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회전율에 대한 설명

재고회전율은 어떻게 계산할까|재고가 몇 번 돌아야 회사에 돈이 남을까

핵심 요약

  • 재고회전율은 기간과 원가 기준을 맞춰 계산하고 품목별 재고연령과 함께 봐야 합니다.
  • 회전이 느린 재고가 현금을 얼마나 묶는지, 추가 발주가 필요한지 점검하세요.
  • 재고를 무조건 줄이기보다 필요한 물량·시점과 예상이 빗나갔을 때의 처분 판단을 관리해야 합니다.

사업을 하다 보면 재고를 두고 상반된 걱정을 하게 됩니다.

재고를 많이 사면 팔리지 않을까 걱정되고, 적게 사면 정작 잘 팔릴 때 물건이 없어 판매기회를 놓칠까 걱정됩니다. 공급업체는 수량을 늘리면 단가를 낮춰주겠다고 하고, 영업부서는 품절이 생기지 않도록 넉넉히 확보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반면 자금담당자는 재고에 너무 많은 돈이 묶여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이때 대표가 확인해야 할 숫자 중 하나가 재고회전율입니다.

재고회전율은 회사가 보유한 재고가 일정 기간 몇 번 판매됐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이와 함께 보는 재고회전일수는 현재 수준의 재고가 평균적으로 며칠 만에 판매되는지를 보여줍니다.

그러나 재고회전율을 단순히 높을수록 좋은 숫자로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회전율이 낮으면 재고와 자금이 오랫동안 묶일 수 있지만, 지나치게 높으면 재고 부족으로 판매기회를 놓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계절상품이라면 생산과 운송에 걸리는 시간까지 고려해야 하고, 소모품을 사용하는 제품이라면 완제품 단종 후에도 소모품 공급책임이 남을 수 있습니다.

결국 재고회전율은 회사의 성적을 판정하는 하나의 숫자가 아니라, 발주·판매·할인·재주문·신제품 도입을 판단하기 위한 경영지표로 사용해야 합니다.

시장이 좋아 보인다는 이유로 많은 물량을 들여온 회사

제가 제품구매와 신제품 도입을 조언했던 어느 회사의 사례입니다. 실제 사업과 거래처를 특정할 수 없도록 제품의 종류와 수량 등은 바꾸거나 생략하겠습니다.

이 회사는 교체용 소모품을 사용하는 생활가전 A제품을 판매했습니다.

제품을 처음 도입할 당시에는 건강과 생활환경에 관한 소비자의 관심이 크게 높아지고 있었습니다. 사회적인 환경 변화까지 겹치면서 관련 시장이 계속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도 컸습니다.

국내 여러 수입업체가 비슷한 생각을 했습니다. 시장이 좋아 보이니 앞다퉈 유사한 제품을 들여왔습니다. 중국 제조업체들도 이러한 분위기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높은 최소주문수량, 즉 MOQ를 요구했습니다.

수입업체들은 원하는 단가로 제품을 공급받으려면 상당한 물량을 한꺼번에 주문해야 했습니다.

처음에는 어느 정도 판매됐습니다. 하지만 여러 업체가 대동소이한 제품을 동시에 출시하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제품 간 차이는 크지 않은데 시장에는 재고가 빠르게 늘어났습니다.

재고가 생각만큼 줄지 않자 일부 업체가 할인판매를 시작했습니다. 다른 업체들도 가격을 낮추기 시작하면서 시장가격이 흔들렸습니다.

원가를 생각해 가격경쟁에 뛰어들지 않은 업체도 있었습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제값을 받고 팔자.”

당시에는 손실을 피하기 위한 합리적인 결정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판매속도는 더 느려졌고, 남은 재고는 몇 년 동안 창고에 머물렀습니다. 정상적인 재고회전율을 논할 수 없을 만큼 재고가 오래 남았습니다.

문제는 창고에 남은 상품만이 아니었습니다.

재고에 들어간 자금도 오랫동안 묶였습니다. 기존 제품을 계속 판매하자니 시장 경쟁력이 약했고, 할인해서 정리하자니 처음 지출한 원가가 아까웠습니다.

그렇다고 사업을 완전히 중단하기도 어려웠습니다. 기존 제품을 구매한 고객에게 교체용 소모품을 계속 공급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회사는 이 사업을 다시 살리기 위해 새로운 제품을 검토했습니다. 하지만 신제품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려면 또다시 상당한 자금이 필요했습니다. 기존 재고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신제품까지 대량으로 주문하는 것은 부담스러웠습니다.

