같은 상황에서 먼저 이런 생각을 합니다.

‘왜 이 일을 나에게 시키지?’

‘해본 적도 없는데 나보고 어쩌라는 거야?’

‘이건 원래 내 일이 아닌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시키는 일을 무조건 받아들이라는 뜻이 아닙니다.

명백히 부당한 업무를 떠넘기거나 한 사람에게 지속적으로 과도한 일을 몰아주는 조직이라면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그것까지 도전정신이나 책임감이라는 이름으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습니다.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정상적인 업무 범위에서 새로운 일이 생겼을 때 그것을 대하는 첫 번째 태도입니다.

일을 맡기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두 사람은 상당히 다르게 보입니다.

첫 번째 사람에게는 다음에 조금 더 어려운 일을 맡겨보고 싶습니다. 필요하다면 지원해주고 싶은 마음도 생깁니다.

반면 새로운 일이 생길 때마다 먼저 하지 못할 이유를 찾는 사람에게는 점점 중요한 일을 맡기기 어려워집니다.

이런 일이 몇 년 반복되면 두 사람에게 주어지는 기회의 차이가 조금씩 커질 수 있습니다.

다음 표를 보면 회사가 업무량만으로 승진 여부를 결정하지 않는 이유를 조금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판단 항목현재 일을 많이 하는 직원다음 직급을 맡길 수 있는 직원
업무 수행주어진 일을 성실하게 처리합니다업무의 목적과 우선순위까지 이해합니다
일정관리상사가 일정을 알려주면 맞춰서 처리합니다필요한 시점을 미리 파악하고 준비합니다
문제 대응문제가 생기면 상사에게 알립니다문제가 커지기 전에 알리고 대안을 함께 제시합니다
새로운 업무경험이 없다는 점부터 걱정합니다필요한 정보와 도움을 찾아 해결 방법을 만듭니다
협업자신의 업무를 끝내는 데 집중합니다관련 부서와 일정을 조정해 전체 결과를 만듭니다
후배·동료개인 성과를 만드는 데 강합니다다른 사람도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돕습니다
상사의 부담상사가 계속 진행상황을 확인해야 합니다중요한 부분만 공유해도 업무를 맡길 수 있습니다
책임 범위현재 직급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합니다다음 직급에서 필요한 역할을 일부 보여줍니다

모든 직원이 표의 오른쪽처럼 일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현재 직급에서 맡은 일을 성실하게 수행하는 것도 충분히 가치 있는 일입니다.

다만 본인이 승진을 원한다면 회사가 단순히 업무량만 보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같은 일을 몇 년 했는데도 꼭 누가 말해야 움직이는 사람이 있습니다

제가 여러 조직에서 사람을 지켜보면서 중요하게 느낀 차이가 있습니다.

어떤 직원은 자신이 담당하는 업무에 관한 한 마치 그 업무의 책임자인 것처럼 일합니다.

흔히 말하는 ‘주인의식’을 요구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회사의 주인은 주주이고, 직원에게 회사의 주인처럼 희생하라고 요구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제가 말하는 것은 자기 업무의 흐름을 스스로 알고 챙기는 것입니다.

매년 반복되는 업무가 있다면 올해 언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습니다. 작년에 문제가 있었던 부분이 있다면 올해는 미리 준비합니다.

상사가 말하기 전에 필요한 자료를 챙기고 문제가 예상되면 먼저 이야기합니다. 때로는 이렇게 제안합니다.

“다음 달에 이 일을 시작해야 하는데 이번에는 이런 방식으로 해보면 어떨까요?”

반면 몇 년 동안 같은 업무를 담당했는데도 매번 위에서 이야기해야 움직이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제 이것을 준비해야 하지 않아요?”

그 말을 듣고 나면 일을 시작합니다.

실제 업무에 들이는 노력이나 최종 결과만 놓고 보면 두 사람 사이에 큰 차이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둘 다 결국 일은 끝냈습니다.

그런데 관리자의 입장에서는 두 사람이 상당히 다르게 느껴집니다.

한 사람과 일할 때는 그 업무를 계속 머릿속에 넣어두지 않아도 됩니다. 다른 사람과 일할 때는 관리자가 그 직원의 업무 일정까지 기억하고 확인해야 합니다.

