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재고 손절을 결정하는 방법

악성재고는 언제 손절해야 할까|보유·할인·처분을 숫자로 비교하는 방법

핵심 요약

  • 악성재고는 과거 매입가보다 앞으로 회수할 현금과 추가로 발생할 비용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 계속 보유·할인 판매·처분의 예상 회수액과 보관·광고비를 비교하세요.
  • 결정을 미루는 동안에도 손실과 자금 부담이 늘 수 있으므로 실행할 기준과 시점을 정해야 합니다.

사업을 하면서 가장 내리기 어려운 결정 중 하나가 팔리지 않는 상품을 포기하는 일입니다.

사업자는 처음부터 실패할 상품이라고 생각하고 제품을 들여오지 않습니다. 시장조사를 하고 경쟁제품을 살펴보며, 공급업체를 찾아 가격과 거래조건을 협상합니다.

수입제품이라면 샘플을 받아 검토하고 인증이나 시험을 진행하며, 포장과 설명서를 만들고 MOQ에 맞춰 발주합니다. 이후 국제운송과 통관까지 거쳐 어렵게 상품을 창고에 입고시킵니다.

그 과정에는 돈뿐 아니라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들어갑니다.

그러니 막상 상품이 팔리지 않는다고 해서 몇 달 만에 “이 제품은 실패했다. 손해를 보고 정리하자”고 결정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조금만 더 기다리면 팔릴 것 같고, 광고를 조금 더 하면 반응이 올 것 같고, 계절이 바뀌면 나아질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 역시 사업 현장에서 이런 판단이 얼마나 어려운지 여러 번 경험했습니다.

하지만 경영에서는 결국 결정해야 할 때가 옵니다. 이미 들어간 돈이 아깝다는 이유로 앞으로 더 많은 돈을 잃어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악성재고를 손절한다는 것은 단순히 싸게 파는 결정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현재 상태로 계속 판매할 때 얼마를 회수할 수 있는지, 할인하면 판매속도가 얼마나 달라지는지, 지금 일괄 처분하면 얼마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는지를 비교해 손실이 더 커지기 전에 멈추는 경영판단입니다.

재고가 많다고 모두 악성재고는 아닙니다

먼저 재고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악성재고라고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신제품 출시 직후라 아직 판매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계절상품이라면 본격적인 판매시기가 돌아오지 않았을 수 있고, 현재 판매량은 적지만 검색량이나 주문량이 조금씩 증가하는 상품도 있습니다.

제가 중요하게 보는 것은 재고수량 자체보다 판매 추세와 앞으로의 판매 가능성입니다.

예를 들어 처음에는 월 30개밖에 팔리지 않던 상품이 40개, 60개, 80개로 증가하고 있다면 현재 재고가 많더라도 판단을 조금 더 기다려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광고비를 계속 투입하고 할인이나 프로모션도 진행했는데 판매량이 50개, 45개, 48개, 42개처럼 정체되거나 감소하고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특히 일정 기간 동안 상세페이지 개선, 광고 확대, 쿠폰 제공, 판매채널 추가 등 여러 방법을 시도했는데도 판매 추세가 우상향으로 전환되지 않는다면 이를 첫 번째 경고신호로 봐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어느 한 달의 판매량이 아니라 방향입니다.

부진재고와 악성재고는 구분해야 합니다

판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바로 악성재고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음과 같은 경우라면 우선 부진재고로 보고 조금 더 관찰할 수 있습니다.

  • 출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판매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
  • 계절성이 강해 아직 성수기가 오지 않은 경우
  • 판매량이나 검색량이 완만하게 증가하고 있는 경우
  • 상세페이지나 광고전략을 아직 충분히 시험하지 않은 경우
  • 경쟁제품과 비교해 가격·품질·기능상 개선 가능성이 남아 있는 경우
  • 새로운 거래처나 판매채널이 구체적으로 협의되고 있는 경우

반면 다음과 같은 상황이 함께 나타난다면 단순한 판매부진을 넘어 악성재고로 전환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 일정 기간 판매량이 정체되거나 계속 감소한다.
  • 광고비를 늘려도 판매량이 의미 있게 증가하지 않는다.
  • 현재 판매속도로는 재고소진에 지나치게 오랜 시간이 걸린다.
  • 경쟁제품이나 후속제품 등장으로 상품성이 계속 낮아지고 있다.
  • 가격을 낮춰도 소비자 반응이 거의 달라지지 않는다.
  • 보관료와 광고비가 당초 기대이익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 상품에 묶인 자금 때문에 더 유망한 제품을 발주하지 못하고 있다.
  • 추가 발주 가능성은 없고 현재 재고를 소진한 뒤 단종할 가능성이 높다.