결국 회사는 과거 제품에 발목이 잡혔습니다.

신제품을 공격적으로 도입하지도 못하고, 기존 사업을 완전히 접지도 못하는 상태가 된 것입니다.

재고가 잘못되면 손실은 해당 제품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다음 상품을 도입할 기회와 사업의 방향까지 제한할 수 있습니다.

처음 주문할 때 단가를 낮추는 데만 집중하면 이런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초도물량은 공급업체가 요구하는 수량이 아니라 판매 가능기간, 재주문 소요기간과 회사가 감당할 수 있는 손실을 기준으로 정해야 합니다. 이 문제는 첫 발주수량은 어떻게 정해야 할까|많이 사면 싸다는 생각이 위험한 이유에서 좀 더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반대로 너무 적게 발주해 판매기회를 놓친 사례도 있습니다

재고를 많이 보유하는 것만 위험한 것은 아닙니다.

또 다른 회사는 여름용 휴대가전 B제품을 처음 도입하면서 재고 부담을 우려했습니다. 판매 가능성을 확신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초도물량을 비교적 적게 주문했습니다.

제품 반응은 예상보다 좋았습니다. 준비한 물량이 7월 초순에 모두 판매됐습니다.

재고가 빠르게 소진됐으니 성공한 것처럼 보입니다. 재고회전만 보면 매우 좋은 결과입니다.

하지만 회사는 추가 발주를 하지 못했습니다.

새로 주문해 생산하고 국내에 도착하기까지 약 50일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7월 초에 추가로 발주해도 제품이 들어올 때는 8월 하순이 됩니다. 여름 성수기가 거의 끝나는 시점입니다.

추가 물량이 남으면 다음 해 여름까지 장기간 보관해야 합니다. 계절이 바뀌는 동안 새로운 경쟁제품이 출시될 수도 있고 소비자의 취향이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결국 회사는 추가 발주를 포기했습니다.

재고 부담은 피했지만, 7월 중순부터 여름이 끝날 때까지 판매할 수 있었던 매출과 이익도 놓쳤습니다.

이 사례는 중요한 점을 보여줍니다.

재고회전율이 높다는 것과 재고관리를 잘했다는 것은 항상 같은 의미가 아닙니다.

재고를 지나치게 적게 보유해 품절이 발생했다면 높은 회전율은 효율적인 경영의 결과가 아니라 판매기회를 놓친 결과일 수도 있습니다.

재고회전율이란 무엇인가

재고회전율은 일정 기간 판매된 상품의 원가가 평균재고의 몇 배인지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일반적인 계산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재고회전율 = 매출원가 ÷ 평균재고

예를 들어 연간 매출원가가 2억4,000만 원이고 평균재고가 6,000만 원이라면 재고회전율은 다음과 같습니다.

2억4,000만 원 ÷ 6,000만 원 = 4회

재고가 1년에 평균 네 번 회전했다는 의미입니다.

이를 단순하게 표현하면 평균적으로 보유한 재고만큼의 상품이 1년에 네 차례 매출원가로 전환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재고회전율 4회가 창고에 있는 모든 상품을 정확히 네 번씩 팔았다는 뜻은 아닙니다. 어떤 제품은 열 번 이상 회전했을 수 있고, 어떤 제품은 1년 동안 한 번도 팔리지 않았을 수 있습니다.

회사 전체의 재고회전율만 보면 잘 팔리는 상품이 장기재고의 문제를 가릴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실무에서는 회사 전체뿐 아니라 제품군별·품목별 재고회전율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왜 매출액이 아니라 매출원가로 계산할까

재고회전율을 처음 접하면 다음과 같은 의문이 생길 수 있습니다.

“재고는 판매하기 위한 상품이니 매출액을 평균재고로 나누면 되는 것 아닌가요?”

재고는 판매가격이 아니라 원가로 장부에 기록됩니다. 따라서 같은 기준으로 비교하려면 분자도 판매된 상품의 원가인 매출원가를 사용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원가 1만 원인 상품을 1만5,000원에 판매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재고자산에는 1만 원으로 기록돼 있던 상품이 판매되면서 매출원가 1만 원으로 바뀝니다. 판매가격 1만5,000원에는 상품원가뿐 아니라 회사가 확보하려는 이익도 포함돼 있습니다.