이 차이는 생각보다 큽니다.

승진은 현재 일을 열심히 한 것에 대한 상으로 직급을 하나 올려주는 일만은 아닙니다. 특히 직급이 올라갈수록 회사는 이런 질문을 하게 됩니다.

“이 사람에게 지금보다 더 큰 책임을 맡겨도 될까?”

스스로 자기 일을 계획하고 챙길 수 있는 사람이라면 다음에는 다른 사람의 업무까지 살펴보고 지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생깁니다.

반대로 자신의 일도 계속 누군가가 지시하고 확인해야 하는 사람에게 책임자 역할을 맡기려고 하면 관리하는 입장에서는 걱정이 생깁니다.

그래서 저는 젊은 직원들에게 가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일을 얼마나 많이 했는지만 보지 말고, 상사가 당신의 일을 얼마나 많이 대신 챙겨야 했는지도 한번 생각해보라고 말입니다.

둘 다 열심히 일했더라도 이 부분에서 평가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회사에서 대체하기 어려운 직원이라고 반드시 승진하는 것은 아닙니다

회사에서 꼭 필요한 사람이면 당연히 승진할 것 같지만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특정 업무를 혼자 처리하고 중요한 정보를 많이 알고 있어 회사가 그 사람 없이는 당장 곤란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업무를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지 않고 정보를 독점하며 자신만 처리할 수 있게 만들었다면 관리자로 승진시키기는 오히려 어려울 수 있습니다.

승진하면 기존 업무를 다른 사람에게 넘기고 더 넓은 역할을 맡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자신의 업무를 체계화하고 후배에게 전달하며, 자신이 다른 역할을 맡더라도 기존 업무가 계속 돌아가게 만드는 사람은 다음 직급으로 이동시킬 가능성이 커집니다.

‘나 없이는 이 일이 안 된다’는 상태와 ‘나를 승진시켜도 이 일이 계속 돌아간다’는 상태는 다릅니다.

조직에서 진정으로 가치 있는 직원과 정보를 독점해 대체하기 어려워 보이는 직원의 차이는 회사에서 대체하기 어려운 직원은 어떤 사람일까|정보를 독점하는 사람과 가치 있는 사람은 다릅니다에서 좀 더 자세히 다루었습니다.

승진 잘하는 사람은 정말 아부를 잘하는 사람일까

승진한 동료를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 때도 있을 것입니다.

‘저 사람은 상사에게 잘하니까.’

실제로 그런 요소가 전혀 없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사람의 평가에서 인간관계가 완전히 배제될 수도 없습니다. 상사와 개인적으로 가까운 사람이 유리한 평가를 받는 회사도 분명히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관리자와 경영자의 위치에서 사람을 평가하면서 느낀 것은 상사가 가장 편하게 생각하는 직원이 반드시 아부를 잘하는 직원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관리자 역시 자기 위의 누군가에게 평가받습니다. 팀장은 팀의 성과로 평가받고 임원은 담당 조직의 결과로 평가받습니다.

결국 자기 조직의 사람들이 일을 잘해야 관리자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관리자의 입장에서는 다음과 같은 사람이 고맙습니다.

  • 시키지 않아도 자기 업무의 일정과 진행상황을 챙기는 사람
  • 문제가 커지기 전에 먼저 이야기하는 사람
  • 문제만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가능한 해결방안도 함께 제시하는 사람
  • 관리자가 생각하지 못한 위험이나 기회를 알려주는 사람
  • 어려운 과제가 생겼을 때 무조건 피하기보다 해결 방법부터 찾아보는 사람
  • 개인 성과뿐 아니라 동료와 후배가 일할 수 있도록 돕는 사람

이런 사람과 일하면 관리자의 일도 쉬워집니다.

다만 업무 진행상황과 성과를 상사에게 정확하게 공유하는 것을 아부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무리 일을 잘해도 그 과정과 결과가 조직 안에서 전혀 공유되지 않으면 평가자가 제대로 알기 어렵습니다. 자신의 성과를 과장할 필요는 없지만 무엇을 개선했고 어떤 문제를 해결했는지는 객관적인 자료와 함께 알릴 필요가 있습니다.