악성재고는 단지 많이 남은 재고가 아닙니다.

시간이 지나도 판매 가능성이 회복되지 않으면서 보유할수록 추가 비용과 자금부담이 커지는 재고입니다.

먼저 재고소진 예상기간부터 계산해야 합니다

악성재고 여부를 판단할 때 가장 먼저 계산해 볼 숫자는 현재 판매속도로 재고를 모두 소진하는 데 걸리는 기간입니다.

계산식은 단순합니다.

재고소진 예상기간 = 현재 판매 가능한 재고수량 ÷ 최근 월평균 판매수량

현재 재고가 1,000개이고 최근 월평균 판매량이 50개라면 예상 소진기간은 20개월입니다.

1,000개 ÷ 월 50개 = 20개월

이 숫자만으로 바로 손절 여부를 결정할 수는 없습니다. 상품마다 판매주기와 계절성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다만 판매시기가 짧은 계절상품이나 신제품 교체가 빠른 전자제품이라면 20개월은 상당히 긴 기간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유행을 거의 타지 않고 보관비용도 낮은 소모품이라면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월평균 판매량도 단순한 연간 평균만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

지난 6개월 판매량이 80개, 70개, 60개, 50개, 40개, 30개처럼 계속 감소하고 있다면 평균은 55개이지만 앞으로도 매월 55개씩 팔릴 것으로 예상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재고소진 기간을 계산할 때는 다음을 함께 봐야 합니다.

  • 최근 3개월과 6개월의 월평균 판매량
  • 판매량이 증가하는지 감소하는지
  • 성수기와 비수기의 차이
  • 광고비 변화에 따른 판매량 변화
  • 신규 경쟁제품이나 대체상품 등장 여부
  • 현재 가격이 앞으로도 유지될 수 있는지

재고소진 예상기간은 정답이라기보다 현재 상황의 위험도를 보여주는 출발점입니다.

광고비를 늘려도 판매 추세가 바뀌지 않는다면 경고신호입니다

판매가 부진하면 가장 먼저 광고를 강화하게 됩니다.

온라인 판매라면 키워드 광고나 쇼핑 광고를 늘리고 쿠폰이나 프로모션을 진행합니다. 상세페이지를 수정하거나 판매채널을 추가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시도 자체는 필요합니다.

문제는 광고비를 계속 늘리는데도 판매 추세가 달라지지 않는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월 광고비를 100만원에서 150만원, 다시 200만원으로 늘렸는데 판매량은 거의 그대로라고 해보겠습니다.

이때부터는 질문을 바꿔야 합니다.

“광고를 얼마나 더 해야 팔릴까?”

가 아니라,

“이 상품 자체의 시장성이 우리가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낮은 것은 아닐까?”

를 물어야 합니다.

광고는 존재하는 수요를 발견하고 구매를 촉진할 수는 있어도, 시장에서 충분한 매력을 갖지 못한 상품을 무한정 살려낼 수는 없습니다.

광고비를 계속 투입해야 현재 판매량을 겨우 유지할 수 있다면 그 광고비 역시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 반드시 들어가는 실질적인 비용입니다.

창고에 있는 동안에도 상품의 원가는 계속 커집니다

재고가 팔리지 않을 때 업계에서 자조적으로 하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 상품은 팔리지는 않고 창고에서 원가만 무럭무럭 자란다.”

웃으며 하는 이야기지만 실제 경영에서는 상당히 무서운 말입니다.

상품의 매입원가는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그러나 재고가 창고에 들어간 뒤부터 또 다른 비용이 붙기 시작합니다.

외부 물류창고를 이용한다면 보관료가 발생합니다. 입출고 관리비와 재고관리 비용이 추가될 수도 있습니다.

자체 창고라고 해서 공짜는 아닙니다. 그 공간에 잘 팔리는 다른 상품을 보관할 수 있었다면 기회비용이 생깁니다. 창고를 임차하고 있다면 임차료 중 일부도 결국 그 재고를 보유하기 위해 사용되는 비용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재고에 묶인 현금입니다.