평균재고는 원가인데 분자에 판매가격인 매출액을 넣으면 서로 다른 기준을 비교하게 됩니다. 특히 제품별 마진율이 크게 다른 회사에서는 결과가 더 왜곡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일반적인 재고회전율은 다음 공식을 사용합니다.

재고회전율 = 매출원가 ÷ 평균재고

다만 한 종류의 상품만 관리하거나 동일한 단위로 비교할 수 있다면 수량을 이용해 계산할 수도 있습니다.

수량 기준 재고회전율 = 일정 기간 판매수량 ÷ 평균재고수량

상품 종류가 많고 각 상품의 원가가 다르다면 금액 기준으로 계산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평균재고는 어떻게 계산할까

가장 간단한 평균재고 계산법은 기초재고와 기말재고를 더해 2로 나누는 것입니다.

평균재고 = (기초재고 + 기말재고) ÷ 2

연초 재고가 5,000만 원이고 연말 재고가 7,000만 원이라면 평균재고는 다음과 같습니다.

(5,000만 원 + 7,000만 원) ÷ 2 = 6,000만 원

이 방법은 계산하기 쉽지만 한계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여름에 재고가 급격히 증가했다가 연말에 대부분 판매된 회사라면 연초와 연말 재고만으로는 여름철에 실제로 보유했던 대규모 재고를 반영하기 어렵습니다.

재고변동이 크거나 계절성이 강한 회사는 매월 말 재고를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월평균재고 = 1월 말부터 12월 말까지의 재고 합계 ÷ 12

조금 더 정확하게 계산하려면 전년도 말 재고를 기초재고로 포함해 기초재고와 12개월 말 재고를 합한 뒤 13으로 나눌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어느 방식이 절대적으로 옳으냐가 아닙니다. 회사가 같은 기준을 계속 사용하면서 전년·전월·제품별 변화를 비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재고회전율과 회전일수를 직접 계산해 보겠습니다

어느 회사의 연간 자료가 다음과 같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실제 사례와 관계없는 계산용 가상 수치입니다.

구분금액
연간 매출액3억6,000만 원
연간 매출원가2억4,000만 원
연초 재고5,000만 원
연말 재고7,000만 원

먼저 평균재고를 계산합니다.

평균재고 = (5,000만 원 + 7,000만 원) ÷ 2 = 6,000만 원

다음으로 매출원가를 평균재고로 나눕니다.

재고회전율 = 2억4,000만 원 ÷ 6,000만 원 = 4회

이 회사의 재고회전율은 연 4회입니다.

재고가 평균적으로 며칠 만에 판매되는지 알아보려면 재고회전일수를 계산합니다.

재고회전일수 = 365일 ÷ 재고회전율

따라서 이 회사의 재고회전일수는 다음과 같습니다.

365일 ÷ 4회 = 약 91일

평균적으로 약 91일치 재고를 보유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다른 방식으로도 같은 결과를 계산할 수 있습니다.

재고회전일수 = 평균재고 ÷ 매출원가 × 365일

6,000만 원 ÷ 2억4,000만 원 × 365일 = 약 91일

같은 원가 기준으로 재고회전을 계산합니다

평균재고 6,000만 원
(연초 5,000만 원 + 연말 7,000만 원) ÷ 2
연간 재고회전율 4회
연간 매출원가 2억4,000만 원 ÷ 평균재고 6,000만 원
재고회전일수 약 91일
365일 ÷ 4회 = 91.25일

본문의 가상 수치입니다. 매출액이 아니라 매출원가를 사용하며, 회전일수는 대금 회수기간과 다릅니다. 계절성이 크면 월별 재고도 함께 확인합니다.

회전율과 회전일수는 서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입니다

재고회전율이 높아지면 회전일수는 짧아집니다. 반대로 재고회전율이 낮아지면 회전일수는 길어집니다.

재고회전율재고회전일수
연 12회약 30일
연 6회약 61일
연 4회약 91일
연 3회약 122일
연 2회약 183일
연 1회365일
연 0.5회약 730일

연 12회 회전한다면 약 한 달치 재고를 보유하는 구조입니다. 연 4회라면 약 3개월치, 연 2회라면 약 6개월치 재고를 보유한다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표만 보고 연 12회는 좋고 연 2회는 나쁘다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신선식품과 유행상품은 재고가 빨리 돌아야 합니다. 반면 생산에 오랜 시간이 걸리거나 특정 고객의 주문에 대비해 확보해야 하는 핵심부품은 일정 수준 이상의 안전재고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가구, 산업설비, 고가 장비처럼 판매주기가 긴 상품과 식품·의류·생활용품의 적정 회전율이 같을 수도 없습니다.