승진하지 못한 원인은 세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승진에서 누락되면 모든 원인을 자신의 능력 부족으로 받아들이거나 반대로 전부 회사와 상사의 탓으로 돌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실제 원인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1. 아직 다음 직급을 맡을 준비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

현재 업무는 성실하게 수행하지만 스스로 계획하고 판단하는 능력이 부족할 수 있습니다.

개인 업무능력은 뛰어나지만 협업이나 후배지도에서 약점을 보일 수도 있습니다.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상사에게 판단을 넘기거나 자신의 업무만 끝내고 전체 결과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회사가 다음 직급에 요구하는 역할을 확인하고 부족한 부분을 준비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2. 평가자나 평가제도에 문제가 있는 경우

상사가 직원을 제대로 관찰하지 않거나 개인적인 호불호가 지나치게 반영될 수 있습니다.

성과평가 기준이 불분명하고 그때그때 대표나 임원의 판단에 따라 승진자가 결정되는 회사도 있습니다. 특정 부서나 출신을 우대하거나 실제 성과보다 사내 관계를 더 중요하게 보는 조직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 경우 개인의 노력만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회사에서 평가기준을 확인할 수 있는지, 다른 상사나 인사책임자에게 객관적인 의견을 들을 수 있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3. 조직구조상 승진할 자리가 없는 경우

본인이 아무리 준비되어 있어도 승진할 자리가 없을 수 있습니다.

조직 전체가 정체되어 위의 사람들이 움직이지 않으면 아래에서도 자리가 나지 않습니다. 회사의 실적이 나빠 승진 자체를 최소화할 수도 있고, 자신의 직무가 조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아 상위 직급이 거의 없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승진하지 못한 원인을 자신의 업무능력에서만 찾으면 답이 나오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세 가지 원인을 구분하는 것입니다.

내가 준비되지 않은 문제라면 준비하면 됩니다. 평가가 왜곡된 문제라면 그 조직에서 공정한 기회를 받을 가능성을 살펴봐야 합니다. 구조적으로 자리가 없는 문제라면 기다릴 것인지 다른 기회를 찾을 것인지 판단해야 합니다.

승진 누락의 원인에 따라 다음 행동이 달라집니다

역할 준비의 문제
다음 직급이 요구하는 판단·협업·후배지도 중 무엇을 보완할지 구체적인 사례로 확인합니다.
평가의 문제
평가기준과 실제 성과기록을 비교하고 객관적인 피드백을 요청합니다.
자리와 구조의 문제
조직의 성장과 상위 직급의 기회를 확인한 뒤 기다림과 다른 경로를 검토합니다.

여러 원인이 함께 작용할 수 있습니다. 업무량이나 한 번의 승진 결과만으로 자신의 능력 전체를 단정하지 않습니다.

내가 승진할 준비가 되었는지 스스로 점검하는 질문

승진 누락의 원인을 생각할 때 다음 질문에 솔직하게 답해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1. 상사가 제 업무 일정을 대신 기억하고 알려줘야 합니까?
  2. 반복되는 업무도 매번 지시를 받아야 시작합니까?
  3. 문제가 커진 뒤 보고합니까, 문제가 예상될 때 미리 알립니까?
  4. 문제를 보고할 때 가능한 해결방안도 함께 제시합니까?
  5. 낯선 업무를 받았을 때 방법부터 찾습니까, 하지 못할 이유부터 찾습니까?
  6. 제 업무가 회사와 부서의 전체 목표에 어떻게 연결되는지 알고 있습니까?
  7. 개인 성과뿐 아니라 동료와 후배가 성과를 내도록 도운 경험이 있습니까?
  8. 제가 자리를 비워도 담당 업무가 돌아가도록 자료와 절차를 정리했습니까?
  9. 현재 직급의 일을 많이 하는 데 머물러 있습니까, 다음 직급에 필요한 역할도 일부 맡고 있습니까?
  10. 지난 1년 동안 제가 해결한 문제와 만들어낸 성과를 구체적인 사실과 숫자로 설명할 수 있습니까?

모든 질문에 좋은 답을 해야 승진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다만 승진을 원한다면 ‘나는 일을 많이 했다’는 한 문장보다 이러한 질문을 통해 자신을 살펴보는 편이 훨씬 구체적인 준비가 됩니다.