3천만원어치 상품이 팔리지 않고 창고에 남아 있다면 장부에는 3천만원의 재고자산이 있을지 모르지만, 사업자가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현금 3천만원은 없습니다.

그 돈으로 다음 상품을 발주할 수도 없고, 마케팅을 할 수도 없으며, 회사의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재고의 원가는 공장에서 사온 가격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팔리지 않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 재고를 유지하기 위해 회사가 부담하는 실질적인 비용은 계속 증가합니다.

손절 판단에서는 이미 들어간 돈과 앞으로 들어갈 돈을 구분해야 합니다

악성재고 판단을 가장 어렵게 만드는 것은 이미 투입한 비용입니다.

“인증비만 얼마가 들어갔는데.”

“금형비가 얼마인데.”

“초도물량을 들여오느라 얼마나 고생했는데.”

“광고비도 이미 이렇게 많이 썼는데.”

모두 사실입니다. 그래서 포기하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앞으로의 의사결정에서는 이미 회수하기 어려운 비용과 지금부터 추가로 들어갈 비용을 구분해야 합니다.

인증비 500만원을 이미 사용했다고 해서 앞으로 광고비 500만원을 더 투입해야 할 이유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초도물량을 들여오는 데 5천만원이 들어갔다고 해서 판매 가능성이 낮은 상품을 몇 년 동안 창고에 보관해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현재 시점에서 판단해야 할 질문은 이것입니다.

“오늘부터 이 상품에 돈을 더 투입하면 앞으로 얼마의 현금을 회수할 수 있는가?”

이미 지출해 되돌릴 수 없는 매입대금과 인증비, 금형비는 과거의 의사결정에 따른 비용입니다.

손절 여부를 결정할 때는 다음 두 가지를 비교해야 합니다.

  • 앞으로 계속 보유하고 판매할 때 회수할 수 있는 현금
  • 지금 할인하거나 일괄 처분할 때 회수할 수 있는 현금

과거에 얼마를 썼는지가 아니라 앞으로 어떤 선택이 회사에 더 많은 현금을 남기는지를 봐야 합니다.

계속 판매할 때의 미래 현금회수액을 계산해 봅니다

정상판매를 계속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면 단순히 판매가격에서 매입원가만 빼서는 안 됩니다.

앞으로 들어갈 모든 비용을 반영해야 합니다.

계속 판매할 때 예상 순현금회수액 = 예상 판매대금 − 앞으로 추가로 지급할 판매수수료·배송비·포장비·광고비·보관료·반품·교환·AS비·재고관리 및 처분비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이미 지급한 상품 매입대금을 미래 의사결정에 다시 비용으로 넣지 않는 것입니다.

물론 회계상 상품원가는 여전히 존재합니다. 그러나 지금 재고를 유지할지 처분할지를 결정하는 시점에서는 이미 지급한 원가보다 앞으로 추가로 들어오고 나갈 현금을 비교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가상 예제로 보유·할인·일괄처분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한 회사가 판매부진 상품 1,000개를 보유하고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현재 상황은 다음과 같습니다.

구분내용
남은 재고1,000개
정상 판매가격개당 50,000원
최근 월평균 판매량50개
개당 판매수수료·배송비·포장비10,000원
월 광고비1,000,000원
월 창고비·관리비500,000원
추가 발주 계획없음
상품 상태판매량 정체, 경쟁 신제품 등장

현재 속도라면 재고소진에 약 20개월이 걸립니다.

1,000개 ÷ 월 50개 = 20개월

이제 세 가지 방안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예제의 공통 가정: 1,000개는 AS·교환용 수량을 제외한 판매 가능 재고이며 매입대금은 이미 지급했습니다. 아래 금액은 부가가치세를 제외한 금액으로, 세금 납부·환급, 금융비용, 반품·AS와 자금의 시간가치는 계산에서 제외합니다. 세 방안 모두 전량 판매되고 대금 전액이 회수된다고 가정한 단순 비교입니다.

월 광고비와 창고비·관리비 150만원은 판매 중에는 전액 발생하고 재고를 모두 정리하면 중단할 수 있는 비용으로 가정합니다. 할인판매는 6개월간 900개, 7개월째 나머지 100개를 판매하며 마지막 달에도 한 달치 비용을 지급합니다. 일괄처분은 즉시 출고·정산해 추가 월 비용이 없고 운송·처리비 100만원만 발생한다고 봅니다.