재고회전율은 반드시 다음과 비교해야 합니다.

  • 같은 회사의 과거 회전율
  • 같은 업종의 일반적인 수준
  • 회사가 정한 목표수준
  • 공급업체의 생산기간
  • 국내 입고까지 걸리는 기간
  • 상품의 계절성과 유행
  • 품절이 발생했을 때 잃는 이익
  • 재고가 남았을 때 발생하는 손실

재고가 장기간 묶인 회사를 숫자로 살펴보겠습니다

생활가전 A제품과 유사한 상황을 가상의 숫자로 계산해 보겠습니다.

어느 회사의 해당 제품군 연간 매출원가가 4,000만 원이고 평균재고가 1억6,000만 원이라고 가정합니다.

재고회전율 = 4,000만 원 ÷ 1억6,000만 원 = 0.25회

재고회전일수는 다음과 같습니다.

365일 ÷ 0.25회 = 1,460일

계산상 현재 평균재고를 판매하는 데 약 4년이 걸리는 구조입니다.

이 정도가 되면 “재고회전율을 10% 개선하자”는 일반적인 관리목표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기존 판매가격과 판매속도를 유지해서는 재고가 정상적으로 소진되기 어렵다는 사실부터 인정해야 합니다.

이때 회사가 검토할 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 현재 가격을 유지하면 재고를 모두 처분하는 데 얼마나 걸리는가
  • 그 기간에 제품의 시장가치가 더 떨어지지 않는가
  • 할인판매하면 당장 얼마의 현금을 회수할 수 있는가
  • 보관비·보험료·관리인력 등 추가비용은 얼마인가
  • 제품의 변색·노후화·포장손상 가능성은 없는가
  • 필요한 소모품과 A/S용 재고는 얼마나 남겨야 하는가
  • 회수한 자금을 신제품에 투입하면 어떤 기회를 얻을 수 있는가

재고회전율이 0.25회라는 숫자는 단순히 재고가 느리게 돈다는 뜻이 아닙니다.

회사가 과거 제품 때문에 다음 선택을 하기 어려운 상태라는 경고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이미 판매가 크게 둔화된 재고는 정상재고와 같은 기준으로 관리해서는 안 됩니다. 언제까지 정상가격을 유지하고, 어느 시점부터 할인하거나 처분할 것인지 별도의 기준이 필요합니다. 구체적인 판단 방법은 악성재고는 언제 손절해야 할까|보유·할인·처분을 숫자로 비교하는 방법에서 별도로 다뤘습니다.

재고회전율이 개선되면 얼마의 자금이 풀릴까

연간 매출원가가 2억4,000만 원이고 평균재고가 8,000만 원인 회사를 가정해 보겠습니다.

현재 재고회전율은 다음과 같습니다.

2억4,000만 원 ÷ 8,000만 원 = 3회

회전일수는 약 122일입니다.

365일 ÷ 3회 = 약 122일

이 회사가 판매량을 유지하면서 평균재고를 5,000만 원으로 낮췄다고 가정하겠습니다.

변경된 재고회전율은 다음과 같습니다.

2억4,000만 원 ÷ 5,000만 원 = 4.8회

회전일수는 약 76일로 줄어듭니다.

365일 ÷ 4.8회 = 약 76일

회전일수가 약 122일에서 76일로 46일 줄었습니다. 평균재고도 8,000만 원에서 5,000만 원으로 3,000만 원 감소했습니다.

조건이 같다면 재고에 묶여 있던 운전자금 약 3,000만 원을 다른 곳에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다만 3,000만 원의 이익이 생겼다고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재고라는 자산이 현금으로 전환된 것입니다. 이익이 늘어난 것이 아니라 회사가 사용할 수 있는 현금이 늘어난 것입니다. 회사는 이 자금으로 공급업체 대금을 지급하거나 차입금을 줄이거나 새로운 상품을 도입할 수 있습니다.