승진에서 누락됐다면 상사에게 무엇을 물어봐야 할까

승진에서 누락된 직후에는 감정이 앞설 수 있습니다.

그 상태에서 상사를 찾아가 “왜 저는 승진하지 못했습니까?”라고만 물으면 대화가 방어적으로 흐르기 쉽습니다. 상사도 구체적인 설명 대신 “조금만 더 열심히 해보자”는 식으로 대답하고 끝낼 수 있습니다.

면담에서는 과거의 결과에 항의하는 것보다 다음 기회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확인하는 편이 낫습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이 물을 수 있습니다.

  • 다음 직급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역할은 무엇입니까?
  • 제가 현재 잘하고 있다고 평가받는 부분은 무엇입니까?
  • 다음 승진을 위해 보완해야 할 부분을 두세 가지만 구체적으로 알려주실 수 있습니까?
  • 부족하다고 평가된 실제 업무 장면이나 사례가 있었습니까?
  • 앞으로 어떤 업무나 프로젝트에서 성과를 보여주는 것이 좋습니까?
  • 어느 정도의 기간과 결과를 기대하고 계십니까?

여기서 중요한 것은 막연한 답변을 구체적인 행동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리더십이 부족하다”는 말을 들었다면 어떤 상황에서 그렇게 평가했는지 물어봐야 합니다. 후배지도인지, 부서 간 협업인지, 의사결정인지, 보고방식인지에 따라 개선할 내용이 전혀 달라집니다.

“성과가 더 필요하다”는 답변을 들었다면 어떤 성과를 어느 수준까지 만들어야 하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가능하다면 면담 내용을 간단히 정리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몇 달 뒤 실제로 무엇을 개선했고 어떤 결과를 만들었는지 다시 대화할 수 있어야 합니다.

면담을 해도 계속 기준이 바뀐다면 다른 문제입니다

상사와 면담한 뒤 요구받은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는데도 승진 기준이 계속 바뀌는 경우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개인 성과가 부족하다고 했다가 성과를 만들고 나면 협업이 부족하다고 말합니다. 협업을 개선하면 이번에는 근속기간이 부족하다고 합니다.

구체적인 기준을 물어도 답을 피하고 승진 시점에 대한 어떤 설명도 하지 않는다면 단순히 준비가 부족한 문제만은 아닐 수 있습니다.

회사가 직원을 붙잡기 위해 실현 가능성이 낮은 승진 약속을 반복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럴 때는 말보다 실제 기록을 봐야 합니다.

  • 같은 직무에서 실제 승진한 사람이 있는가?
  • 승진한 사람에게 적용된 기준이 나에게도 비슷하게 적용되는가?
  • 상사가 제시한 개선사항을 충족했을 때 평가가 달라졌는가?
  • 회사가 성장하거나 조직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가?
  • 위 직급의 자리가 현실적으로 열릴 수 있는가?

몇 년 동안 같은 설명만 반복되고 실제 기회가 전혀 없다면 무작정 기다리는 것이 충성심이나 인내심은 아닐 수 있습니다.

기다릴 것인지 이직할 것인지 어떻게 판단할까

승진하지 못했다고 바로 회사를 떠날 필요는 없습니다.

현재 회사에서 배울 것이 있고 보상과 업무환경이 괜찮으며 향후 기회가 현실적으로 존재한다면 조금 더 기다릴 수 있습니다.

반대로 다음과 같은 상황이라면 이직을 검토할 이유가 있습니다.

  • 회사가 요구하는 승진 기준을 아무도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합니다.
  • 요구받은 성과를 만들어도 평가기준이 계속 달라집니다.
  • 조직이 오랫동안 정체되어 현실적으로 승진할 자리가 없습니다.
  • 자신의 직무에는 상위 경력경로가 거의 없습니다.
  • 개인적인 호불호나 사내 관계가 평가를 지나치게 좌우합니다.
  • 현재 회사에서 쌓는 경험이 외부 경력으로도 이어지기 어렵습니다.
  • 승진뿐 아니라 급여, 업무범위, 성장기회도 장기간 정체되어 있습니다.

다만 이직을 결정했다면 생각을 ‘승진시켜주지 않아서 나온다’에서 끝내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내가 왜 승진하지 못했는지, 다음 회사에서는 어떤 역할과 경력경로를 원하는지, 현재 회사에서 부족했던 점을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까지 정리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회사를 옮긴 뒤에도 비슷한 문제가 반복될 수 있습니다.