실제로 재고를 처분해도 계속 내야 하는 창고 임차료나 기존 인건비는 전액 절감되는 비용으로 계산하면 안 됩니다. 중도해지비, 처분 대금의 지급 지연, 추가 보관료가 있다면 해당 방안에 반영해야 합니다. 의사결정으로 달라지는 미래 현금흐름을 구분하는 원칙은 ACCA의 관련원가 설명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확인: 2026년 9월 26일)

방안 1. 현재 가격으로 계속 판매하는 경우

예상 판매대금은 다음과 같습니다.

50,000원 × 1,000개 = 50,000,000원

판매수수료·배송비·포장비는 다음과 같습니다.

10,000원 × 1,000개 = 10,000,000원

20개월 동안 들어갈 광고비와 창고비·관리비는 다음과 같습니다.

월 1,500,000원 × 20개월 = 30,000,000원

따라서 앞으로 회수할 것으로 예상되는 순현금은 약 1천만원입니다.

50,000,000원 − 10,000,000원 − 30,000,000원 = 10,000,000원

표면적으로는 개당 5만원에 판매하지만, 판매기간이 너무 길어지면서 광고비와 보관비가 대부분의 현금을 소진합니다.

여기에 상품가격 추가 하락, 판매량 감소, 반품과 AS 비용까지 발생한다면 실제 회수액은 더 줄어들 수 있습니다.

방안 2. 가격을 30% 할인해 판매속도를 높이는 경우

판매가격을 개당 35,000원으로 낮추고, 할인으로 월 판매량이 150개까지 증가한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재고소진에는 약 7개월이 걸립니다.

1,000개 ÷ 월 150개 = 약 6.7개월

예상 판매대금은 다음과 같습니다.

35,000원 × 1,000개 = 35,000,000원

판매수수료·배송비·포장비를 개당 10,000원으로 보면 총 1천만원입니다.

광고비와 창고비·관리비는 약 7개월 동안 발생합니다.

월 1,500,000원 × 7개월 = 10,500,000원

따라서 예상 순현금회수액은 약 1,450만원입니다.

35,000,000원 − 10,000,000원 − 10,500,000원 = 14,500,000원

판매가격은 크게 낮아졌지만 재고소진 기간이 20개월에서 약 7개월로 줄면서 현재 가격을 고수하는 것보다 오히려 더 많은 현금을 회수할 수 있습니다.

다만 가격을 낮춘다고 판매량이 반드시 세 배로 증가하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할인판매를 결정하기 전에는 단기간에 가격을 시험해 실제 판매량 변화와 광고효율을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가격을 10% 할인하면 얼마나 더 팔아야 할까|매출은 늘고 이익은 줄어드는 이유에서는 할인율에 따라 기존 이익을 유지하려면 판매량이 얼마나 증가해야 하는지를 별도로 설명했습니다.

방안 3. 거래처에 일괄 처분하는 경우

일부 재고처리업체나 특판 거래처가 1,000개 전량을 개당 25,000원에 매입하겠다고 제안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25,000원 × 1,000개 = 25,000,000원

일괄출고에 필요한 운송비와 처리비가 100만원이라면 약 2,400만원의 현금을 비교적 빠르게 확보할 수 있습니다.

25,000,000원 – 1,000,000원 = 24,000,000원

정상 판매가격 5만원과 비교하면 절반 가격에 처분하는 것이므로 큰 손해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미래 현금회수액을 비교하면 결과가 달라집니다.

방안예상 소진기간예상 순현금회수액
정상가격 유지약 20개월약 10,000,000원
30% 할인판매약 7개월약 14,500,000원
거래처 일괄처분즉시 또는 단기간약 24,000,000원
가상 재고 1,000개의 순현금회수액 비교: 정상판매 20개월 1,000만원, 30% 할인판매 7개월 비용 반영 1,450만원, 즉시 일괄처분 2,400만원. 이미 지급한 매입대금과 세금·금융비용·반품·AS는 제외.
같은 재고 1,000개를 정리하는 세 방안의 가상 비교입니다.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위 금액은 오늘부터 각 방안의 판매·정산이 끝날 때까지 누적한 명목 순현금입니다. 같은 기간의 수익률이나 현재가치 비교가 아니므로, 실제 판단에서는 월별 입출금 시점과 자금 부족 여부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일괄처분이 항상 유리하다는 뜻은 아니며 판매속도와 처분 견적이 달라지면 결과도 달라집니다.