이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재고가 팔렸다고 바로 현금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재고회전일수가 91일이라고 해서 재고에 들어간 돈을 반드시 91일 만에 회수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상품을 외상으로 판매하고 60일 뒤에 대금을 받는다면 재고가 판매된 이후에도 매출채권으로 자금이 묶입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회사가 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 재고회전일수 91일
  • 매출채권 회수일수 60일
  • 공급업체 대금 지급기간 30일

단순하게 계산하면 회사의 자금이 영업과정에 묶이는 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현금전환주기 = 재고회전일수 + 매출채권 회수일수 – 매입채무 지급일수

91일 + 60일 – 30일 = 121일

상품을 매입하기 위해 지출한 현금이 판매대금으로 돌아오기까지 약 121일이 걸리는 구조입니다.

매출과 이익이 늘어도 회사에 현금이 부족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재고가 늘고 외상판매 기간까지 길어지면 성장할수록 더 많은 운전자금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재고회전율은 매출채권 회수기간과 매입대금 지급조건을 함께 봐야 실제 의미를 알 수 있습니다.

매출과 장부상 이익은 증가하는데 통장 잔액이 줄어드는 이유를 이해하려면 재고뿐 아니라 매출채권과 지급조건을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이 문제는 매출은 늘었는데 왜 돈이 없을까?|기업경영에서 손익보다 현금흐름이 먼저인 이유에서 더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높은 재고회전율이 항상 좋은 것은 아닙니다

여름용 휴대가전 B제품 사례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준비한 상품이 7월 초에 모두 판매됐다면 재고회전율은 매우 높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장기재고도 없고 재고에 묶인 자금도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 추가발주에 50일이 필요하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7월 초에 재고가 소진된 뒤 8월 하순까지 판매할 제품이 없습니다. 가장 많이 팔 수 있는 시기에 품절이 발생한 것입니다.

이 경우 높은 회전율은 다음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첫째, 상품을 효율적으로 운영해 재고를 빠르게 판매한 결과일 수 있습니다.

둘째, 초도수량을 지나치게 적게 결정해 판매기회를 놓친 결과일 수도 있습니다.

어느 쪽인지는 재고회전율만으로 알 수 없습니다.

품절기간에 실제 고객 주문이 얼마나 들어왔는지, 재고가 있었다면 얼마의 공헌이익을 얻을 수 있었는지를 함께 계산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품절기간에 추가로 2,000개를 판매할 수 있었고 개당 공헌이익이 5,000원이었다면 놓친 공헌이익은 다음과 같습니다.

2,000개 × 5,000원 = 1,000만 원

재고를 남기지 않았다는 사실만 보면 성공이지만, 회사는 1,000만 원의 이익기회를 놓쳤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계절상품은 연간 재고회전율보다 다음 일정을 먼저 봐야 합니다.

  • 판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기
  • 성수기가 끝나는 시기
  • 초도물량이 소진될 것으로 예상되는 날짜
  • 추가발주를 결정해야 하는 마지막 날짜
  • 생산기간
  • 중국 내륙운송과 선적 대기기간
  • 해상운송 또는 항공운송 기간
  • 국내 통관과 입고에 필요한 기간

재주문 시점은 재고가 거의 없어졌을 때가 아닙니다. 현재 재고가 남아 있는 동안 추가 물량이 도착하도록 역산해 정해야 합니다.

적정 재고회전율은 업종마다 다릅니다

“재고회전율은 몇 회가 적정합니까?”

많이 받는 질문이지만 모든 회사에 적용되는 하나의 정답은 없습니다.

같은 상품을 판매하더라도 조달조건에 따라 적정재고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국내 공급업체에서 사흘 안에 다시 받을 수 있는 상품이라면 많은 재고를 보유할 필요가 없습니다. 반면 해외공장에서 생산해 국내에 도착하기까지 석 달이 걸리는 상품이라면 일정 수준의 재고를 확보해야 합니다.

MOQ도 중요합니다.

판매속도와 관계없이 한 번에 많은 수량을 주문해야 한다면 재고회전율이 낮아질 가능성이 큽니다. 단가가 조금 낮아지더라도 장기간 재고를 보유하면서 발생하는 금융비용과 할인손실이 더 클 수 있습니다.

중국 공장이 요구하는 MOQ를 그대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습니다. 포장방식 조정, 색상과 규격 축소, 공용부품 사용 등으로 초도물량을 낮출 여지가 있는지 검토해야 합니다. 구체적인 협상방법은 중국 공장 MOQ 낮추는 현실적인 협상방법|초도물량 줄이는 7가지 방법을 함께 참고하실 수 있습니다.