승진하지 못했다고 해서 반드시 능력이 부족한 것은 아닙니다

여기까지 읽으면 결국 회사가 원하는 사람이 되라는 이야기처럼 들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현실의 승진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내가 아무리 준비되어 있어도 자리가 없을 수 있습니다. 회사 실적이 좋지 않아 승진 인원이 크게 줄어들 수 있고, 나를 평가하는 상사가 내 능력을 제대로 보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현재 맡은 분야에서는 뛰어난 전문가이지만 관리직 역할이 잘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유능한 실무자가 반드시 유능한 관리자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본인은 전문성을 더 깊게 쌓고 싶은데 회사가 관리직 승진만을 성공의 기준으로 제시한다면 서로 원하는 경력의 방향이 다를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승진하지 못한 결과만으로 자신의 능력과 직장생활 전체를 부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대신 두 가지 질문은 구분해야 합니다.

“나는 승진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나는 정말 승진을 원하는가?”

첫 번째 질문은 회사가 다음 직급에 요구하는 역할과 자신의 준비상태에 관한 것입니다.

두 번째 질문은 자신의 삶과 직장생활에서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가에 관한 것입니다.

두 질문의 답은 같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일을 많이 했다는 사실만으로 평가가 완성되지는 않습니다

승진에서 누락되면 속상합니다.

그럴 때 곧바로 “회사가 나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결론 내리기 전에 몇 가지를 생각해봤으면 합니다.

나는 일을 많이 한 것일까, 아니면 일을 맡길 수 있는 사람이 되었을까.

내가 맡은 업무를 누군가 계속 챙겨줘야 했을까, 아니면 내가 먼저 챙겼을까.

낯선 일이 주어졌을 때 해결 방법을 먼저 찾았을까, 하지 못할 이유를 먼저 찾았을까.

내가 없어도 업무가 돌아갈 수 있도록 동료와 후배를 키우고 업무를 체계화했을까.

현재 직급에서 요구하는 일을 반복한 것일까, 다음 직급에 필요한 역할까지 일부 보여주었을까.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나는 직장생활에서 정말 무엇을 원하는가.

승진이 자신이 원하는 길이라면 회사가 다음 직급에 요구하는 역할이 무엇인지 냉정하게 바라보고 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반대로 승진 경쟁보다 자신이 하는 일과 전문성, 안정적인 생활,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나 직장 밖의 삶이 더 중요하다면 다른 사람의 승진 속도로 자신의 인생에 점수를 매길 필요는 없습니다.

승진하지 못한 이유를 냉정하게 돌아보는 것과 회사의 평가를 자기 인생 전체에 대한 판정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승진과 행복의 관계를 조금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보고 싶다면 승진 못해도 괜찮다, 행복하게 살자|회사의 평가가 내 인생의 평가가 아닌 이유도 함께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저도 이제는 젊은 직원들과 직장생활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 제 경험이 정답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시대도 달라졌고 사람마다 원하는 삶도 다르기 때문입니다.

다만 직원으로 일해보기도 하고, 다른 사람을 평가하고 승진을 고민하는 위치에도 있어보니 한 가지는 분명하게 느꼈습니다.

일을 많이 하는 것과 승진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은 꼭 같은 말은 아니었습니다.

그 차이를 이해하면 다음 승진을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가 조금 더 분명해집니다. 동시에 승진하지 못한 결과가 자신의 능력과 인생 전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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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연봉, 10년을 근무해도 왜 기대만큼 오르지 않을까|회사는 직원의 연봉을 어떻게 판단할까

    회사 관점의 업무 가치와 보상기준을 이해하고 연봉협상을 준비합니다.

  2. 회사에서 대체하기 어려운 직원은 어떤 사람일까|정보를 독점하는 사람과 가치 있는 사람은 다릅니다

    정보 독점 대신 조직에 남는 성과로 자신의 가치를 높입니다.

  3. 승진 못해도 괜찮다, 행복하게 살자|회사의 평가가 내 인생의 평가가 아닌 이유

    승진과 삶의 만족을 구분하고 자신에게 맞는 성장경로를 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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