이 사례에서는 정상가격을 고집하는 방안보다 일괄처분이 회사에 훨씬 많은 현금을 남깁니다.

물론 실제 판단에서는 브랜드 가격질서, 기존 거래처와의 관계, 시장에 저가상품이 대량으로 풀렸을 때의 영향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하지만 적어도 “정상가격보다 싸게 판다”는 이유만으로 일괄처분을 손해라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경영자는 표시가격이 아니라 앞으로 실제로 회수할 수 있는 현금을 비교해야 합니다.

할인하면 정말 판매량이 늘어나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앞의 사례에서는 가격을 30% 낮추면 월 판매량이 50개에서 150개로 증가한다고 가정했습니다.

그러나 실제 시장에서는 가격을 낮춰도 판매량이 거의 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상품이 팔리지 않는 이유가 가격이 아니라면 할인효과도 제한적입니다.

  • 제품 디자인이 이미 오래되었다.
  • 경쟁제품보다 기능이 부족하다.
  • 소비자 평가가 좋지 않다.
  • 브랜드 신뢰도가 낮다.
  • 검색수요 자체가 작다.
  • 계절이 지나갔다.
  • 소비자가 해당 상품군을 더 이상 찾지 않는다.

이런 경우에는 가격을 10% 또는 20% 낮춰도 판매량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본격적인 할인판매 전에 일정 기간 가격을 시험하고 다음을 비교하는 것이 좋습니다.

  • 할인 전후 방문자 수
  • 구매전환율
  • 광고비 대비 매출
  • 하루 또는 주간 판매량
  • 쿠폰만 사용했을 때의 반응
  • 다른 판매채널에서의 반응
  • 묶음판매와 단품판매의 차이

할인에 대한 반응이 없다면 가격을 조금씩 낮추며 시간을 보내기보다 일괄처분이나 다른 정리방법을 더 빨리 검토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악성재고를 정리하는 방법은 한 가지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악성재고를 손절한다고 해서 반드시 온라인 판매가격을 크게 낮추는 방법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상품과 거래구조에 따라 다음과 같은 방법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 기존 온라인 채널에서 기간을 정해 할인판매
  • 여러 개를 묶은 세트상품으로 판매
  • 다른 정상상품과 결합한 사은품 또는 패키지 판매
  • 기업·단체·행사용 특판
  • 도매업체나 지역 유통업체에 일괄판매
  • 해외 또는 다른 판매지역으로 유통
  • 리퍼·반품 전문채널 활용
  • 부품이나 구성품 단위로 활용
  • 판매가 어려운 경우 폐기 또는 기부 검토

다만 정상적으로 계속 판매할 상품과 단종할 상품은 가격정책을 다르게 봐야 합니다.

정상판매를 계속할 상품을 지나치게 낮은 가격으로 대량 판매하면 소비자가 낮아진 가격을 기억하고 기존 거래처의 가격질서도 흔들릴 수 있습니다.

반대로 추가 발주 없이 단종할 상품이라면 일정한 마진을 지키는 것보다 신속한 현금회수와 보관비 절감이 더 중요한 목표가 될 수 있습니다.

재고정리를 결정해도 마지막 한 개까지 팔아서는 안 됩니다

재고정리를 결정했다고 해서 창고에 있는 마지막 한 개까지 모두 판매해서는 안 됩니다.

특히 수입제품이나 OEM 제품을 단종하는 경우에는 나중에 AS나 교환용 제품이 필요해도 공장에 몇십 개만 다시 생산해 달라고 요청하기 어렵습니다.

MOQ가 맞지 않을 수도 있고, 시간이 지나면 해당 모델이나 부품의 생산 자체가 중단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본격적인 재고정리에 들어가기 전에 이미 판매된 제품의 반품·교환·AS에 대응할 수량을 먼저 떼어놓고 나머지를 판매 가능한 재고로 계산하는 것이 좋습니다.

AS용 보유수량을 대략적으로 검토할 때는 다음 요소를 봅니다.