적정 회전율을 판단할 때는 다음 질문도 함께 해야 합니다.

  • 추가발주 후 입고까지 며칠이 걸리는가
  • 공급업체가 요구하는 최소주문수량은 얼마인가
  • 월평균 판매량의 변동폭은 어느 정도인가
  • 계절성이 있는가
  • 품절되면 고객이 기다리는가, 경쟁제품으로 이동하는가
  • 시간이 지나면 상품가치가 얼마나 떨어지는가
  • 장기재고의 보관비용은 얼마인가
  • 제품을 단종해도 소모품이나 A/S 재고가 필요한가

결국 적정 재고회전율은 회계책에 정해진 숫자가 아니라 회사의 판매구조와 공급조건을 반영해 정해야 합니다.

회사 전체 회전율보다 품목별 회전율이 중요할 수 있습니다

회사 전체 재고회전율이 연 4회라고 가정하겠습니다.

평균적으로는 약 91일 만에 재고가 회전하므로 큰 문제가 없어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품목별로 나눠보면 다음과 같을 수 있습니다.

제품군평균재고연간 매출원가재고회전율회전일수
주력상품3,000만 원1억8,000만 원6회약 61일
보조상품1,000만 원4,000만 원4회약 91일
장기재고2,000만 원2,000만 원1회365일
합계6,000만 원2억4,000만 원4회약 91일

회사 전체만 보면 연 4회이지만, 장기재고 제품군은 연 1회에 불과합니다. 반대로 주력상품은 연 6회 회전하며 전체 실적을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전체 평균만 확인하면 장기재고의 문제가 가려집니다.

실무에서는 최소한 다음과 같이 나누어 보는 것이 좋습니다.

  • 제품군별
  • 개별 SKU별
  • 정상재고와 장기재고
  • 계절상품과 상시판매 상품
  • 완제품과 소모품
  • 판매채널별 재고
  • 창고별 재고

특히 일정 기간 판매가 전혀 없었던 상품은 평균 속에 섞어두지 말고 별도로 표시해야 합니다.

대표들이 재고손절을 어려워하는 이유

재고문제가 생긴 회사에 할인판매를 제안하면 대표는 흔히 이렇게 말합니다.

“그 가격에 팔면 원가도 못 건집니다.”

“시간이 걸려도 제값을 받고 팔겠습니다.”

“지금 할인하면 손실이 확정됩니다.”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반응입니다. 제품을 매입하면서 지급한 돈이 있기 때문에 원가 이하로 판매하는 결정을 쉽게 내리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미 지급한 매입대금은 과거의 비용입니다. 현재의 판단은 그 돈이 아까운가가 아니라 앞으로 어떤 선택이 더 많은 현금을 남기는가를 기준으로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장부가액 5,000만 원인 재고가 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현재 가격을 유지하면 2년 동안 3,000만 원어치만 판매할 수 있고, 그동안 보관비와 관리비가 500만 원 발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시간이 지나면 나머지 제품은 더 큰 폭으로 할인하거나 폐기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반면 지금 3,500만 원에 일괄 할인판매하면 장부상 손실은 발생하지만 즉시 현금을 회수할 수 있습니다. 그 돈을 회전이 빠른 신제품에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이때 비교해야 할 것은 과거에 지출한 5,000만 원이 아닙니다.

  • 지금 할인했을 때 회수할 수 있는 현금
  • 정상가격을 유지했을 때 실제로 판매 가능한 수량
  • 추가 보관비와 관리비
  • 시간이 지나면서 발생할 가치하락
  • 할인 시기를 늦췄을 때 더 커질 손실
  • 자금이 묶여 놓치게 되는 신제품 기회

재고를 할인해 처분하면 회계상 손실이 드러납니다. 그러나 할인하지 않는다고 손실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손실이 재고자산이라는 이름으로 창고에 남아 있을 뿐일 수 있습니다.

재고손절은 빨리할수록 항상 좋은가

그렇다고 판매가 조금 부진하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가격을 낮춰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일시적인 판매부진일 수도 있고, 계절이 돌아오면 다시 팔리는 상품일 수도 있습니다. 지나친 할인은 브랜드가격을 무너뜨리고 기존 거래처와 소비자의 신뢰를 해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재고손절은 감정이 아니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 최근 3개월 또는 6개월의 실제 판매속도
  • 현재 재고를 소진하는 데 필요한 예상기간
  • 다음 성수기까지의 기간
  • 다음 모델 출시계획
  • 경쟁업체의 판매가격
  • 제품과 포장의 노후화 가능성
  • 보관비용
  • 할인 후 회수 가능한 현금
  • 할인하지 않을 때 예상되는 최종 회수금액
  • 기존 고객을 위한 소모품과 A/S 필요수량

문제가 눈앞에 닥쳤을 때는 냉철하게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들어간 비용이 계속 떠오르고 손실을 인정하기도 싫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보면, 더 큰 손실을 피한 회사는 대개 재고가 자금을 계속 붙잡지 않도록 비교적 빠르게 판단하고 실행한 회사였습니다.

재고회전율을 월별로 관리하는 방법

재고회전율은 결산할 때 1년에 한 번만 계산하는 숫자가 아닙니다.

월별로 다음 항목을 관리하면 변화가 보입니다.

관리항목확인할 내용
월초 재고월이 시작될 때 보유한 재고금액
월말 재고월이 끝날 때 남은 재고금액
월간 매출원가해당 월에 판매된 상품의 원가
월평균 재고월초와 월말 재고의 평균
재고회전율월간 또는 연환산 기준 회전율
재고회전일수현재 재고가 판매되는 데 걸리는 예상기간
무판매 재고일정 기간 판매가 전혀 없는 품목
장기재고회사가 정한 기간을 초과해 보유한 품목
품절일수재고 부족으로 판매하지 못한 기간
입고 리드타임발주부터 국내 입고까지 걸리는 기간
소진 예상일현재 판매속도로 재고가 없어지는 날짜
재주문 결정일추가발주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마지막 날짜

월간 회전율을 연간 회전율과 단순 비교할 때는 기간을 맞춰야 합니다.

월간 매출원가를 월평균재고로 나누면 한 달 동안의 회전율입니다. 이를 연간 기준으로 비교하려면 계절성을 고려해 해석해야 합니다. 단순히 12를 곱하면 연환산할 수 있지만, 계절상품은 월별 판매량 차이가 크므로 실제 연간 회전율과 크게 다를 수 있습니다.

재고회전율을 개선하는 현실적인 방법

재고회전율을 높이는 방법은 단순히 할인판매하는 것만이 아닙니다.

발주수량을 판매속도에 맞춥니다

공급업체가 제시한 수량이 아니라 회사가 감당할 수 있는 수량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단가가 낮아지는 이익보다 재고보유 위험이 더 크다면 MOQ 협상이 필요합니다.

재주문 기준을 품목별로 정합니다

모든 상품을 같은 기준으로 발주해서는 안 됩니다. 판매가 빠른 상품, 조달기간이 긴 상품, 계절상품과 소모품의 재주문 기준은 달라야 합니다.

장기재고를 정상재고와 분리합니다

잘 팔리는 상품과 팔리지 않는 상품을 한데 묶으면 문제를 발견하기 어렵습니다. 일정 기간 판매가 없는 상품은 별도 목록으로 관리해야 합니다.

판매가격을 단계적으로 조정합니다

처음부터 큰 폭으로 할인하기보다 재고 연령과 판매속도에 따라 할인단계를 정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시장가치가 빠르게 떨어지는 상품은 결정을 지나치게 늦추지 않아야 합니다.

판매가 부진한 SKU를 줄입니다

색상과 규격을 지나치게 많이 운영하면 전체 판매량은 같아도 품목별 재고가 쌓일 수 있습니다. 매출이 거의 없는 SKU는 다음 발주에서 제외하는 것이 좋습니다.

소모품과 A/S 재고를 별도로 계산합니다

완제품 판매를 중단하더라도 기존 고객을 위한 소모품과 부품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판매용 재고와 사후지원용 재고를 구분해야 사업종료 여부도 정확히 판단할 수 있습니다.

손익분기점을 넘겼는데도 재고 때문에 자금이 부족할 수 있습니다

재고회전율은 손익분기점과도 연결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회사가 손익분기점 매출을 달성했다고 해서 바로 안정적인 자금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상품 판매로 발생한 이익이 다시 다음 재고를 확보하는 데 들어가고, 판매대금까지 늦게 회수된다면 회사 내부에 현금이 축적되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특히 초기에 큰 재고를 확보해야 하는 사업은 한 차례 손익분기점 매출을 달성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같은 재고자금이 여러 번 회전하면서 이익을 축적해야 외부자금 없이 다음 발주를 감당할 수 있습니다.