  • 지금까지의 누적 판매수량
  • 과거 실제 불량률과 반품률
  • 남아 있는 품질보증기간
  • 교환 대신 부품수리로 처리할 수 있는 비율
  • 특정 부품만 별도로 확보할 수 있는지
  • 동일 증상 불량이 앞으로 증가할 가능성
  • 고객이나 거래처에 약속한 사후지원 범위

예를 들어 누적 판매량이 5,000개이고 과거 교환이 필요한 불량률이 1%였다면 단순 계산으로는 50개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아직 보증기간이 많이 남아 있고 최근 특정 불량이 증가하고 있다면 여유수량을 더 확보해야 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부품교체로 대부분 수리할 수 있다면 완제품 보유수량은 줄이고 필요한 부품을 별도로 확보할 수도 있습니다.

악성재고를 정리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창고를 모두 비운 뒤 기존 고객의 AS에 대응할 제품까지 없어지는 상황을 만들어서는 안 됩니다.

유지·할인·즉시 정리는 이렇게 구분해 볼 수 있습니다

악성재고 여부를 하나의 숫자로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다음과 같은 기준으로 현재 재고의 상태를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판단 항목유지 검토할인판매 검토즉시 정리 검토
판매 추세증가 중정체지속 감소
예상 소진기간사업계획 범위 안다소 장기지나치게 장기
광고효율개선 가능할인 시 개선 가능광고를 늘려도 반응 없음
상품 경쟁력유지일부 약화경쟁제품에 현저히 뒤처짐
보관비 부담낮음점차 증가기대이익을 상당 부분 잠식
자금 필요성여유 있음다른 발주에 영향운영자금이나 신사업을 방해
할인 반응정상가격에서도 판매할인 시 판매량 증가큰 할인에도 반응이 약함
추가 발주 가능성있음불확실단종 예정
미래 회수액계속 판매가 유리할인판매가 유리일괄처분이 유리

이 표는 기계적인 정답이 아니라 경영판단을 돕는 기준입니다.

여러 항목이 오른쪽에 가까울수록 “조금만 더 기다려 보자”는 판단보다 손실을 멈추는 결정을 검토해야 합니다.

악성재고 손절 판단표를 직접 만들어 보십시오

실제 보유상품을 판단할 때는 다음과 같이 간단한 표를 만들어 보는 것이 좋습니다.

항목현재 상태
현재 판매 가능한 재고수량
최근 3개월 월평균 판매량
최근 6개월 판매 추세증가 / 정체 / 감소
현재 속도의 예상 소진기간
앞으로 예상되는 총 판매대금
예상 판매수수료·배송비
예상 광고비
예상 창고비·관리비
예상 반품·AS 비용
계속 판매할 때 예상 순현금회수액
할인판매 시 예상 판매가격
할인판매 시 예상 소진기간
할인판매 시 예상 순현금회수액
일괄처분 가능가격
일괄처분 시 예상 순현금회수액
AS·교환용 별도 보유수량
최종 판단유지 / 할인판매 / 일괄처분 / 폐기

이 표를 작성하면 막연히 “손해를 많이 볼 것 같다”는 감정에서 벗어나 선택별 결과를 비교할 수 있습니다.

장부상 재고금액과 실제 회수 가능한 금액은 다를 수 있습니다

사업자는 창고에 3천만원의 재고가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재고가 실제로 3천만원의 현금으로 돌아올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정상 판매가격으로 모두 팔 수 있다면 장부상 재고가치 이상의 매출을 만들 수 있습니다. 반대로 상품이 오래되어 큰 폭의 할인 없이는 팔리지 않는다면 실제 회수 가능한 금액은 장부금액보다 훨씬 낮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악성재고를 판단할 때는 다음 세 숫자를 구분하는 것이 좋습니다.

  • 장부에 기록된 재고금액
  • 정상 판매했을 때의 예상 판매대금
  • 현재 시장에서 실제로 회수 가능한 금액

재고평가손실, 폐기손실, 부가가치세와 법인세 처리 등 회계·세무 문제는 재고의 상태와 처분방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실제 처리 전에는 세무대리인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회계처리가 복잡하다는 이유로 경제적으로 이미 가치가 크게 떨어진 재고를 계속 정상재고처럼 보유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재고회전은 결국 현금회전의 문제입니다

악성재고 문제를 재고수량만으로 보면 판단을 놓치기 쉽습니다.

재고는 회사의 현금이 상품으로 모습을 바꾼 것입니다.