손익분기점과 재고순환을 함께 계산하는 방법은 손익분기점 계산만으로는 부족하다|재고가 몇 번 돌아야 회사가 스스로 굴러갈까에서 구체적인 숫자 사례로 설명했습니다.

재고관리의 목표는 재고를 최소화하는 것이 아닙니다

재고를 줄이면 창고도 여유로워지고 현금도 확보됩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재고를 최소화하는 것이 정답은 아닙니다.

재고가 부족하면 고객의 주문을 받지 못합니다. 납기를 맞추지 못해 거래처를 잃을 수도 있습니다. 급하게 항공운송을 이용하면서 정상적인 재고보유 비용보다 훨씬 많은 비용을 지출할 수도 있습니다.

재고관리의 목표는 재고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다음 두 비용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것입니다.

  • 재고를 너무 많이 보유해서 발생하는 비용
  • 재고가 부족해서 발생하는 기회손실

생활가전 A제품을 판매한 회사는 재고를 너무 많이 보유하면서 자금과 다음 사업기회를 잃었습니다.

여름용 휴대가전 B제품을 판매한 회사는 재고를 너무 적게 보유하면서 성수기의 판매기회를 놓쳤습니다.

두 회사의 문제는 정반대처럼 보이지만 공통점이 있습니다.

판매속도, MOQ, 납기와 재주문 시점을 하나의 흐름으로 계산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재고회전율은 과거를 보여주지만 경영자는 미래를 판단해야 합니다

재고회전율은 이미 발생한 매출원가와 보유재고를 이용해 계산합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과거의 결과를 보여주는 숫자입니다.

경영자는 이 숫자를 보고 다음 행동을 결정해야 합니다.

  • 현재 판매속도가 계속되면 재고가 언제 소진되는가
  • 추가발주는 언제 결정해야 하는가
  • 다음 발주물량이 도착할 때 현재 재고가 얼마나 남는가
  • 판매속도가 20% 줄어들면 재고는 얼마나 증가하는가
  • 판매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면 품절은 언제 발생하는가
  • 어느 시점부터 할인을 시작해야 하는가
  • 어떤 상품을 중단하고 어떤 상품에 자금을 다시 투입할 것인가

재고회전율을 계산하는 이유는 숫자를 보고서에 기록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재고에 돈이 얼마나 오래 묶여 있는지 확인하고, 과거 상품 때문에 다음 사업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재고는 자산이지만 언제나 좋은 자산은 아닙니다

재고는 회계상 회사의 자산입니다.

하지만 팔리지 않는 재고는 회사가 당장 사용할 수 있는 현금이 아닙니다. 시간이 지나면 가격이 떨어지고, 보관비용이 발생하며, 신제품 도입을 방해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필요한 시점에 재고가 없으면 고객의 주문과 이익을 놓칩니다.

그래서 재고를 볼 때는 금액만 확인해서는 안 됩니다.

얼마의 재고가 있는가보다 그 재고가 언제 팔리고, 언제 현금으로 돌아오며, 다음 물량은 언제 들어오는지를 함께 봐야 합니다.

재고회전율은 그 판단을 시작하게 해주는 숫자입니다.

그러나 최종 결정은 숫자 하나가 아니라 판매속도, 이익, 조달기간, 계절성, 품절위험과 사업의 다음 방향을 함께 놓고 내려야 합니다.

재고관리는 적게 사는 기술도, 많이 파는 기술도 아닙니다.

필요한 물량을 필요한 시기에 확보하고, 예상이 틀렸다면 과거에 들어간 비용에 매달리지 않고 자금이 더 오래 묶이기 전에 판단하고 실행하는 경영입니다.

재고회전율 외에도 대표가 매달 함께 확인해야 할 숫자로는 매출총이익률, 현금잔액, 매출채권, 고정비와 손익분기점 등이 있습니다. 각각의 숫자를 따로 보지 않고 연결해서 판단하는 방법은 중소기업 대표가 매달 확인해야 할 경영지표 10가지|매출·마진·현금·채권·재고를 함께 봐야 하는 이유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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