상품이 판매되어 다시 현금으로 돌아와야 그 돈으로 다음 발주를 하고, 직원 급여와 운영비를 지급하며, 새로운 사업기회에도 투자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재고회전 문제를 이해하려면 손익만 볼 것이 아니라 현금흐름까지 함께 봐야 합니다.

재고회전율은 어떻게 계산할까|재고가 몇 번 돌아야 회사에 돈이 남을까에서는 재고회전율과 재고회전일수를 계산하고 그 숫자가 회사의 자금운영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실제 사례로 설명했습니다.

또한 매출은 늘었는데 왜 돈이 없을까?|기업경영에서 손익보다 현금흐름이 먼저인 이유에서는 장부상 이익이 발생해도 재고와 매출채권에 자금이 묶이면 회사에 현금이 부족해질 수 있는 이유를 다루었습니다.

악성재고 손절은 단순히 재고창고를 비우는 일이 아닙니다. 상품에 묶여 있던 현금을 회수해 회사가 다시 움직일 수 있게 만드는 일입니다.

처음부터 과도한 재고를 만들지 않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악성재고가 발생한 뒤 손절방법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좋은 방법은 처음부터 감당하기 어려운 재고를 만들지 않는 것입니다.

공장이 제시하는 MOQ와 수량별 단가만 보고 초도발주량을 결정하면 판매가 예상보다 부진할 때 큰 재고위험을 떠안을 수 있습니다.

개당 원가를 조금 낮추기 위해 필요 이상으로 많은 물량을 발주했는데 판매되지 않는다면 단가에서 절감한 금액보다 훨씬 큰 보관비·광고비·자금비용을 부담할 수 있습니다.

첫 발주수량은 어떻게 정해야 할까|많이 사면 싸다는 생각이 위험한 이유에서는 초도발주량을 정할 때 MOQ와 단가뿐 아니라 판매속도, 재주문 기간, 감당 가능한 손실규모를 함께 봐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잘못 들여온 상품보다 더 위험한 것은 결정을 미루는 것입니다

상품 하나를 선정해 시장에 내놓는 과정은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사업자는 돈을 벌기 위해 제품을 찾았고,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상품을 준비했습니다. 그래서 그 상품을 포기하는 결정이 어려운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모든 상품이 성공할 수는 없습니다.

사업을 오래 하려면 성공한 상품에서 이익을 얻는 능력만큼이나 잘못된 상품에서 언제 빠져나올지를 판단하는 능력도 필요합니다.

판매 추세가 개선되지 않고, 광고비를 계속 투입해도 반응이 없으며, 창고비와 각종 비용이 쌓이면서 기대이익까지 사라지고 있다면 더 이상 최초의 사업계획만 붙들고 있어서는 안 됩니다.

그 순간부터 질문은 바뀌어야 합니다.

“얼마에 팔아야 원래 계획한 이익을 남길 수 있을까?”

가 아니라,

“지금 정리하면 얼마를 회수할 수 있고, 계속 가지고 있으면 앞으로 얼마를 더 잃게 될까?”

를 물어야 합니다.

창고 안에서 상품이 팔리기를 기다린다고 시간이 멈추는 것은 아닙니다.

팔리지 않는 동안에도 보관료가 발생하고 광고비가 들어가며 회사의 자금은 재고에 묶여 있습니다.

악성재고 손절은 손해를 볼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정하는 일이 아닙니다.

이미 발생하기 시작한 손실을 어디에서 멈출 것인지, 그리고 남아 있는 재고를 어떻게 현금으로 바꾸어 다음 기회를 만들 것인지를 결정하는 일입니다.

그 원가가 더 자라기 전에 멈추는 것.

그것 역시 경영자가 내려야 하는 중요한 결정입니다.

다음에 읽으면 좋은 글

지금 읽은 내용과 이어지는 질문을 골라보세요.

  1. 재고회전율은 어떻게 계산할까|재고가 몇 번 돌아야 회사에 돈이 남을까

    재고회전율과 회전일수로 품목별 자금 묶임을 점검합니다.

  2. 가격을 10% 할인하면 얼마나 더 팔아야 할까|매출은 늘고 이익은 줄어드는 이유

    할인 전후 공헌이익을 비교해 필요한 추가 판매량을 계산합니다.

  3. 첫 발주수량은 어떻게 정해야 할까|많이 사면 싸다는 생각이 위험한 이유

    예상 판매량·재발주 납기·자금한도를 함께 보고 첫 발주량을 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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